- [국외 리뷰] Amp Fiddler - Basementality 2
- rhythmer | 2014-02-20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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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Amp Fiddler
Album: Basementality 2
Released: 2013-01-21
Rating:Rating:
Reviewer: 오이
80년대부터 활동해온 앰프 피들러(Amp Fiddler)는 활동 기간에 비해 잘 알려진 뮤지션은 아니다. 다재다능한 이 키보디스트는 인스트루멘탈리스트로서 수많은 가수의 앨범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역할상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 자체도 상업적 욕심보다는 피들러 자신의 쾌감에 집중하는 인상이 강하다 보니 때때로 난해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사실 첫 앨범부터 그가 시도해온 작법 자체는 현재 유행하는 음악들과 크게 차이 없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나 시대의 흐름을 바꿀만한 천재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는데, 중요한 건 그것이야말로 피들러가 현재까지도 음악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었다는 점이다. 마니아들의 열광적 지지를 얻어낸 피들러는 그야말로 마니악한 음악 애호가이자 성공한 덕후 그 자체라 할만했다.이미 이전부터 펑크(Funk)에 기반을 두고 소울, 일렉트로닉, 테크노, 다운템포 등으로 배치된 각종 소리의 조합을 즐겨해온 앰프 피들러는 이러한 음악 기반을 강조하듯 특유의 도발적이고 자유분방함을 내비쳐왔고, 다양한 기법을 통해 분출된 그 자유분방함은 앨범을 무료하지 않게 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물론, 그에 관련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라면, 음악을 플레이했을 때 첫 느낌이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도 수많은 뮤지션의 조력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천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납득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의 새 EP [Basementality 2]는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스타일의 일렉트로닉 펑크 앨범이다. 꾸준히 그의 음악을 들어 왔다면, 다소 평이하고 뻔한 패턴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트랙이 짧은 탓에 먼저 언급했던 대로 어떤 완성된 감성을 읽어내기엔 부족할 수 있으나, 앰프 피들러의 음악적 아우라는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엔 피펑크(P-Funk) 밴드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반영된 듯, 펑크에 대한 탁월한 감각이 살아 있으며, 소울풀한 멜로디와 일렉트로니카의 단조롭고 반복적인 작업이 선명하게 깔려있다.
빈티지한 색깔의 첫 곡 “Always”는 그런 감성이 잘 반영된 곡으로, 단조롭고 다소 로우하게 흐르지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탁월한 그루브에서 현재 확고한 자기 자리가 있는 뮤지션의 여유가 느껴진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과 함께한 "Take It" 역시 노련한 뮤지션들의 조화가 이 곡을 일품 소울 넘버로 만들었다. 멜로디컬한 보컬을 중심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 곡은 다년간 친밀한 교류를 이루었던 두 뮤지션의 합이 숨이 찰 정도로 다이내믹한 진행의 "Yeah!"와 상반된 듯하면서도 묘한 일관성을 준다. 그리고 같은 곡을 상반된 느낌의 리믹스 버전으로 수록한 "Hold On"은 피들러 안에 공존하는 스타일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이자 앨범을 다채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Basementality 2]는 하나의 완벽한 구성을 이룬 앨범이 아닌 소품집 형식의 EP지만, 여섯 트랙이라는 짧은 공간에서 본연의 특색을 무리 없이 담아내는 데만큼은 성공한 듯하다. 무엇보다 다음 앨범으로 가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게 했으며, 피들러의 펑크를 꾸준히 들어왔던 이들이라면, 즐길 요소가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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