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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YG – My Krazy Life
    rhythmer | 2014-03-2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YG
    Album: My Krazy Life
    Released: 2013-03-18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실력 있는 신예들의 약진은 한동안 메인스트림에서 잊혔던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새 부흥기를 도래시키고 있다. 흥미로운 건 1990년대까지 팽배했던 지역 간의 긴장감이 거의 해소되면서 뮤지션의 고향과 레이블이 기반을 둔 지역 사이의 불일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웨스트코스트 출신 랩퍼가 웨스트코스트 레이블과 계약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 같은 것이었지만(물론,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그런 건 사업 관계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서부 특유의 갱스터리즘(Gangsterism: 갱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들)으로 무장한 컴튼(Compton) 출신의 와이쥐(YG) 2000년대 주류 힙합 씬의 패권을 거머쥔 남부 애틀랜타(Atlanta)에 적을 둔 씨티이 월드(CTE World)에서 앨범을 내는 게 그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본작의 음악적 묘미를 좀 더 제대로 느끼려면, 이제는 일부에서 케케묵은 사고로 치부되는 예전의 뚜렷했던 지역색을 불러와야 한다.

     

    [My Krazy Life]는 서던 힙합의 새로운 간판이 된 래칫 뮤직(Ratchet Music) '90년대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쥐펑크(g-Funk)가 인상적으로 결합한 앨범이기 때문이다. 근래 등장한 웨스트코스트 랩퍼들의 앨범에서 당대의 스타일이 녹아 든 지점을 종종 접할 순 있지만, 이번처럼 웨스트코스트 사운드가 전면에 나선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것은 앨범의 주인공인 와이쥐와 메인 프로듀서로 활약한 디제이 머스타드(DJ Mustard)의 협업이 만들어낸 성과다. 사실 머스타드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프로듀서 중 한 명임에도 워낙 그가 내세운 래칫 뮤직이란 게 음악적으로 허점이 있는 데다가 그 실력 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해왔는데, 이번 앨범에서 비로소 인지도에 걸맞은 센스 있는 프로덕션을 선보였다.

     

    함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와이쥐와 전체적인 음악적 방향에 대해 논했다면, 그걸 곡으로 구현하는 데에서는 다른 재능 있는 동료들의 손길을 빌린 것이 묘수였다. 래칫 뮤직과 알앤비를 잘 배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힙합 싱어송라이터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 다양한 악기 연주에 능한 랩퍼이자 프로듀서 테래스 마틴(Terrace Martin), 생소한 이름의 두 프로듀서 마이클리 아담(Mikely Adam)과 씨-볼린(C-Ballin') 등이 그들이다. 머스타드는 때로는 단독으로, 때로는 이들과 협력하여 극도의 미니멀함을 핵심으로 하는 래칫 뮤직을 기저에 깔고 샘플링과 작곡으로 완성한 쥐펑크 특유의 신스 및 사운드 소스를 입혀서 아주 매력적인 몇몇 순간을 연출해냈다. "BPT", "Meet the Flockers", "Do It to Ya", "Really Be (Smokin N Drinkin)", "Sorry Momma"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특히, 독 파운드(Tha Dogg Pound) 95년 명곡 "Let's Play House"를 샘플링한 "Do It to Ya" '90년대 쥐펑크에 바치는 절묘한 헌정이라 할만하다. , 사이사이에 배치된 래칫 뮤직의 전형을 따른 곡들은 매력이 덜한 편이다. 그럼에도 앨범의 흐름 속에 무난히 묻어나는 편이며, 그중 히트 싱글인 "My Nigga"는 꽤 탄탄하고 중독적인 래칫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렇듯 본작은 인상적인 프로덕션으로 완성됐다.

     

    그러나 랩퍼로서 와이쥐의 활약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사실 [My Krazy Life]는 비단 프로덕션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 면에서도 웨스트코스트 갱스터 랩 앨범의 맛을 잘 살리고자 한 작품이다. 동네 깡패와 어울리다가 남편처럼 감옥에 가게 될 지도 모를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외침("Momma Speech Intro")으로 시작해서 와이쥐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표하는 마지막 곡("Sorry Momma")에 이르는 동안 갱 집단 블러즈(Bloods)에 들어가게 된 계기부터 컴튼을 배경으로 여과되지 않은 생생한 거리의 일화가 한바탕 펼쳐진다. 옛 갱스터 랩 걸작들을 회상하게끔 하는 스킷(Skit)의 적절한 배치도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것을 구술하는 기술적 측면에서 아무래도 아쉽다. 몇몇 곡에서 선배들이 만든 추억의 플로우를 센스 있게 활용하는 등, 플로우 디자인에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이긴 하나 와이쥐의 랩핑 자체가 실력적으로나 매력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그럴듯한 흐름에 비해 안에 담긴 내용에서 동향의 신예들과 차별성을 드러내지도 못한 편이다. 랩에서는 오히려 웨스트코스트를 덜 의식하던 믹스테입 시절이 좀 더 나은 듯하다.

     

    이번 앨범에서 랩핑의 아쉬움에도 와이쥐에 대한 기대를 놓지 못하게 하는 건 어쨌든 그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과 앨범을 꾸리는 능력이 눈 여겨 볼만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확실히 랩에서 아쉬움을 상쇄해주는 요소다. 비록, 의미 있는 걸작이 될 뻔한 문턱을 넘진 못 했지만, 그만큼 본작은 분명 흥미로운 앨범이다. 올해 웨스트코스트 갱스터 랩의 메인스트림 침공이 참으로 매섭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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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Drizzy (2014-04-30 03:06:37, 116.121.215.**)
      2. 진짜 의외로 엄청 좋게 들은 앨범;;;;;;;;;;;;;;;
      1. 할로윈1031 (2014-03-22 08:54:31, 125.139.11.**)
      2. ㅋㅋ. 진짜 저렇게 단체로 흔드니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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