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Cormega - Mega Philosophy
- rhythmer | 2014-08-04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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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ormega
Album: Mega Philosophy
Released: 2014-07-22
Rating:
Reviewer: 양지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뉴욕 랩퍼 코메가(Cormega)에게 '노장' 혹은 '베테랑'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 '90년대 초반 데뷔한 에이지(AZ), 나스(Nas) 등과 마찬가지로 코메가도 불혹의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실력으로 지금까지도 랩 게임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의 빼어난 랩 실력에 대한 호평은 2014년에도 계속해서 유효하다. [Mega Philosophy]가 베스트 + 리믹스 성격의 앨범이었던 [Raw Forever]를 제외하면 무려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쾌한 딜리버리와 유려한 랩 퍼포먼스로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코메가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Mega Philosophy]는 구성이 참 간결하다.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다수의 40대 아저씨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앨범이다. 코메가는 최근 솔로 활동까지 겸했던 골든 에이지 대표 프로듀서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에게 모든 곡의 프로듀스를 일임하고, 비슷한 나이대의 동부 랩퍼들을 하나둘씩 랩 게스트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노장들만 모였다고 꼰대 마인드가 진동하는 앨범이 되리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에이지, 레드맨(Redman) 그리고 스타일스 피(Styles P)가 참여한 "MARS (The Dream Team)"는 앨범 초반을 달구는 트랙으로 쓰이기에 제격이다. '90년대 말, 코메가의 대체 인원으로 에이지와 함께 더 펌(The Firm)의 멤버가 됐었던 네이처(Nature)까지 참여했는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반갑다. 힙합 씬에 몸을 담으며 지켜본 여러 랩퍼들을 호명하면서 그들이 행했던 말과 행동을 되짚어 보는 "Industry", 40년 넘는 세월 동안 겪은 수많은 일을 회고하며 제목 그대로 ‘들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충고를 들려주는 "Valuable Lessons"에 이르기까지, 코메가는 작금의 힙합 무대에서 쉽사리 등장하지 않는 진지한 주제를 담았다.
비록, 강렬한 루프로 단번에 청자의 귀를 사로잡는 곡은 없을지라도, 라지 프로페서의 비트가 문제점으로 작용할 지점은 전혀 없다. 게다가 잘 만든 앨범이라는 평을 듣기 위해 갖출 한 방도 있다. "Rap Basquiat"에서의 랩을 듣고 있으면 감탄사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갖출 것은 다 갖춘 듯하지만, 앨범이 너무 짧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좋은 루프와 좋은 랩을 들려주지만, 거의 모든 트랙이 짧은 러닝타임으로 일관하여 가끔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훌륭한 펀치라인을 가진 곡들도 대부분 너무 짧아서 팬들의 원성을 살 정도이다. 앨범에서 가장 혈기왕성한 랩으로 점철된 "Rap Basquiat" 역시 이러한 아쉬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곡의 흐름을 순식간에 끊어버리는 방식의 마무리보다는 차라리 피아노 루프를 페이드 아웃(fade out)으로 끝내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작정하고 '짧고 굵은 앨범'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것이 주인공의 의도이건 아니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Mega Philosophy]가 호평을 들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엔 변함없다. 무엇보다 물 흐르듯 유연한 코메가의 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매력적이다. 이따금씩 경이로울 정도로 완벽한 라이밍을 들려주는 그에게 이제는 저평가되어 아쉽다는 평가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나스, 에이지 등등, 동시대에 활약하던 랩퍼들과 비교도 이제는 큰 의미가 없다. 그저 한 길만 묵묵하게 걸어가는 노장의 행보를 믿고 지켜보면 된다. 나이에 걸맞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랩의 달인에게 당신의 두 귀를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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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uce Mighdy (2014-08-06 18:14:54, 59.11.11.***)
- 랩달인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그가 추구했던 바가 랩으로써 짧지만 여실히 드러난 정말 21세기 힙합 앨범 중 몇 안 되는 수작입니다..랩 바스키아랑 드림 팀 듣고 정말 뻑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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