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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J Mustard – 10 Summers
    rhythmer | 2014-09-12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J Mustard
    Album: 10 Summers
    Released: 2014-08-26 (Google Play: 08-11)
    Rating:
    Reviewer: 강일권









    대중음악 역사 속에서 새로운 서브 장르의 등장이 극과 극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논란이 있다는 건, 대개 상업적 성공이 뒤따랐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했다. 극도의 단순함과 반복이 핵심인 래칫 뮤직(Ratchet Music)도 그 대표적인 예. 트랩 뮤직(Trap Music)의 범람 속에서 비슷한 듯 다른 스타일로 또 하나의 주류 힙합 사운드가 된 래칫은 트랩보다 좀 더 미니멀한 구성과 공간감이 부각되어 자아내는 새로운 맛 덕에 빠르게 청자들을 사로잡았지만, 음악 특성상 한계 또한 명확했다. 흥미로운 건 그 한계를 내비친 것도,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한 것도 모두 이 장르의 선구자 격인 프로듀서 디제이 머스타드(DJ Mustard)라는 사실이다.

     

    "Rack City(Tyga)", "I'm Different(2 Chainz)", "HeadBand(B.o.B)"로 이어지는 그의 히트 행진은 화려했지만, 래칫 뮤직과 머스타드에 대한 음악적 가치 평가는 매우 박했다. 그 태생과 목적이 너무나도 뚜렷한 래칫은 싱글 단위에서 급격히 소비되고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기 쉬운 장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Beach House EP]와 와이쥐(YG) [My Krazy Life]를 거치면서 래칫의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전자는 알앤비, 후자는 쥐-펑크(G-Funk)로 대표되는 웨스트코스트 힙합 사운드와 결합을 통해 래칫의 치명적인 단점을 상쇄한 것이다. 머스타드는 이 두 앨범에 전부 관여했는데, 특히 돋보인 건 와이쥐의 앨범에서다. 그는 때로는 단독으로, 때로는 게스트 뮤지션과 협력하여 극도의 단순함을 핵심으로 하는 래칫 뮤직을 기저에 깔고 샘플링과 작곡으로 완성한 쥐-펑크 특유의 신스 및 사운드 소스를 입혀서 아주 매력적인 순간들을 연출해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머스타드의 데뷔작 [10 Summers]는 이 좋은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본작은 그야말로 서부 힙합의 감성으로 빚은 남부 힙합 앨범이라 할만하다. 첫 곡 "Low Low"부터 마지막 곡 "Deep"에 이르는 동안 래칫과 쥐-펑크가 끊임없이 해체와 결합을 반복하며 기분 좋게 충돌하고, 머스타드는 초빙한 랩퍼, 보컬들과 함께 로스엔젤레스와 애틀랜타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간다. 그 와중에 작곡가 집단인 더 라이팅 캠프(The Writing Camp)의 멤버 에릭 벨링거(Eric Bellinger)의 멜로디컬한 알앤비 보컬이 얹힌 "4 Digits" 같은 트랙은 분위기를 전환하고 구성에서 풍성함을 더하는 묘수가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작법과 방향성 면에서 [My Krazy Life]를 계승하고 있는데, 게스트 뮤지션들과 화학작용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느낌이다.

     

    비록, "My Nigga"처럼 중독적이고 강한 한 방은 없지만, 이번 앨범은 독창적인 스타일과 탄탄한 구성의 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디제이 머스타드가 발전형 프로듀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겠다. 그는 음악적으로 별볼 일 없던 래칫에 새 생명을 부여하며 싱글뿐만 아니라 앨범 단위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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