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Dave Hollister – Chicago Winds…the Saga Continues
- rhythmer | 2014-11-17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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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Dave Hollister
Album: Chicago Winds…the Saga Continues
Released: 2014-10-21
Rating:
Reviewer: 강일권
큰 히트는 없었지만, 몇 개의 인상적인 곡들과 탁월한 보컬을 통해 단단하게 입지를 다졌던 베테랑 데이브 홀리스터(Dave Hollister)는 꽤 오랫동안 알앤비 씬을 떠나있었다. 약물과 알코올 중독은 그의 음악생활에 치명타를 안겼고, 구렁텅이에서 감금과 탈출이 반복되는 동안에는 가스펠(Gospel) 음악에 헌신했다. 그래서 사실 많은 이가 체감하는 것과는 달리 홀리스터의 커리어는 계속 이어져 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이 의미 있는 건 바로 알앤비 음악으로 컴백을 알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려 10여 년 만이다.2000년에 발표했던 정규 2집 [Chicago '85...The Movie]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의 이번 앨범에서 홀리스터는 이전에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베테랑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워린 캠벨(Warryn Campbell)과 프로덕션 팀 언더독스(The Underdogs)의 일원인 에릭 도킨스(Eric Dawkins)를 초빙하여 ‘90년대 중·후반 스타일에 기반을 둔 서정적인 알앤비 음악을 선사한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무드가 지배적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곡은 싱글로 공개되어 ‘90년대 알앤비 팬들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렸던 “Spend The Night”이다. 알 비 슈어(Al B. Sure)의 “Ooh This Love Is So”에서 포근함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추억의 신스 라인과 미려하게 흘러가는 후렴구, 그리고 그 위로 포개지는 홀리스터의 관록 있고 달곰한 보컬이 어우러지며 황홀함을 안긴다. 옛 블랙스트리트(Blackstreet) 동료이기도 한 테디 라일리(Teddy Riley)가 참여하여 원곡의 무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리듬 파트를 더욱 강조하고 토크 박스(Talk Box)의 감흥을 극대화시킨 리믹스 버전 역시 주역이다.
“Spend The Night”을 앞세운 앨범의 프로덕션은 상당히 고른 완성도로 조율되어 있다. 그중 ‘90년대 베이비페이스(Babyface)의 음악에서 주로 엿보이던 특유의 리드가 향수를 자극하는 “I’m Different”, 정열적인 기타 리프와 멜로디 라인이 잘 맞물린 미드 템포 트랙 “I’m Waiting”, 가사와 보컬에서 그가 겪은 고난의 깊이가 그대로 묻어나는 중후한 소울 발라드 “Chicago Winds”, 악기 소스의 차진 합이 돋보이는 “Done”, 반주와 보폭을 맞춰가는 멜로디 구성이 인상적인 베드룸 넘버 “Take This Picture” 등도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곡들이다. 몇몇 지점, 예를 들어 “I’m Different”에서 “I’m Waiting”으로 이어지는 라인처럼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 곡의 배열을 통해 서사를 구축하는 부분도 감상의 맛을 더한다.
무엇보다 트렌드에 대한 미련, 혹은 과욕 없이, 그렇다고 마냥 옛 알앤비 팬들의 향수에 기대지도 않은 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알앤비를 담아내었다는 점에서 베테랑의 관록이 빛을 발하고, 여전히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 보컬은 다소 평범한 곡들조차 쉬이 스킵할 수 없게 한다. 어찌 보면 소박한 컴백이다. 근데 그래서 더욱 반갑고 흡족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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