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The 1978ers - People of Today
- rhythmer | 2014-12-02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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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The 1978ers(yU & Slimkat)
Album: People of Today
Released: 2014-11-11
Rating:
Reviewer: 이진석
연 초 발매된 [Mandala, Vol. 1: Polysonic Flows]로 시작해 오픈 마이크 이글(Open Mike Eagle), 오디씨(Oddisee)를 중심으로 뭉친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Diamond District), 그리고 얼마 전 발매된 래스 캐스(Rass Kass)와 아폴로 브라운(Appolo Brown)의 합작 앨범까지. 실력파 뮤지션들의 본거지이자 쉴 틈 없이 좋은 작품을 찍어내는 멜로 뮤직 그룹(Mello Music Group)의 고품질 물량공세는 올해도 역시 이어졌다. 연말이 다가오는 현재, 1년 내내 계속되던 이 레이블의 공세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건 본작 [People of Today]가 될 듯하다.팀 이름부터 동갑내기 파트너인 점이 부각되는 뮤지션 와이유(yU)와 슬림캇(Slimkat)의 디 원나인세븐에잇터즈(The 1978ers)는 상당히 걸출한 합작을 보여준다. 리듬파트를 강조하며 다채로운 소스와 보컬 샘플을 매력적으로 조합해내는 슬림캇의 프로덕션은 장장 18트랙의 넉넉한 러닝타임에 걸쳐 다양한 색깔을 쏟아낸다. 여기에 더해 인상적인 지점은 곡의 구성에서 실제 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 이러한 세션의 활용은 감상에 있어 더 루츠(The Roots)의 음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몽롱한 소스의 활용과 의미심장한 어조로 ‘오늘날의 사람들’을 노래하는 첫 트랙에 이어, 앞뒤 볼 것 없이 내달리는 드럼라인과 대조적으로 느긋하게 얹힌 랩이 인상적인 ”One-Nine-7-T-8”의 돌출된 인상으로 이어지는 초반의 구성은 몇 번의 기점을 맞이하며, 계속해서 변화한다. 펑키한 무드로 시작한 진행이 “U Know How It Iz”를 맞아 따뜻한 분위기로 변모하는데, 주로 피아노와 브라스, 그리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보컬 샘플의 활용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무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바뀐다. 그리고 이같은 구성상의 반전은 앨범 전체를 통해 계속된다.
이렇듯 정신없이 분위기가 바뀌는 와중에도 앨범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은 와이유의 공이 크다. '1 MC 1 프로듀서'의 포맷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지점이다. 슬림캇이 다채롭게 깔아놓은 멍석에 맞춰 그는 필요 이상의 변모를 지양한 채 꿋꿋이 본인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People Of Today]라는 테마에 맞게, 그들이 본 시대상을 담담하게 읊조리며 청자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데, 불과 한달 전 발매된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의 [March On Washington]에서 보여준 호전적인 모습과는 또 다른 일면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리리시스트의 면모를 한껏 발휘하며, 여러 부분에서 끄집어낸 주제의식을 풍성한 표현으로 엮어낸다.
본작에서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과 그에 걸맞은 랩은 어느 한 쪽이라도 흐트러졌다면 이루지 못했을 훌륭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긴 러닝타임과 그에 걸쳐 반복되는 분위기의 반전이 다소 피곤함을 유발할 순 있지만, 굳이 단점으로 꼽기는 힘들다. 앨범 전체에 걸쳐서 느껴지는 '개성은 살리고, 조합은 자연스럽게'라는 방향성이 잘구현되며 인상적인 작품으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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