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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HEESatisfaction – EarthEE
    rhythmer | 2015-04-06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HEESatisfaction
    Album: EarthEE
    Released: 2015-02-24
    Rating:
    Reviewer: 강일권









    힙합, 알앤비 역사 속에서 여성 듀오의 수는 매우 적지만, 그녀들이 내놓은 앨범은 대부분 수작 이상이었다. 여기 스태시아 아이언스(Stasia Irons)와 캐서린 해리스-화이트(Catherine Harris-White)로 이루어진 시애틀의 듀오 디세티스팩션(THEESatisfaction) 역시 그러한 진리를 이어간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많은 부분에서 플로에트리(Floetry)를 연상하게 한다. 랩퍼와 보컬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비롯하여 세부적인 스타일에서 차이는 있지만, 플로에트리가 당시 신조류였던 네오 소울을 추구했듯이 디세티스팩션 역시 오늘날 신조류라 할 수 있는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추구한다는 점, 그리고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화려한 스킬이 아닌, 조곤조곤 내뱉는 스포큰 워드(Spoken Word)에 가까운 랩핑까지 비슷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플로에트리의 아류로 치부되지 않는 건 개성이 뚜렷한 음악과 심오한 메시지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3년 전 데뷔 앨범 [Awe Naturale]을 통해 놀라움을 안겼던 듀오는 이번 앨범에서도 프로덕션을 주도하며, 곱씹을수록 깊은 감흥이 느껴지는 음악을 선사한다. 디세티스팩션의 전작은 물론, 같은 레이블의 실험적인 힙합 듀오 샤바즈 팰러시스(Shabazz Palaces)의 앨범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프로듀서 에릭 블러드(Erik Blood)와 또 한 번 좋은 호흡을 선보였고, 힙합과 소울, 그리고 약간의 일렉트로닉이 보기 좋게 어우러졌다. 전반적으로 몽환적이고 부유하는 사운드 사이로 리듬 파트가 은근하게 파고드는 가운데, 주술 같은 랩이 최면을 걸고, 전위적이며 계산되지 않은 듯한 멜로디와 보컬이 자유분방하게 흩날린다. 더불어 “No GMO“, “Planet For Sale“, “Universal Perspective” 등의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이 환경결정론에 기반을 두고 사회와 지구 환경에 대한 통찰을 담은 가사가 더해져 감흥을 배가시킨다.

     

    무엇보다 얼터너티브 계열의 음악이 유행하면서 종종 발견되는 노골적인 힙스터 호소용곡들과는 질을 달리한다.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일부로 작용시키기 위해, 혹은 무드에서 오는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컬을 운용한 듯한 흔적이 역력한데, 그 와중에 아렴풋하지만, 분명히 기승전결을 갖춘 멜로디 라인이라든지, 가사, 사운드, 멜로디의 자연스러운 삼합을 꾀한 지점은 그녀들이 얼마나 구성에 신경 썼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Planet For Sale“, “EarthEE “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비록,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곡은 없지만, 본작에서는 오히려 이것이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특정한 곡이 안기는 희열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에서 오는 맛이 좋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현실과 비현실, 지구와 우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듣고 있으면, 어느샌가 빨려 들어가는 작품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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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asym (2015-05-28 21:49:50, 122.128.177.**)
      2. 정말 좋은 그룹입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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