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Kehlani - You Should Be Here
- rhythmer | 2015-05-15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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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ehlani
Album: You Should Be Here
Released: 2015-04-28
Rating:
Reviewer: 강일권
믹스테입(Mixtape)이나 독자적으로 만든 앨범을 통해 호평과 관심을 이끌어낸 뒤, 메이저 레이블에 픽업되는 수순을 밟는 건 이제 힙합 뮤지션뿐만 아니라 알앤비 뮤지션에게도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최근 ‘애틀랜틱 레코즈(Atlantic Records)'와 계약한 신예 싱어송라이터 케이라니(Kehlani)도 그러한 대열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을 최대한 존중해주겠다는 계약 조건이다. 레이블이 얼마나 케이라니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인데, 본작을 들어보면, 금방 수긍하게 된다.케이라니의 가장 돋보이는 재능은 멜로디를 짜고 보컬을 통해 랩퍼 못지않은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흘러가다가도 필요한 순간에 뚜렷하게 멜로디를 살리는 케이라니의 작곡 및 보컬 실력은 확실히 앨범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특히, 미니멀한 구성의 프로덕션에서 이러한 장점이 도드라지는데, 거칠게 떨어지는 드럼과 극도로 절제된 신스만으로 진행되어 생기는 여백을 유려하게 짠 멜로디로 메워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Jealous"는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You Should Be Here]는 이러한 케이라니의 탤런트를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수록된 곡들은 오늘날 숱하게 들을 수 있는 프로덕션과 무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PBR&B로 대표되는 작금의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에 기반을 두고 메인스트림 힙합과 어반한 감성의 소울, 그리고 팝이 적절하게 가미되었다. 중요한 건 완성도 면에서 여느 아류작들과 수준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만한 곡과 철저하게 무드에 충실하여 만들어진 곡이 혼재되어 있음에도 전혀 이질감 없이 이어지며, 극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타이틀 곡 "You Should Be Here"를 시작으로 "How That Taste", "Jealous", "Niggas"까지 이어지는 초반부의 흡입력이 상당하다.
실제 경험과 주변 환경을 바탕으로 비속어까지 동원하며 주제를 풀어나가는 케이라니의 직설적 화법도 흥미롭다. 여자의 질투심 유발을 위해 다른 여자의 사진을 이용하는 남자의 추잡한 행동을 통해 소셜미디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는 "Jealous"라든지 변변찮은 인성과 능력에 그녀가 마치 자신의 것인양 행동했던 과거 남자 친구들을 꼬집는 "Niggas"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어머니의 사랑이 가장 절실했던 어린 시절, 마약 남용 탓에 그녀의 곁을 지키지 못했던 어머니에게 보내는 가슴 찡한 발라드 "The Letter"에서는 전혀 다른 감성적 측면을 느낄 수 있다(이 곡에서 그녀의 보컬은 그 어느 때보다 감정에 충실한 느낌이다.).
이제 막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뮤지션의 비정규 결과물이지만, 올해 가장 인상적인 정규 데뷔작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탁월하다. 트렌드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어떻게든 자기 개성을 녹여내며, 최상의 결과물을 뽑아내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성공적이라는 점에서 언뜻 작년 티나셰(Tinashe)의 경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만큼 [You Should Be Here]를 듣는다면, 그녀의 정규 앨범을 더더욱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뮤지션의 뛰어난 앨범을 접하는 건 언제나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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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 (2015-05-22 17:14:21, 98.246.146.***)
- 좋은앨범 소개 감사합니다 정말 잘듣고 있습니다. 초반부는 정말 굉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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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nq (2015-05-16 12:45:38, 110.14.180.**)
- 진짜 좋게듣고있는앨범 굿!! 정말 막줄 공감합니다 예상치못했을때 접했는데 짜릿했습니다 일주일간 이앨범 20번은 넘게 돌린거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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