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Blackalicious - Imani Vol. 1
- rhythmer | 2015-09-29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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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Blackalicious
Album: Imani Vol. 1
Released: 2015-09-18
Rating:
Reviewer: 양지훈
매우 진부한 표현이지만, 만인에게 최상급 ‘1 Producer + 1 MC’ 포맷으로 인정받는 블랙칼리셔스(Blackalicious)가 돌아왔다. 미 서부 베이 에어리어(Bay Area)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한 그들이 무려 10년 만에 새 앨범을 만든 것이다. 텅-트위스팅(Tongue-Twisting), 은유적 표현, 빼곡하게 배치한 라임 등 MC의 자질을 논하는 모든 잣대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랩 테크니션' 기프트 오브 갭(Gift of Gab)은 몇 장의 솔로 앨범과 꾸준한 게스트 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왔지만, 다수의 팬은 그의 솔로 앨범에서 느낄 수 없는 블랙칼리셔스 특유의 감성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크게 주목할 만한 행보가 없었던 치프 엑셀(Chief Xcel)에게도 아쉬움과 의문점만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팬들이 간직하고 있는 블랙칼리셔스만의 느낌이 도대체 어떤 것일까? 아래와 같이 풀이할 수 있다.-힙합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국한시킬 수 없는 얼터너티브 음악을 지향한다.
-랩 테크니션의 강점을 잘 살린(타이트한 랩으로 점철된) 곡이 적어도 두세 개 이상 존재하고
-코러스를 턴테이블 리릭으로 처리할 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도 폭넓게 활용하며
-[Blazing Arrow]의 "Release"처럼 이따금씩 실험성 짙은 비트를 만들기도 하고
-베이 에어리어 진영의 랩퍼들을 참여시킨다.
10년 만의 새 앨범인 [Imani Vol. 1]도 그들이 보여주던 이러한 행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전체적인 흐름이 전작들과 유사한데, 여전히 보컬리스트를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앨범의 모든 곡이 보컬리스트의 코러스는 아닐지라도, 아프로-팝(Afro-Pop) 혹은 펑크(Funk) 성향이 강한 보컬리스트를 수시로 활용했는데, 단순히 코러스 처리의 역할이 아니라 앨범의 분위기를 이끄는 중요한 장치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기프트 오브 갭이 들려주는 궁극의 랩 기교도 변함이 없다. 청자의 어깨를 저절로 들썩이게 만드는 "Blacka", 빠른 랩과 일렉트릭 기타의 절묘한 조화로 귀를 사로잡는 "On Fire Tonight", "The Blow up"을 들으면 마치 세월의 흐름을 거부하고 묵묵하게 자신이 갈 길을 걷는 고수를 보는 듯하다. 게스트와 협연도 지난 앨범의 흔적을 고스란히 따랐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스트는 라티릭스(Latyrx)의 두 멤버 라티프(Lateef)와 리릭스 본(Lyrics Born)의 공동 참여다. 그들이 함께한 "Alpha & Omega"는 [The Craft]의 "Side to Side"에서 보여준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트랙이다.
얼터너티브 힙합의 성향도 여전한데, 이것이 바로 기프트 오브 갭의 솔로 앨범과 가장 큰 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마니 코폴라(Imani Coppola), 펑크 밴드 모노포닉스(Monophonics), 아프로-팝 싱어 잽 마마(Zap Mama) 등 다양한 보컬리스트가 감초 역할을 하고, "Inspired By"에서는 마치 로저 트라웃맨(Roger Troutman)처럼 보코더를 사용하는 보스코(Bosko)도 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했다. 변화무쌍한 드럼의 질감은 이번 앨범에서도 치프 엑셀의 트레이드마크이며, "Escape"에서 운용되는 피아노 루프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렇게 사운드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와중에도 결코 산만하지 않은 앨범을 만드는 치프 엑셀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며, 이러한 비트 위에서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고("Love's Gonna Save The Day"), 에너지 발산을 유도하는("The Sun") 등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프트 오브 갭의 능력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10년의 공백기간을 지나며 어느덧 그들도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지만, 블랙칼리셔스는 여전히 블랙칼리셔스이다. 프로듀서와 랩퍼 모두 예전의 기량을 간직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굳이 앨범에 "Alphabet Aerobics"나 "Chemical Calisthenics"처럼 듣는 순간부터 깜짝 놀랄 법한 컨셉트 트랙(conceptual track)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고유한 색을 유지하는 그들이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앨범 타이틀에 'Vol. 1'이 붙었는데, 이들은 근래에 쏟아지는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3부작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들이 현재의 기량만 유지한다면, 3부작의 마지막 작품까지 함량 미달의 앨범은 단 한 장도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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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환 (2016-06-07 22:08:36, 220.73.28.***)
- 처음 들었을땐 음악성이 좋다 재미있다, 하지만 하루종일 듣기엔 컨셉이 좀더 강했으면
좋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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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퍼엔 (2015-10-02 16:46:57, 211.56.190.***)
- 오오 얼른 들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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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ym (2015-09-30 19:29:55, 1.232.141.***)
- 개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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