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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ary Clark Jr. - The Story of Sonny Boy Slim
    rhythmer | 2015-10-23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ary Clark Jr.
    Album: The Story of Sonny Boy Slim
    Released: 2015-09-11
    Rating:
    Reviewer: 강일권









    텍사스 출신답게 블루스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채 록과 소울의 경계를 절묘하게 가로지르는 기타리스트 개리 클라크 주니어(Gary Clark Jr.) 2012년에 발표했던 [Blak And Blu]는 그해 가장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였다. 그로부터 약 3년 만에 나온 새 앨범 역시 클라크의 탁월한 연주와 프로덕션으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번엔 그가 자양분으로 삼았던 여러 장르의 결합이 더욱 도드라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록, 블루스, 컨트리, 록과 소울 퓨전, 전통적인 알앤비/소울 음악이 한데 뒤섞여 있는데,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그 바탕에서 힙합이 중요한 컨셉트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름 아닌 드럼에서다. 평소 힙합 음악에 대한 애정 역시 적극적으로 표해온 클라크는 '90년대 초반의 이스트코스트 붐뱁(Boom Bap) 스타일의 강렬한 드럼으로 리듬 파트를 생성하고, 그 위로 끈적하게 늘어지고 여유롭게 조지기를 반복하는 기타 연주와 소울풀하고 달콤한 음색의 보컬을 얹어 귀와 가슴을 사로잡는다.

    문을 여는 "The Healing"을 비롯하여 "Grinder", "Cold Blooded", "Hold On", "Wings", "Star" 등이 그 대표적인 곡들이다. 특히, "Star""Cold Blooded"에서는 전작의 “Please Come Home”에 이어 클라크의 능숙한 팔세토 보컬을 맛볼 수 있다. 두왑(doo-wop) 스타일의 영향이 물씬 밴 "Our Love"와 펑크-펑크(Punk-Funk)의 흥겨움이 들어찬 "Can't Sleep"도 인상적이다.

     

    더불어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견해를 담은 일부 가사도 인상적이다. 그는 자본주의와 인종차별주의로부터 비롯된 문제점들, 이를테면, 최근 연이어 터진 무고한 젊은 흑인들의 총격 사망 사건 등에 진중하게 시선을 들이댄다. 그리 특별할 건 없는 '소니 보이(개리 클라크 주니어)'의 여정을 따라가다가 마지막 곡이 끝난 후 남는 여운이 상당한 이유도 이러한 주제의 곡들이 적절하게 녹아있는 덕이다.

     

    초반부에서 어쿠스틱하고 포크 음악적인 "Church"가 흐름을 방해하는 지점만 제외하면, [The Story of Sonny Boy Slim]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앨범 자체가 지닌 아우라 면에선 클라크의 묵직한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된 [Blak And Blu]에 미치지 못할지 몰라도 알앤비/소울과 록이 꽤 눈에 띄게 분리되는 트랙의 지분이 상당했던 전작과 달리 알앤비/소울과 힙합 음악의 영향이 더 적극적으로 느껴지기에 장르 팬들에겐 좀 더 반가울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훌륭한 재능과 확실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가 애정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퓨전을 행하니 이처럼 준수한 결과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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