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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Raury - All We Need
    rhythmer | 2015-10-26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Raury
    Album: All We Need
    Released: 2015-10-16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2010년대 들어서 힙합과 알앤비 씬에는 그 어느 때보다 얼터너티브(Alternative)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 키드 커디(Kid Cudi) 등의 아티스트들은 힙합, 일렉트로닉, 록 등등, 장르의 벽을 허무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고,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더 위켄드(The Weeknd), 미겔(Miguel)을 위시로 기존 알앤비 사운드의 한계를 넘어선 PBR&B가 씬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얼터너티브 음악의 특성상 이들의 음악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을 하나의 특징으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한 것은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장르의 틀을 파괴하고 보다 자유롭고 신선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며, 작년에 EP [Indigo Child]를 발표하고 두각을 나타낸 라우리(Raury)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아티스트다.

     

    [Indigo Child]는 그의 음악적 지향점을 아주 잘 드러내 주는 앨범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장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앨범은 라임에 충실한 랩과 샘플링으로 힙합적인 요소를 강조하면서도 일렉트로닉 팝, PBR&B, 인디 포크(Indie Folk)의 감성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와 간결한 보컬, 스포큰 워드(Spoken Word) 등을 중심으로 인디 포크 특유의 정서를 드러내고 다른 장르와 조화를 시도한 라우리는 첫 결과물부터 음악적인 정체성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데에 성공했다. 다만, 프로덕션과 자연스레 융화되지 못하는 단조로운 보컬과 딱히 감상 포인트를 찾을 수 없는 랩, 다소 산만한 구성 등은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아쉬움이 남게 만들었다. 그리고 1년 만에 발표된 첫 번째 정규작 [All We Need]는 전작과 음악적으로 동일선상에 있으면서도 한층 정돈된 모양을 띠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덕션은 짙게 베인 인디 포크의 정서를 바탕으로 힙합, 일렉트로닉 팝, PBR&B 등등 다양한 장르와 조화를 꾀하고 있다. 앨범의 첫 곡이자 타이틀과 동명의 트랙인 “All We Need”는 그가 앨범을 통해 지향하고자 한 바를 가장 잘 대표해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과장된 전자음으로 시작하여 어쿠스틱 기타 리프, 간결한 보컬과 코러스로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베이스 룹으로 후반부에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전환되며 치고 나오는 인상적인 트랙이다. 또한, 전작의 “God’s Whisper”의 후속 격인 “Devil’s Whisper”는 급박하게 진행되는 리듬 파트와 신시사이저, 격하게 내뱉는 랩이 어우러져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라는 곡의 메시지와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이외에도 르자(RZA)가 참여한 일레트로닉 팝 트랙 “CPU”, 트랩 사운드를 차용한 후렴구와 기타 리프가 어우러진 비트 위로 마약과 가난으로 점철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Trap Tears”, 어쿠스틱 기타와 차임 소스로 연출한 밝은 분위기와 어두운 가사가 역설적으로 어우러진 “Kingdom Come” 등도 인상적인 트랙들이다.

     

    그러나 사운드가 정돈된 대신 지난 앨범과 같은 과감한 시도는 상당 부분 거세되었으며, 몇몇 곡에서는 평이한 진행 탓에 조금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든다. 빅 크릿(Big K.R.I.T.)이 참여한 “Forbidden Knowledge”PBR&B의 기운을 머금은 “Peace Prevail”, “Her” 등이 그러한데, 특히, “Forbidden Knowledge” 같은 곡에서는 전작보다 비중 있는 라우리의 랩이 속도감 있게 라임을 뱉어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감흥을 느낄만한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라디오 방송 형식을 차용한 스킷은 지나치게 클리셰를 따른 내용과 구성 탓에 오히려 앨범의 감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라우리는 [All We Need]를 통해 우리 주변의 고난과 악행들을 돌아보며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정, 사랑 등의 보편적인 가치라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설파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달하려는 아티스트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것이 주는 울림은 유효하다. 비록, 전작보다 과감한 면이 부족한 건 아쉽지만, 인디 포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를 가로지르며 보컬과 랩을 넘나드는 그의 음악은 여전히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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