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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Joe Budden - All Love Lost
    rhythmer | 2015-11-01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Joe Budden
    Album: All Love Lost
    Released: 2015-10-16
    Rating:
    Reviewer: 이진석









    랩 괴물집단 슬로터하우스(Slaughterhouse)의 멤버들은 그 기상천외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굴곡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이스 다 파이브나인(Royce Da 5’9)은 명곡 “Boom”을 내놓았으나 앨범으로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으며, 조엘 올티즈(Joell Oritiz)나 크루킷 아이(Crooked I)는 메이저와 인디를 전전하며 온갖 쓴맛을 본 뒤, 대표적인 비운의 랩퍼로 손꼽히게 되었다. 조 버든(Joe Budden)의 커리어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이 넘은 긴 경력을 가진 랩퍼가 됐지만, 여전히 그의 솔로 커리어 내에선 대표작이라 이를 만큼 강렬한 앨범을 찾아볼 수 없다.

     

    사실 랩 실력만 놓고 보면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이들이 공통으로 가진 문제는 너무도 명백하다. 매 앨범에서 반복되는 고질적인 프로덕션의 실패. 결국, 적절한 조력자들로부터 그들의 랩을 제대로 뒷받침해줄 프로덕션을 지원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가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 버든의 신작 [All Love Lost]는 여태껏 발표한 정규작 중 꽤 준수한 위치를 점한다. 그의 스타일은 동물적으로 몰아치며 랩 자체의 쾌감을 선사하는 슬로터하우스의 다른 멤버들과는 약간 다르다. 계산적으로 배치된 라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유려하게, 동시에 차분하게 끌고 가는 랩핑은 그의 장기인 스토리텔링에 최적화되어 있다. 본작의 프로덕션은 구성상 이러한 특징을 효과적으로 받쳐준다. 곡 하나하나가 기승전결을 가진 채 극적으로 전개되는데, 앨범의 인트로를 겸하는 “All Love Lost”의 후반부와 같은 기타 솔로나 주로 각 트랙 중·후반부에 배치된 비트의 변주, 그리고 거의 모든 곡에 들어간 보컬과 코러스 등이 이를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이러한 프로덕션의 특성에 맞춰서 조 버든 본인과 그 주변을 둘러싼 자전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치 여러 개의 단막극을 모아놓은 듯한 구성이다.

     

    앨범의 포괄적인 주제를 담은 첫 트랙 “All Love Lost”으로 시작하여 “Broke”에선 실제 그의 연인과 이야기를 끌어왔고, “Playing Our Part”는 이와 대조되는 가벼운 만남을 노래한다. “I Need A Docter”를 연상시키는 “Slautghermouse”에선 에미넴(Eminem)을 동경하던 시절과 그의 카피캣이 되려 했던 과거를 고백하고, 한편으론 슬로터하우스의 멤버들에게 소회를 풀어놓는다. “Love For You”는 가족과 팬, 여성과 랩 게임 등에 대한 사랑을 섞어 녹여냈다. 이처럼 조 버든은 다양한 방향으로 맺고 있는 관계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개인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한 뮤지션의 개인사와 그가 느낀 감정을 테마로 진행됨에 따라, 비교적 뻔한 주제들이 반복된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빼어난 랩핑과 이를 받치는 프로덕션 자체가 주는 감흥은 상당하다.

     

    출중한 실력에 비해 정작 정규작에선 실망스러운 모습을 안겨주던 이전과 달리, [All Love Lost]의 완성도는 꽤 준수하다. 때에 따라 9분여에 육박하는 트랙에서도 내내 꽉 조이는 랩핑으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모습에선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나며, 화려하고 웅장한 사운드 소스를 겹겹이 쌓으면서도 산만해지지 않고 말끔하게 갈무리된 프로덕션 역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진 않을지라도, 그가 가진 강점을 충분히 잘 녹여낸 앨범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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