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Bryson Tiller - T R A P S O U L
- rhythmer | 2015-11-06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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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Bryson Tiller
Album: T R A P S O U L
Released: 2015-10-02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새로운 장르에 대한 이름, 혹은 정의는 주로 평단이나 매체에 의해 만들어지곤 하지만, 때론 아티스트 집단으로부터 비롯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정식 장르로 굳어지려면 많은 이의 공감과 지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남부 힙합 뮤지션들에 의해 거론되다가 랩/힙합의 서브 장르가 된 '래칫 뮤직(Rachet Music)'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 의미에서 신예 싱어송라이터(이자 랩도 하는)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가 '트랩 소울(Trap Soul)'을 내세운 데에는 일장일단이 명확하다.
트랩 소울은 이름 그대로 오늘날 메인스트림 블랙 뮤직의 간판이자 핵심인 트랩 뮤직과 소울 음악을 결합한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새로운 장르를 먼저 표방하고 나선 것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런데 문제는 속을 들여다보면, 음악적으로 새로울 게 없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트랩 뮤직이 주도권을 잡은 이래, 트랩 뮤직과 알앤비/소울이 결합한 곡들은 트레이 송즈(Trey Songz),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더 위켄드(The Weeknd) 등등, 이미 많은 아티스트에 의해 시도되고 발표되었다. 스타일과 사운드 면에서 비슷한 PBR&B와 경계도 모호하다.
결국, 본작에 대한 만족도는 이 지점에서 갈릴 수밖에 없는데, 최초로 앨범 한 장 전체를 트랩 소울로 채웠다는 의미 외에 기존 곡들과 조금이라도 차별화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행히 곡의 완성도가 탄탄하고 구성이 알차다. 클럽 뱅어보다는 전반적으로 멜랑콜리하고 침잠된 무드의 곡들이 지배적인 가운데, 치밀하게 짜인 멜로디가 어우러지며 감흥을 배가시킨다.
특히, 시작부터 중반부까지의 흡입력이 매우 좋다. 무심한 듯 떨어지는 808드럼과 몽글거리는 신스가 조화로운 "Exchange"부터 잔뜩 효과를 먹인 보컬 샘플과 신스로 조성한 공간감과 분위기가 탁월한 "For However Long",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Shake It Off"를 감각적으로 차용한 부분이 인상적인 "Don't"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하이라이트다. 서정적인 건반과 꽉 차 있는 멜로디가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곡 "Right My Wrongs"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곡이다.랩 실력이 특별하진 않지만, 이것이 보컬과 합쳐지며, 혹은 주고받으며 구축되는 스타일은 꽤 흡입력 있다. 노래와 랩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것 역시 많은 알앤비 보컬리스트들에 의해 구현되어 왔으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틸러의 보컬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동안 정식 장르명으로 정의되지 않았을 뿐, 수없이 쏟아진 '트랩 뮤직 + 알앤비/소울' 류의 곡들과 같은 선상에 있는 곡들의 모음이라는 점, 더불어 매너리즘이 느껴지는 중반부의 흐름이 걸리지만, 음악적인 완성도가 어느 정도 받쳐준 덕에 자칫 무색해질 수 있었을 타이틀의 체면은 세운 편이다. 브라이슨 틸러가 과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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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ym (2015-11-07 11:58:45, 223.32.238.***)
- 롤링스톤에서 들었을때 겁나 느낌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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