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Chris Brown - Royalty
- rhythmer | 2016-01-04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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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hris Brown
Album: Royalty
Released: 2015-12-18
Rating:
Reviewer: 황두하
알앤비 슈퍼스타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은 최근 몇 년 간 매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에는 3년 만에 여섯 번째 정규 앨범 [X]를 발표했고, 작년 초에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타이가(Tyga)와 함께 [Fan of a Fan: The Album] 콜라보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무려 34곡이 담긴 믹스테입 [Before The Party]를 무료로 공개하며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그러나 이 같은 엄청난 작업량이 꼭 결과물의 질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전작 [X]는 메인스트림 힙합/알앤비 사운드를 괜찮게 구현했지만, 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했고, [Fan of a Fan: The Album] 역시 흥겹고 편하게 듣기 좋은 트랙들을 모아놓은 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 커리어 중반부터 시도해온 랩은 가장 취약점으로 꼽힌다. 기존 메인스트림 블랙 뮤직에서 지겹게 들어오던 진부하고 1차원적인 가사만을 반복한 탓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2015년이 저물기 전에 발표한 일곱 번째 정규앨범 [Royalty]에서도 도드라진다.
프로덕션적으론 여전히 현 메인스트림 힙합/알앤비 사운드를 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작들에서 꾸준히 보여줬던 일렉트로닉 댄스 트랙들이 섞여 있다. 그중 빅룸 스타일의 일렉트로닉 댄스 트랙 “Fine By Me”, 미니멀한 신스 라인이 이끄는 전형적인 트랩 사운드의 “Liquor”, 디스코 리듬 파트가 흥겨운 “Zero” 등은 준수한 완성도를 뽐내는 트랙들이다. 특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을 만들어내는 건 “Picture Me Rollin’”이다. 쥐펑크(G-Funk) 사운드를 표방한 걸 비롯하여 투팍(2Pac)의 동명 트랙과 워렌쥐(Warren G) & 네잇 독(Nate Dogg)의 클래식 “Regulate”에서 멜로디와 라인을 빌려온 센스가 돋보인다.
그러나 언급한 곡들을 제외하면 앨범은 전체적으로 지루하다. 트렌드를 성급하게 따라가려는 프로덕션과 관성적이고 늘어지는 멜로디 진행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바이닐즈(Vinylz)와 보이원다(Boi-1da)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다운템포 알앤비 섹스 송 “Back To Sleep”은 그동안 크리스 브라운이 선보였던 슬로우잼 트랙 중에서도 매력적이지 못한 편에 속하며, 신인 랩퍼 솔로 루치(Solo Lucci)가 참여한 “Wrist”는 퓨쳐(Future) 류 트랩 뮤직의 아류 느낌만 강하다. 게다가 베테랑 프로듀서 단자(Danja)와 폴로 다 돈(Polow Da Don)이 의기투합했지만, 단조로운 구성으로 실망감을 안기는 “Discover”를 비롯한 중·후반부의 트랙들도 맹점이다.
가사적 취약점 역시 고스란히 드러난다. 딸의 이름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타이틀과 달리, 사랑, 섹스, 파티 등에 초점을 맞춘 가사들에 앨범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유일하게 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Little More (Royalty)”도 지나치게 1차원적인 가사 탓에 배경을 모르고 들으면 단순히 여인에 대한 뻔한 사랑 가사로 느껴질 정도다.
결과적으로 [Royalty]는 창작 활동의 양이 질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적절한 앨범이 되었다. 그간 각종 사건·사고로 부침을 겪은 크리스 브라운이 가족이라는 소재를 앨범 전반에 걸쳐 보다 잘 활용했다면, [Royalty]는 그의 커리어에서 전환점이 됐을지도 모른다.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그의 음악이 다음에는 새로운 방향을 찾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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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1031 (2016-01-13 21:45:36, 182.217.107.***)
- 그냥 Zero 듣고 흥청망청 신난걸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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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맘바 (2016-01-09 21:50:15, 222.112.166.**)
- Fine By Me, Zero, Anyway 는 꾸준히 잘 듣고 있네요
나머지는 좀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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