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KING - We Are KING
- rhythmer | 2016-02-24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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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ING
Album: We Are KING
Released: 2016-02-05
Rating:
Reviewer: 황두하
LA를 기반으로 하는 알앤비/소울 트리오 킹(KING)은 2011년에 발표한 데뷔 EP로 평단과 장르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비록, 3곡밖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드림 팝(Dream Pop) 특유의 나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알앤비/소울을 결합한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된 프로덕션과 공간감을 강조한 보컬이 어우러져 팀의 고유한 음악적 색깔을 드러내는 데 성공적이었다. 보컬 아니타 바이어스(Anita Bias)와 엠버 스트로더(Amber Strother), 그리고 그녀의 자매이자 팀의 프로덕션과 키보드를 담당하는 패리스 스트로더(Paris Strother)는 신인임에도 뛰어난 합으로 확고한 정체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후, 킹은 진가를 알아봐준 빌랄(Bilal), 로버트 글래스퍼(Robert Glasper) 같은 선배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그러나 그들의 첫 정규작을 만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난 2014년, 싱글 “In The Meantime”과 “Mister Chameleon”이 발표되어 앨범 발매가 임박했나 싶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에야 본작 [We Are KING]이 빛을 보게 됐다. 일단 앨범에는 2011년에 발표했던 EP의 수록곡들이 확장된 버전으로 실려있는데, 5년이나 지난 곡들임에도 여전히 세련된 편곡이 돋보이며, 앨범의 다른 신곡들과도 무리 없이 어우러진다. 이는 그들의 음악적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른하고 늘어지는 신시사이저와 느릿한 멜로디 라인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따뜻한 음악이 앨범 전체로 확장되었다. 특히, 넘실거리는 신스 라인으로 넘쳐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후반부가 추가된 “Hey”는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극적인 편곡은 약 7분 가까이 되는 러닝 타임에 확실한 기승전결을 부여하고 있다. “Supernatural”과 “The Story”도 기존의 방향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확장되었음에도 원곡과는 또 다른 듣는 맛을 선사한다.
신곡들도 뛰어나다. 마치 고전 게임의 배경음악을 듣는 것 같은 신시사이저의 운용이 눈에 띄는 “The Greatest”, 두왑(Doo-Wap)을 표방하며 전체적으로 강조된 베이스라인이 곡을 이끄는 “Carry On”, 브라스와 일렉 기타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Oh, Please!” 등은 그들의 탄탄한 음악적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트랙들이다. 다만, 지나치게 흐릿한 멜로디 라인 탓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Love Song”은 조금 아쉽다.
본작의 강점은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끌어가는 힘이 좋다는 것이다. 앨범의 색깔이 확실하고, 개별 트랙들도 이에 따라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슷비슷한 감흥의 트랙들이 이어지다 보니 좀 더 세심하게 감상하지 않는다면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개별 곡의 스타일보다는 앨범 전반을 아우르는 무드와 세세한 부분의 편곡에서 느껴지는 맛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킹은 [We Are KING]을 통해서 부드럽지만, 강인한 여성상을 내세우며 투박할 정도로 헌신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마지막엔 자신들의 고향을 향해 떠나는 여정(“Native Land”)으로 청자를 이끈다. 그리고 일관되게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양질의 프로덕션은 이 같은 흐름과 이야길 잘 뒷받침해주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변치 않은 음악 세계를 첫 앨범에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한 이들의 노력이 5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드디어 성공의 결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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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aster (2016-02-26 16:47:55, 124.66.184.*)
- 덕분에 좋은 앨범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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