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Homeboy Sandman - Kindness for Weakness
- rhythmer | 2016-05-26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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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Homeboy Sandman
Album: Kindness for Weakness
Released: 2016-05-06
Rating:
Reviewer: 이진석
뉴욕 퀸즈 출신의 랩퍼이자 스톤즈 스로우 레코즈(Stones Throw Records)의 멤버이기도 한 언더그라운드의 실력자 홈보이 샌드맨(Homeboy Sandman)은 데뷔 이후, 그야말로 쉴 틈 없이 결과물을 선보이며 음악 세계를 확장해왔다. 빼어난 재능과 함께 왕성한 창작욕을 겸비한 그는 놀라울 만큼 짧은 주기로 양질의 작품을 생산해왔는데, 이번에도 에이솝 락(Aesop Rock)과 합작 [The Lice]를 발매한 지 겨우 5개월 만에 여섯 번째 정규 앨범 [Kindness For Weakness]을 발매했다.홈보이 샌드맨의 장점 중에서도 돋보이는 부분을 꼽자면, 프로덕션을 막론하는 다채롭고 탄탄한 랩 디자인과 어떤 주제를 중심에 놓더라도 심도 있는 영역으로 확장하는 가사다. 그리고 이는 본작에서 가장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두 부분이기도 하다. 앨범의 타이틀에 포함되는 친절함(Kindness)은 수록된 거의 모든 곡의 주제에 연관되지만, 때론 긍정적으로, 때로는 뒤틀리거나 비꼬아진 채 각기 다른 뉘앙스로 트랙에 녹아들었다. 그 방향은 실로 다양하다. 그는 연인을 향한 마음을 적기도 하고(“Seam By Seam”), 팬들의 삐뚤어진 관심에 분개하며(“Talking(Bleep)”), 도시의 암울한 실상을 묘사하고(“It’s Cold”), 그의 범상치 않은 신앙에 대해 읊조리기도 한다(“God”). 또한, “God”에 이어 바로 '비(非)신자'를 뜻하는 제목의 “Nonbeliever”를 배치해 묘한 대비를 연출하는 부분에선 특유의 익살이 엿보인다. 특히, 이 같은 일련의 주제들을 통해 좀처럼 전작에선 드러나지 않던 홈보이 샌드맨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심을 마주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다.
초청된 객원 랩퍼, 싱어들은 곳곳에 배치되어 과하지 않은 선에서 홈보이 샌드맨을 조력한다. “Seam By Seam”의 언틸 더 리본 브레이크스(Until The Ribbon Breaks)나 “It’s Cold”에 참여한 모던 펑크 베테랑 스티브 애링턴(Steve Arrington)은 각자 곡에 어울리는 코러스로 무드 조성에 일조했고, “Earth, Wind, Fire, Water”에서 네 래퍼의 협연은 특히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프로듀서들의 지원과 이에 맞물리는 랩과 보컬의 조화 역시 괄목할만하다. 구성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트랙 중 하나인 “Real New York”은 대표적이다. 정신 없이 내달리는 비트 위로 복잡한 뉴욕의 풍경을 그려내는데, 주제와 분위기, 속도감 있는 랩핑이 어우러져 발휘되는 일체감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샌드맨과 여전히 좋은 조합을 보여주는 존웨인(Jonwayne)이나 폴 화이트(Paul White)를 비롯하여,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와 이단(Edan) 등등, 다양한 이들이 제공한 프로덕션은 그 스타일의 간극이 상당함에도, 이질감 없이 큰 퍼즐의 한 조각으로 완성된다.
앨범의 사운드적 측면이나 랩핑 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손꼽히는 리리시스트(Lyricist)인 홈보이 샌드맨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선 역시 적잖은 수고가 요구된다. 그러나 그의 가사와 이를 기반으로 던지는 메시지를 하나씩 짚어가다 보면, 분명 그 번거로움 이상의 감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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