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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Ro James - Eldorado
    rhythmer | 2016-06-13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Ro James
    Album: Eldorado
    Released: 2016-05-27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독일 슈투트가르트(Stuttgart)에서 태어난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로 제임스(Ro James)는 학창시절 뉴욕으로 이사한 후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미겔(Miguel)의 두 번째 정규 앨범 [Kaleidoscope Dream]에 수록된 “Use Me”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루크 제임스(Luke James) 같은 뉴욕 출신의 아티스트와 함께 공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13년에는 3장의 연작 EP [Coke], [Jack], [Cadillacs]를 발표했다. 각각 첫사랑, 첫음주, 첫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EP들은 피비알앤비(PBR&B)를 바탕으로 한 프로덕션에 유려한 멜로디를 더해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특히, 부드러운 팔세토와 허스키한 고음 처리로 프린스(Prince)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독특한 음색의 보컬은 로 제임스만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대중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 했지만, 이 앨범들은 그가 RCA 레코즈(RCA Records)와 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상의 경로를 거쳐 발매된 그의 메이저 데뷔작 [Eldorado]는 그동안 뉴욕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희망, 불안감, 좌절 등의 감정을 다룬 앨범이다. 특히, 뉴욕을 전설의 황금향인 엘도라도(El Dorado)로 설정하고, 연인 사이의 사랑, 이별, 다툼에 빗대어 대도시의 차가움을 이야기하는 구성은 흥미롭다. 일견 갤런트(Gallant)가 데뷔 앨범 [Ology]에서 보여줬던 그것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갤런트가 극도의 소외감과 우울함을 표현했다면, 로 제임스는 좀 더 냉소적이면서 영악하게 도시가 준 기회를 이용하겠다는 태도를 취한다. 일례로 마지막 곡인 “El Dorado”에서는 연인과 헤어졌음에도 성공을 위해 자신을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몇몇 곡에서 보여주는 섹스와 마약에 관한 1차원적인 가사들은 실망스럽다. “GA$”나 지난 EP에도 수록되었던 “A.D.I.D.A.S. (All Day I)”와 같은 곡들은 미 메인스트림 알앤비/힙합에서 지겹게 들어오던 것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연인과 침대에서 아침을 맞는 상황을 포착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한 “Burn Slow”를 비롯하여 감각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트랙들은 이러한 가사적인 허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디마일(D’Mile), 다 인턴즈(Da Internz) 등이 참여한 프로덕션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피비알앤비를 기반으로 차가우면서도 씁쓸한 무드를 조성하며 앨범의 내러티브를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초·중반까지의 트랙들은 피비알앤비의 클리셰를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도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음산하고 과장된 신시사이저로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The Ride”, 윌리 허치(Willie Hutch)1973년에 발표한 명곡 “Brother’s Gonna Work It Out”을 샘플링해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Permission”, 미니멀한 전개의 미디엄 템포 알앤비 트랙 “New Relidion” 등은 대표적으로 해당 장르의 전형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트랙들이다. 이 위에서 매력적인 톤으로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뭉근하게 멜로디를 진행하다가도, 속도를 올려 가사를 빠르게 뱉어내는 로 제임스의 보컬 역시 인상적이다.

     

    반면, 후반부에 배치된 트랙들은 다소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후주의 일렉 기타 솔로는 인상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심심한 A.D.I.D.A.S. (All Day I)”부터 “Everything”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인상적인 부분을 찾기 어렵다. 이전까지 프로덕션과 맞물려 유려하게 흘러가던 멜로디 라인 역시 이 구간에서는 관성적인 진행 탓에 감흥을 저해한다. 전반부의 기세가 후반부까지 이어졌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앨범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다.

     

    [Eldorado]는 로 제임스의 탄탄한 재능과 개선해야 할 점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분명 인상적인 부분이 더 눈에 띄는 앨범이고, 싱글의 차트 성적도 좋지만, 과연 그가 신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장르 팬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할 수 있을는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어쨌든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는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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