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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Laura Mvula - The Dreaming Room
    rhythmer | 2016-07-08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Laura Mvula
    Album: The Dreaming Room
    Released: 2016-06-17
    Rating:
    Reviewer: 황두하









    영국 출신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로라 음불라(Laura Mvula)는 본래 고향인 버밍엄(Birmingham) 지역에서 아카펠라 그룹, 성가대 등 다양한 모임을 조직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레이블들에 데모를 보내던 중 동향의 프로듀서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의 눈에 띄게 됐고, 이를 계기로 RCA 레코즈(RCA Records)와 계약하기에 이른다. 이후 2012EP [She], 2012년 정규 앨범 [Sing To The Moon]을 차례로 발표했는데, 특히, [Sing To The Moon]은 드림 팝(Dream Pop), 알앤비, 네오 소울(Neo Soul), 펑크(Funk), 가스펠 등의 장르를 적절히 섞은 프로덕션 위로 부드러우면서 강단 있는 보컬이 더해져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그런가하면, 2014년에는 네덜란드의 재즈-팝 오케스트라 메트로폴 오케스트(Metrople Orkest), 영국 작곡가 줄스 버클리(Jules Buckley)와 함께 1집을 재편곡한 앨범 [Laura Mvula with Metropole Orkest conducted by Jules Buckley at Abbey Road Studios]를 발표하며 확장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2년 만에 들고 온 두 번째 정규 앨범 [The Dreaming Room]은 전작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층 깊어진 음악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앨범이다. SNS를 통해 이루어진 나일 로저스(Nile Rodgers)와 작업으로 화제가 된 리드 싱글 “Overcome”은 본작의 색깔을 대표하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일 로저스의 일렉 기타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의 연주가 어우러진 웅장한 디스코 사운드에 풍성한 코러스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보컬이 결합하여 전에 없던 신선한 감흥을 선사한다.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극복해낼 수 있다는 가사 또한 기독교적인 시선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앨범 전체의 주제를 대변한다. 아울러 전작의 수록곡 “Sing To The Moon”을 변주한 짧은 연주곡 “Renaissance Moon”은 전작과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로운 부분이다.

     

    스티브 브라운과 함께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신예 프로듀서 트로이 밀러(Troy Miller)와 짝을 이룬 프로덕션은 더욱 정갈해졌고, 앞서 언급한 “Overcome”을 비롯해 전곡에 참여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현장감은 더해졌다. 드림 팝, 디스코, 네오 소울, 힙합 등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분위기의 고저가 있는 트랙들이 번갈아 배치되어 있으면서도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 곡 안에서도 연속되는 변주를 통해 기승전결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는 일관성 있게 앨범을 구성하고, 의도를 담아 음악을 연출하는 그녀의 역량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더불어 이 위에서 은근하게 분위기를 잡다가도 때로는 힘있게 내지르며 유려하게 멜로디를 소화하는 로라의 보컬 역시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내달리는 듯한 드럼과 반짝이는 신시사이저가 어우러진 업비트 알앤비 트랙 “Let Me Fall”, 점점 고조되는 오케스트라 연주로 가스펠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Show Me Love”, 동향의 랩퍼 렛치 32(Wretch 32)가 선사한 타이트한 벌스와 후렴구에서 분위기의 반전이 주는 감흥이 괜찮은 “People”, 시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가 쓴 동명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주체적인 여성에 대해 노래하는 펑크 비트의 “Phenomenal Woman” 등은 가장 주목해야 할 트랙들이다.

     

    이번 앨범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수록곡 대부분이 벌스-후렴의 전형적인 구성을 벗어난다는 점이다. 듣는 이에 따라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녀가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담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메시지란 절대적인 사랑과 구원, 그리고 주체적 삶에 대한 응원이다. [The Dreaming Room]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만, 훌륭한 음악 덕에 종교를 떠나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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