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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Gucci Mane - Everybody Looking
    rhythmer | 2016-08-08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Gucci Mane
    Album: Everybody Looking
    Released: 2016-07-22
    Rating:
    Reviewer: 조성민









    구찌 메인(Gucci Mane) 2013년 말 장전된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가 두 차례나 적발되면서 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후, 2년여간의 수감 생활 동안 다수의 믹스테입과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함을 선보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등교로 인한 공백을 메우는데 실패했고, 트랩(Trap) 씬의 주도권이 신예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5월 출소한 구찌는 제법 빠른 시간 안에 재정비를 마쳤으며, 불과 6일만에 녹음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아홉 번째 정규 앨범 [Everybody Looking]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경이로운 앨범 작업 속도보다 더욱 놀라움을 선사하는 부분은 결과다. 앨범 구성과 프로덕션 스타일, 심지어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까지 한층 더 세련되게 다듬어졌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단단하면서도 멀끔한 작품을 탄생케 했다.   

     

    본작은 여러 의미로 구찌의 환생을 축하하는 작품이다. 감옥 생활을 청산하고 얻은 해방감과 자유에 대한 1차원적인 표현(“Back On Road”)뿐만 아니라, 약물중독을 이겨냈다거나(“Waybach”), 본인의 실수들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 모든 죗값을 안고 가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자기성찰적인 대목(“Robbed”)새로운 구찌를 대변하는 적절한 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향상된 내러티브 능력이 드러난 곡들이다. 대표적인 트랙으로 “1st Day Out Tha Feds”를 들 수 있다. 감옥 생활의 어두운 현실과 어머니에게 버림받는 아픔을 잘 표현해냈으며, “All My Children” 역시 본인의 음악적인 존재감을 말장난으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구찌가 선정한 주제의식이나 곡에 담아낸 메시지 외에 다른 부분에서의 변화도 감지된다. 특히, 랩을 전달하는 목소리에 걸걸함이 빠지면서 깔끔하고 담백하게 발현되었고, 눈에 확연히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전작들보다 순도 높은 펀치력을 보유한 라인들로 쌓은 벌스 역시 재력을 위시한 자기과시 위주의 트랙들(“Out Do Ya”, “Richest Nigga In The Room”, “At Least a M”)에서 상당한 수준의 쾌감을 만들어낸다.

     

    프로덕션 또한, 꽉 찬 트랩 비트가 연속적으로 포진되어 있다. 대세 트랩 프로듀서들인 제이토벤(Zaytoven)과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이 앨범의 전체적인 사운드를 구상해서 인지 최근의 트랩 스타일을 지향한 부분이 눈에 띈다. 드럼패턴과 높은 음을 부각하여 전체적인 스케일과 폭발력에 중점을 뒀던 예전과는 달리, 사운드 폭을 좁히고 음파에 힘을 주어 진동을 살리면서 멜로디 라인 위주로 곡을 짜는 형태가 요즘 추세인데, 모든 트랙이 그 전형을 띄고 있다. “Waybach”“Pop Music” 등이 인상적인 넘버라고 할 수 있는데, 앨범의 베스트 트랙은 단연 “Guwop Home”으로, 영 떡(Young Thug)의 참여가 긍정적인 시너지로 귀결된 트랙이다. 물론, 큰 틀에서 보면 획기적인 사운드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정석적인 루트를 통해 완성된 트랙들은 구찌의 느릿느릿하면서도 정박에 맞춰 떨어지는 랩에 일관적인 리듬감을 부여한다.                   

     

    [Everybody Looking]은 구찌가 여태껏 내놓은 수많은 앨범 중 상대적으로 높은 완성도에 도달한 작품이다. 그는 과거 다량의 트랙을 한 앨범에 무리하게 구겨 넣으며 스케일만 잔뜩 키웠다가 정작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매듭을 어설프게 처리한 전적들이 있다. 그건 트랙리스트뿐만 아니라 앨범에 참여시킨 피처링 라인업도 마찬가지였는데, 본작은 그와 달리 세 명의 아티스트만 참여시키며 본인이 앨범 전체를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주 선보이는 진부한 후렴구나 고착화된 플로우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지만, 변화한 모습을 선보임과 동시에 안전지향적인 운영을 토대로 완성된 본작은 구찌에게 음악적 편견을 가진 청자에게 새로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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