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Atmosphere - Fishing Blues
- rhythmer | 2016-08-18 | 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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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Atmosphere
Album: Fishing Blues
Released: 2016-08-12
Rating:
Reviewer: 이진석
슬럭(Slug)과 앤트(Ant)로 구성된 듀오 엣모스피어(Atmosphere)는 미네소타 주를 근간으로 하는 인디 힙합 씬의 오랜 강자이다. 비록, 과거 [God Loves Ugly]나 [Seven’s Travlers] 등을 발표했던 전성기에 비해 위상은 다소 약해졌을지라도, 현재까지 꾸준히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오고 있다. 전작 [Southsiders]에 이어 약 3년만에 발표한 [Fishing Blues] 역시 이러한 흐름을 순조롭게 이어간다.가끔 과해 보일 정도로 단순하고 직선적인 슬럭의 래핑은 그다지 세련되었다 할 수 없지만, 팀메이트인 앤트의 프로덕션과 상당히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둔탁한 드럼라인을 강조하고 그 위로 다양한 루프를 올려 투박하게 진행되는 프로덕션은 유려하고 정직하게 꽂히는 래핑과 합쳐져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각자 맡은 역할 범위 내에서 팀의 색채를 진하게 고수하며, ‘1 MC 1 프로듀서’ 포맷의 이상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둘의 합은 그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베테랑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매 앨범마다 유명인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우고 이야기를 구성하여 풀어내는 방식의 트랙은 본작에서도 이어진다. 이젠 일종의 시리즈물처럼 느껴질 정돈데, 그 흐름을 잇는 “No Biggie”는 작중 가장 강렬한 프로덕션과 래핑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이외에도 엠에프 둠(MF DOOM)과 쿨 키스(Kool Kieth)의 힘을 빌린, 다소 난해하면서도 매력적인 소스 진행이 돋보이는 “When The Lights Go Out”이나 낭만적으로 깔린 베이스라인이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Chasing New York”은 앨범 내에서 특히 빛나는 순간을 연출한다.
다만, 일부 구간에선 다소 쳐지는 부분이 등장해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일례로, 앨범에서 가장 처음으로 싱글컷 된 “Ringo”의 경우, 지나친 발랄함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뿐더러 등장하는 타이밍 역시 뜬금없어 진행상 붕 뜬 느낌을 지울 수 없다. “Next To You”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랩퍼와 프로듀서 모두 매력을 발휘하지 못 한 채 그저 그런 슬로우 잼 트랙으로 남았다. 상당히 많은 수의 트랙으로 구성된 만큼, 몇몇 곡들을 들어내고 좀 더 조밀하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찰의 잔인성과 폐단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Pure Evil”을 비롯해 일부 비판적인 맥락의 이야기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포함해 그들이 본작 [Fishing Blues]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강조하는 “Anybody That I’ve Known”를 지나, 사뭇 비장한 어조로 여전히 그 태도를 고수하고 있음을 알리며(“Still Be Here”), 일상으로 돌아와 작별을 고하는(“A Long Hello”) 마무리는 꽤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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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ogba (2016-08-24 13:34:53, 222.112.114.***)
- 8년전인가..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찾아보니 'When Life Gives You Lemons, You Paint That Shit Gold'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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