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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ravis Scott -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rhythmer | 2016-09-19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ravis Scott
    Album: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Released: 2016-09-02
    Rating:
    Reviewer: 황두하









    휴스턴(Huston)
    출신의 랩퍼이자 프로듀서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2011년 유튜브에 올린 “Lights(Love Sick)”을 계기로 티아이(T.I.)가 이끄는 레이블 그랜드 허슬(Grand Hustle)과 계약하며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프로듀서 마이크 딘(Mike Dean)의 눈에 들어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이끄는 프로듀서 사단 베리 굿 비츠(Very GOOD Beats)에도 입단하며 데뷔하기 전부터 배테랑 뮤지션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그의 음악은 특유의 어둡고 음침한 무드의 트랩 뮤직 위로 랩과 오토튠을 먹인 랩-싱잉 퍼포먼스를 오가는 것을 주무기로 한다. 선배 아티스트들의 지원 아래 발표한 두 장의 믹스테입 [Owl Pharaoh] [Days Before Rodeo]은 스캇의 음악적 지향점을 잘 드러내 주는 결과물이었다. 특히, 그의 스타일은 최근 몇 년간 메인스트림 힙합 씬을 휩쓸며 수많은 아류를 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앨범 [Rodeo]는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주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어두운 무드의 트랩 뮤직이 씬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믹스테입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음악이 피로감을 안겼던 것이다. 일부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과감하지 못했고, 다수의 피처링 게스트에 비해 관성적인 랩-싱잉 퍼포먼스 또한 앨범을 지루하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결국, 첫 앨범은 그에게 음악적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그리고 딱 1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은 전작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마이크 딘, 바이닐즈(Vinylz), 히트-보이(Hit-Boy), -마이너스(T-Minus), 보이-원다(Boi-1da) 등등, 다양한 프로듀서가 참여한 프로덕션은 특유의 웅장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최근의 경향을 따라 악기들을 미니멀하게 구성하여 음침한 느낌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트렌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한 것이 음악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에 주효했다. 과장된 신시사이저의 도입부와 두꺼운 베이스라인으로 단출하게 진행되는 벌스가 자연스레 맞물린 첫 트랙 “The Ends”는 대표적이며, 이어지는 “Way Back”“Coordinate”도 비슷한 패턴의 트랙들이다.

     

    이 밖에도 중독적인 신시사이저 라인 위로 영 떡(Young Thug), 콰이보(Quavo)와 합이 좋은 “Pick Up The Phone”, 근래 유행하는 댄스홀 사운드를 적절히 차용한 “Guidance”, 더 위켄드(The Weeknd)가 목소리를 보탠 가운데 디스토션된 신시사이저를 통해 이뤄지는 극적인 변주가 인상적인 “wonderful” 등도 주목해야 할 곡들이다. 다만, 인터루드치고는 다소 긴 러닝타임에 반복적인 구성이 지루함을 안기는 “sdp interlude”와 느슨한 진행 탓에 색깔 있는 신예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와 만남을 무색하게 한 “First Take”는 아쉽다.

     

    한편, 스캇의 랩-싱잉 퍼포먼스는 전보다 훨씬 타이트하게 흘러간다. 다만, -싱잉의 비중이 커지다 보니 그의 또 다른 장기인 랩의 비중이 적은 게 아쉽다. 그가 퓨쳐(Future) 류의 아티스트들과 차별되는 지점은 정석적인 랩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싱잉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잡다가도 차진 랩을 뱉어내며 긴장감을 조성했다면 훨씬 더 듣는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가사적으론 마약과 섹스로 점철된 퇴폐적인 파티의 현장을 묘사하는 전반부와 비정상적인 연애에 대한 감정을 토로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특히, 코카인을 팝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에 빗대는(“Beibs In The Trap”) 등 참신한 비유와 구체적인 상황 묘사가 돋보이는 곡들이 포진한 전반부가 돋보인다.

     

    게스트와 조합도 눈 여겨 볼만하다. 앨범에는 베테랑 안드레 쓰리싸우전드(André 3000)를 비롯해 키드 커디(Kid Cudi), 나브(Nav), 켄드릭 라마르(Kendrick Lamar), 트웬티원 세비지(21 Savage),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 더 위켄드(The Weeknd) ,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이 피처링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스캇 특유의 분위기에 이질감 없이 스며들며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The Ends”에 참여해 트렌디한 비트 위에서도 감탄을 자아내는 벌스를 선사한 안드레 쓰리싸우전드와 자신의 히트곡인 “Day N Nite”를 레퍼런스 삼은 “Through The Late Night”에 참여한 키드 커디(*필자 주: 스캇은 키드 커디를 자신의 아이돌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의 활약은 눈부시다. 이는 비단 퍼포머로서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앨범을 구성하는 스캇의 재능이 빛나는 지점이라 할만하다.

     

    비록,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지만, 스캇은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불과 1년 만에 이뤄낸 성취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리고 이처럼 정규작을 통해 아티스트의 업그레이드를 지켜보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제 궁금한 건 과연 그가 다음 앨범에선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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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응애 (2017-06-13 18:26:50, 118.37.246.***)
      2. biebs 오타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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