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Bruno Mars - 24K Magic
- rhythmer | 2016-11-25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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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Bruno Mars
Album: 24K Magic
Released: 2016-11-18
Rating:
Reviewer: 황두하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음악은 애초부터 복고에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동시대에 유행하는 팝/알앤비 사운드가 자리했다. 데뷔 싱글“Just the Way You Are”나 “Marry You” 등등, 그의 과거 히트곡들은 마스가 지향하던 바를 잘 보여준다. 2012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Unorthodox Jukebox]에서는 데뷔작보다 복고적인 향이 진해졌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스트림 팝의 문법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그러나 재작년 말 프로듀서 마크 론슨(Mark Ronson)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히트 싱글 “Uptown Funk”로 인해 그의 음악적 방향성은 달라졌다. 실제로 그는 본래 세 번째 앨범을 작업 중이었으나 “Uptown Funk”의 성공을 계기로 기존 작업을 뒤엎고 새롭게 방향을 잡았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24K Magic]이다. 전곡을 프로듀싱한 샴푸 프레스 앤 컬(Shampoo Press & Curl)은 복고의 기운을 앨범에 가득 불어넣었다. 대놓고 “Uptown Funk”의 기조를 이어가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리드 싱글 “24K Magic”은 대표적이다.
오토튠을 잔뜩 먹인 보컬로 시작하여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유행하던 펑크 그루브를 제대로 재현한 프로덕션 위에 내지르는 듯한 팝-랩이 얹어져 흥을 돋운다. 브릿지에서는 트랩 비트를 살짝 삽입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비록, 그의 랩 퍼포먼스가 기술적으로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곡의 의도에는 잘 부합한다. 이후 이어지는 “Chunky”와 “Perm” 역시 비슷한 느낌의 트랙들인데, “Perm”에서는 마크 론슨의 “Feel Right”에서 미스티컬(Mystikal)이 그랬던 것처럼 허스키한 보이스의 랩이 마치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보컬처럼 작용하고 있어 묘한 쾌감을 안긴다.
전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이어지는 중•후반부에 배치된 곡들도 복고적인 무드를 유지하는 건 마찬가지다. 다만, ‘복고’의 대상이 1990년대까지 확장되었다. 그중에서도 보이즈 투 맨(Boys II Men)이 떠오르는 `90년대 풍의 슬로우잼 트랙 “Versace On The Floor”, 샤이(Shi)의 “Baby I’m Yours”를 샘플링한 센스가 돋보이는 “Straight Up & Down”, 베이비페이스(Babyface)가 참여한 따뜻한 분위기의 알앤비 발라드 “Too Good To Say Goodbye” 등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808드럼이 주도하는 2000년대 중•후반에 유행했던 사운드의 팝/알앤비 트랙 “That’s What I Like”은 앨범의 컨셉트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다른 곡들과도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9곡이라는 적은 곡 수를 감안한다면 완전히 ‘복고’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나은 완성도로 이어졌을 것이다.
가사적으로도 흥미롭다. 프로덕션의 무드에 맞게 파티, 연인과 사랑, 섹스, 이별 등의 장면을 표현하는 가사들은 과거의 향수를 재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울러 “24K Magic”의 ‘got to blame it on jesus, hashtag blessed(신을 탓해야지 어쩌겠어, #축복)’ 같은 구절처럼 현재를 대표하는 표현을 간간이 집어넣어 듣는 재미를 더했다.
[24K Magic]은 말 그대로 복고 음악 리바이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브루노는 본인에게 최적화된 옷을 입었고, 여느 때처럼 이를 깔끔하게 잘 소화해냈다. 하지만 “Uptown Funk”의 성공을 잇는 안정적인 선택이었던 것 이상의 음악적인 발전이나 쾌감을 얻긴 어렵다. 그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고 본작 역시 차트에서 순항 중이지만, 마스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듣는 즐거움과 너무 안전한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동시에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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