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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J. Cole - 4 Your Eyez Only
    rhythmer | 2016-12-26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J. Cole
    Album: 4 Your Eyez Only
    Released: 2016-12-09
    Rating:
    Reviewer: 조성민









    2017
    년이면 제이 콜(J. Cole)도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하게 된다. 그동안 발자취를 돌아보니 꽤 인상적인 디스코그래피를 쌓은 건 물론, 단언컨대 또래 중 가장 평탄한 커리어를 구축해왔다. 커다란 스캔들이나 잡음에 휩싸이지 않고 묵묵히 앨범만 내놓은 결과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이제 근사한 정규작을 가진 중견 랩퍼지만, 콜을 떠올리면 아직도 [The Come Up] [Friday Night Lights] 같은 초창기적 믹스테입들이 먼저 생각난다는 점이다.

     

    단면적으로 이는 전성기에 접어든 콜에게 있어서 굴욕적인 이야기로 다가올 법하다. 하지만 이를 회의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일단 신인 때의 작품에서나 느껴질 법한 그 특유의 풋풋함이 최근의 정규작에서까지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콜의 정규작들은 본 소재나 스토리 구조의 출발점 자체에서 차이점을 보일지언정, 믹스테입 때의 방향성과 감상 포인트만큼은 그대로 지켜내 왔다. 그런 일관성과 꾸준함이 랩과 프로덕션에서도 드러났고, 가장 결정적으로 진실성이 매번 전달되었다. 그렇게 콜은 자극적인 장치들과 캐릭터 연출 없이도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 같은 방식은 [4 Your Eyez Only]에서도 그대로 고수됐다. 전과 마찬가지로 부담 없이 담백한 프로덕션과 스토리텔링을 위시한 구조가 앨범을 지탱한다. 단지 스토리 구조상 본작이 흥미를 더 자아내는 이유는 전작인 [2014 Forest Hills Drive]의 속편으로 이어지는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는 콜이 전에 보인 적 없는 시도이기도 하다.

     

    제이 콜은 3집에서 어린 시절 경매로 넘어간 집을 되찾아 오는 여정을 그렸다. 본작이 시작되는 지점은 해피엔딩으로 끝난 전작의 끝자락에서부터 꽤 시간이 흐른 뒤다. 첫 트랙인 “For Whom the Bell Tolls” “Ville Mentality”에서 드러나는 콜의 불안한 정서와 자살을 암시하는 라인, 그리고 정든 고향을 벗어나려는 충동적인 모습 등은 목표를 이룬 그의 삶이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대변한다. 이외에 콜을 무너뜨린 요소는 성공한 흑인들이 경험할법한 차별과 사회적인 장벽 등으로 “Neighbors”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해당 곡은 실제 콜의 이웃들이 그를 마약상으로 오해하여 경찰에 신고했던 경험에서 탄생했다. 여기서 콜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최고조에 달해있고, 감정을 뺀 채 덤덤히 랩을 던지고 있음에도 엄청난 긴장감을 자아낸다. 당연히 앨범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다.    

     

    앨범이 진행될수록 내러티브의 중심은 콜에서부터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Ville Mentality” “Change”, 그리고 “4 Your Eyez Only”는 먼저 세상을 떠난 콜의 친구와 남겨진 그의 딸에 대한 소재로 구성되어있다. 이 대목에서 또 한 번 콜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스토리를 전개하는 연출법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는 일단 앞에 두 곡을 통해 스토리의 윤곽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감정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청자로 하여금 뻔한 결말을 예상토록 유도한다. 그렇기에 마지막 트랙의 마지막 벌스를 통해 콜이 취한 접근은 모두의 의표를 찌르는 한 방으로 작용한다. 이야기의 끝을 확인하고 다시 앨범을 처음부터 돌려보면, 콜이 설치해놓은 이중적인 장치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전체적인 감흥 자체가 달리 느껴진다.

     

    [4 Your Eyez Only]는 첫인상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는 앨범은 아니다. 그 바탕에는 다소 루즈한 프로덕션이 있다. 스토리의 맥락과 콜의 평소 작법을 고려할 때 펀치력 있는 사운드를 기대하지 않았고, 필요하거나 어울리는 작품이라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참작하더라도 전작에 비해 사운드 구성이 단조로운 건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현악기 사용은 그 의도에 부합했고, 논란이 일기도 했던 트랙인 “Deja Vu”는 분명 귀를 당길만한 트랙이다.

     

    결론적으로 본작의 진가는 스토리가 7할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야기의 끝맺음은 분명 멋지게 해냈지만, 그 전개 과정 자체가 느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명료하게 유지되는 편은 아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느끼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콜의 랩 퍼포먼스와 스토리텔링 능력은 최고치에 달했다. 그렇기에 응집력을 좀 더 부여하고 과정만 조금 더 매끄러웠다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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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이건후 (2016-12-30 18:16:26, 113.30.24.**)
      2. 개인적으로 실망이 큽니다. 생각뿐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영민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는데요. false prophet은 제이콜 본인일지도 모르겠군요.
      1. blanq (2016-12-26 23:52:14, 110.10.227.***)
      2. 프로덕션이나 구성에서의 약간의 아쉬움은 있는데 랩 퍼포먼스 측면에선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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