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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Niia - I
    rhythmer | 2017-05-31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Niia
    Album: I
    Released: 2017-05-05
    Rating:
    Reviewer: 황두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니아(Niia)2007년 와이클래프 장(Wyclef Jean)의 히트 싱글인 “Sweetest Girl (Dollar Bill)"에 참여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던 어머니로부터 피아노와 보컬을 배운 그녀는 일찍이 그 재능을 인정받았고, 뉴욕의 뉴 스쿨(The New School) 대학교에서 재즈 보컬을 전공하기도 했다. 이후, 뉴욕 생활 중 우연히 만난 와이클레프를 통해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였으며, 각종 TV쇼나 투어의 코러스로 참여했다. 그러던 2013, 드디어 첫 솔로 싱글인 “Made For You”를 발표했는데, 준수한 완성도의 트랙에 논쟁적인 주제(여성 인권)를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의 부족 탓에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2014년에 발표한 데뷔 EP [Generation Blue]도 마찬가지였다.

     

    니아가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은 “Made For You”에서부터 또렷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일렉트로닉 소스들을 적극 차용하여 드림 팝(Dream Pop), 고전 소울, 디스코(Disco) 등등, 레트로한 장르들을 세련되게 구현해낸다. 침잠되고 몽환적인 무드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근래 주류가 된 피비알앤비(PBR&B) 사운드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결은 조금 다르다. 또한, 담백한 음 처리와 공기를 가득 머금은 보컬 톤 역시 니아의 음악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씬에 등장한 이후로 무려 10년 만에 발표하는 첫 번째 정규 앨범 [I]는 이러한 그녀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P에도 참여했던 알앤비 듀오 리헤(Rhye)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로빈 한니발(Robin Hannibal)이 이번에도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래서 본작은 EP의 확장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곡 전반에 울려 퍼지는 신시사이저와 808 드럼 사운드가 어우러져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디엄 템포 알앤비 트랙 “Hurt You First”는 대표적이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현악기와 하이라이트에서 감정을 격하게 내뱉는 보컬이 인상적인 “Sideline”, 레트로한 디스코 사운드가 이어지다가 곡 중반에 일렉트로닉 트랩으로 변주가 이루어지는 “Girls Like Me” 등도 앨범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곡들이다. 그중에서도 “Sideline”은 또 다른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재즈민 설리번(Jazmine Sulivan)이 참여한 리믹스 버전 역시 수록되었는데, 두 보컬의 합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원곡보다 더 진한 감흥을 남긴다.

     

    한편, 일렉트로닉 성격이 약한 트랙들도 앨범에 무리 없이 어우러지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간간히 울리는 시타르(Sitar) 사운드가 아련한 느낌을 주는 고전 소울 트랙 “Constantly Dissatisfied”나 피아노와 현악기만으로 단출하게 진행되는 발라드 넘버 “All I Need” 등이 그러하다. 이는 마치 올해 초 데뷔작을 발표한 삼파(Sampha)가 그랬던 것처럼, 니아의 매력적인 보컬이 앨범에 일관된 색깔을 부여한 덕분이다.

     

    그러나 “Hurt You First”“Sideline” 같은 곡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멜로디 진행이나 곡의 구성이 다소 관성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그래서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흘러가지만, 분위기를 환기할 만한 장치나 귀를 잡아끄는 라인이 부족하다. 가사 역시 약점이다. 니아는 앨범 전반에 걸쳐 연인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관해 풀어놓는다. 그 중 너무 완벽한 상대로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먼저 상처를 주겠다는 “Hurt You First”와 연인이 있는 상대방에 대한 간절함을 표현한 “Sideline”의 가사는 인상적이다. 하지만 다른 곡들에선 다소 진부한 표현의 가사들이 감흥을 깎는 요소가 되었다.

     

    [I]10년을 기다린 첫 번째 정규작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곡들의 완성도 자체는 준수하며, 그동안의 음악적인 고민 역시 느낄 수 있는 작품인 것 또한 분명하다. 비록, 그 고민의 결실이 감탄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니아의 행보에 계속해서 관심을 붙들어두는 데엔 어느 정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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