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Sabrina Claudio - About Time
- rhythmer | 2017-10-20 | 1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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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abrina Claudio
Album: About Time
Released: 2017-10-05
Rating:
Reviewer: 강일권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시대가 열린 이래 많은 신예가 등장했다. 일부는 클리셰에 함몰되어 사라졌고, 일부는 트렌드의 흐름을 타고 성공했으며, 일부는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 중이다. 싱어송라이터 사브리나 클라우디오(Sabrina Claudio)는 따지자면 세 번째 군에 속한다. 올해 초, 일련의 싱글과 데뷔 EP [Confidently Lost]를 통해 적잖은 여운을 남긴 그녀는 첫 믹스테입(Mixtape) [About Time]으로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는다.본작은 보컬, 멜로디, 사운드, 모든 면에서 앰비언트 뮤직과 알앤비의 고혹적인 결합이라 할만하다. PBR&B로부터 시작한 이 계열의 음악은 사운드적으로 앰비언트 음악의 특징을 공유해왔다. 최대한 미니멀한 구성을 취하는 프로덕션은 공간감과 잔향을 부각한 사운드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클라우디오의 음악은 단순히 특징을 공유하는 수준이 아니라 두 장르가 비슷한 비중으로 공명한다.
많은 곡에서 보컬의 진행 폭을 최소화한 것은 물론, 후렴구에서 가사를 간소화하며 여백을 강조한 지점도 돋보인다. 그럼에도 순간순간 살아나는 멜로디가 감탄을 자아낸다. 이처럼 [About Time] 속의 곡들은 비슷한 무드를 공유하는 기존의 얼터너티브 알앤비와 또 다른 영역에 있다. 이름 짓자면, 앰비언트 알앤비의 탄생이다. 여기엔 지난 2016년의 화제작, 갈란트(Gallant)의 [Ology]를 책임졌던 프로듀서 스틴트(Stint)의 공도 크다. 클라우디오와 스틴트의 조합은 최상급 수준의 관능적인 바이브를 선사한다.
특히, "Everlasting Love" - "Belong to You" - "Unravel Me" - "Stand Still"로 이어지는 구간은 압권이다. 은근히 다가와서 기어코 사로잡고야 마는 멜로디, 청아하면서도 끈적끈적한 이중적 매력의 보컬, 그리고 순식간에 무중력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후렴구까지, 정말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현실 도피부터 연인 간의 사랑에 이르는 가사는 다소 관념적이지만, 앨범이 음악 스타일과 사운드적으로 지향하는 바와 무리 없이 어우러진다.
그러나 마무리는 아쉽다. 라틴 음악과 아프로비트 등을 결합한 후반부의 두 곡 "Used To"와 "Wait"은 이전까지 형성된 고혹적인 무드를 흐트러트린다. 비록, 그것이 심각한 수준까진 아니며, 완성도 역시 준수하지만, 앞선 곡들의 포스에 미치지 못하여 밍밍한 뒷맛을 남긴다. 물론, 이 같은 작은 결점이 [About Time]의 가치를 깎아내리진 못한다. 그만큼 좋은 곡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손꼽을 정도로 정말 ‘얼터너티브한’ 알앤비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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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uba (2017-11-03 15:55:20, 182.226.86.**)
- 이 분 tell me 뮤비에서 드레스 때문에 잊을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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