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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nderson. Paak - Oxnard
    rhythmer | 2018-12-03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nderson. Paak
    Album: Oxnard
    Released: 2018-11-16
    Rating: 
    Reviewer: 황두하









    펑크(Funk),
    힙합, 알앤비가 조화로이 어우러지고, 리듬이 넘실거리는 프로덕션, 그리고 랩과 노래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보컬이 만나 완성된 앤더슨 팩(Anderson. Paak)의 음악은 여느 아티스트와 확실히 차별화됐다. 특히, 두 번째 정규 앨범 [Malibu]는 그해 발표된 블랙뮤직 앨범 중 단연 압도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필자 주: 팩은 2009년에 데뷔한 후 2012년까지 브리지 러브조이(Breezy Lovejoy)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그 누구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낸 그는 애프터매스 (Aftermath)와 정식 계약을 맺고 닥터 드레(Dr. Dre)의 프로듀싱 아래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참고로 팩은 지난 2015년 닥터 드레의 마지막 정규 앨범 [Compton]에 참여하며 장르 팬들의 가시권에 들었다. 또 한 번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마침내 발표된 세 번째 정규 앨범 [Oxnard]는 웨스트코스트 힙합에 대한 팩 나름의 오마주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만큼 전보다 힙합의 비중이 늘어났고, 보컬 역시 노래보다 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치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영화의 OST 같은 첫 곡 “Chase”를 지나면, 피펑크(P-Funk)와 힙합이 결합된 비트 위로 낮게 랩을 읊조리는 “Headlow”가 이어진다. 이외에도 “Who R U?”, “6 Summers”, “Saviers Road”, “Mansa Musa” 등등, 대부분의 곡에서 차진 랩을 선보이며, 래핑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Anywhere”에서는 지펑크(G-Funk)의 향취가 담뿍 느껴지는 비트 위로 장르의 대부 스눕 독(Snoop Dogg)을 초대하여 그 시절의 향수를 완벽히 재현해낸다. 펑크 그룹 원 웨이(One Way) “Cutie Pie”를 샘플링한 후렴과 `80-`90년대를 풍미한 알앤비 그룹들의 이름을 활용한 가사 또한 흥미롭다. 본인이 듣고 자랐던 음악들의 영향을 절묘하게 풀어낸 트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루브 넘치는 보컬이 주도하는 알앤비 트랙들의 감흥도 여전하다. 곡 중반에 이루어지는 변주가 듣는 재미를 더한 “Smile / Petty” “Brother’s Keeper”, 제이콜(J. Cole)과 함께 아내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Trippy” 등은 노래와 랩의 경계를 허문 보컬의 장점이 십분 발휘한 곡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함께한 펑크 트랙 “Tints”는 완성도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관성적인 멜로디 라인과 뻔한 구성이 아쉬움을 남긴다.

     

    고향에서 보냈던 시절을 돌아보며 현재의 성공을 자축하는 가사는 다소 뻔하지만, 구체적인 묘사와 독특한 표현으로 듣는 맛을 더했다. 혈기왕성하던 시절의 추억을 돌아보는 “Headlow”에서 자동차의 틴트를 이용해 부와 명성을 과시하는 “Tints”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부분이나 각각 고 맥 밀러(Mac Miller)와 고 파이프 독(Phife Dawg)을 추억하는 팩과 큐팁(Q-tip)의 가사가 잔잔한 감동을 주는 “Cheers”는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곡들이다.

     

    그러나 앨범에서 유일하게 총기 문제를 비롯한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 “6 Summers”는 아쉽다.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트럼프의 섹스 스캔들을 언급하며 그의 남성성을 공격하는 수준에서 머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가레즈비언이라고 비난하는 가사로 다소 불쾌감을 안기기까지 한다.

     

    [Oxnard]는 앤더슨 팩과 닥터 드레가 함께 만들어낸 첫 번째 작품이다. 드레는 앨범에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기운을 불어넣었고 이것이 팩의 기존 음악 스타일과 만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를 통해 팩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또 한 번 넓혔다. 한없이 치솟았던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완성도의 작품이라고 할만하다. 보컬, , 그리고 드럼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팩은 본인의 영역을 성공적으로 넓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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