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Dounia - The Avant-Garden
- rhythmer | 2018-12-21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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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Dounia
Album: The Avant-Garden
Released: 2018-11-28
Rating:
Reviewer: 조성민
싱어송라이터 두니아(Dounia)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훗날 스타로 떠오를만한 인물 중 하나다.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이가 20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뉴욕 퀸즈 출신의 모로코인으로 뮤지션 외에도 모델, 사회운동가, 소셜미디어 스타로 통한다. 그래서 애초에 그가 유명해진 계기는 음악이 아니었다.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와 작년 워싱턴에서 개최된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처럼 인종적, 성적, 정치적 차원의 굵직한 운동뿐 아니라, 고정적인 미(美)적 관념에 반기를 드는 일명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를 설파하며 주목받았다.그런 그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2016년 즈음이다.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을 만들고 데모 트랙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그가 두 번째로 내놓은 공식 발표작 [The Avant-Garden]은 빈틈없고 말끔한 컨템포러리 알앤비 앨범이다. 첫 EP [Intro To](2017)에서 이따금 느껴졌던 어눌함은 없다. 그 대신 유려한 진행으로 여백을 채우면서 완숙미를 더했다. 전작의 매력으로 거론할만한 소박하면서 담백한 멜로디 라인은 더욱 빛을 발했고, 한층 성숙해진 프로덕션도 눈에 띈다.
본작은 두니아의 정체성의, 정체성에 의한, 그리고 정체성을 위한 앨범이다. 그를 대변하는 요소들, 이를테면 이민 2세대 출신, 아랍인, 여자, 그리고 그가 가진 관습에 반(反)하는 사상이나 호전적인 언행 등을 표명하고 복음하며 그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신의 비주류적이고 전위적인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앨범의 본 주제다.
그래서인지 두니아는 시종일관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유지한다. 일차원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자기과시 라인으로 모든 트랙을 뒤덮고, 본인을 중심에 놓은 채 주변에 그와 관계되는 모든 것들, 예컨대 다른 여성과의 신경전이나 남자를 상대로 펼치는 심리싸움 등에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우위를 점한다. 여기에 무신경한 듯 속삭이는 창법을 통해 각 트랙에 관능적인 느낌을 불어넣었다.
앨범을 통해 두니아가 보여준 사운드적인 변화는 가장 놀랍고도 반가운 부분이다. 거의 모든 곡이 베이스와 신스만으로 구성된 전작보다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를 포용하고 있다. 이는 '90년대 알앤비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첫 트랙 “King of Queens (Intro)”에서부터 드러난다.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트랩 드럼으로 기본적인 뼈대를 잡고 코러스 샘플이나 신스를 얹어 곡마다 변화를 가져갔다. 케이라니(Kehlani)와 절묘한 듀엣을 이룬 “Rich Girl Mood”나 굵직한 기타 멜로디가 인상적인 “How I see It”도 그 예에 부합한다. 사운드적인 감상포인트를 살짝 달리 가져간 후반부의 세 곡, “Ice Cubes”, “If U Wanna”, “50/50”도 눈여겨볼 만하다.
[The Avant-Garden]은 질적으로 나무랄 데 없다. 구성적인 면에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트랙이 없다는 점 이외에는 모든 것이 적절하고 적당하다. 아티스트가 의도한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면, 굳이 특별함이나 획기적이지 않아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공식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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