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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Jacob Collier - Djesse Vol.3
    rhythmer | 2020-08-25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Jacob Collier
    Album: Djesse Vol.3
    Released: 2020-08-14
    Rating: 
    Reviewer: 김효진









    Djesse’
    는 일종의 비유다. ‘Djesse’의 발음은 ‘JC’, 제이콥 콜리어(Jacob Collier) 이름의 약자를 의미한다. ‘Djesse’의 정확한 뜻은 [Djesse Vol.1]에 수록된 “Djesse” 가사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So he lives inside his world full of majesty / Djesse close his eyes and sees the rain rise up / From the deep blue waters of infinity’

     

    '그는 자신이 다스리는 세계에서 산다. Djesse는 눈을 감고 저 무한히 깊고 푸른 바다로부터 비()가 오르는 것을 본다.'

     

    이는 성경 창세기 1:2에 적힌 ‘(…)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와 일맥상통한다. , ‘Djesse’는 제이콥 콜리어이면서 신(Jesus)이라 추측할 수 있다. 그는 성경을 모티프 삼아 음악 세계를 축조하는 모습을 총 네 개의 ‘Djesse’ 시리즈로 보여주고자 한다.(*필자 주: ‘Djesse’는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 속 아이를 뜻한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전작 [Djesse Vol.1] [Djesse Vol.2]까지 그는 (비유하자면) 자신의 음악 세계에 빛을 새기고 천지를 창조했다. 본인을 신에 비유한 것은 둘의 공통점 때문일 테다. 신과 그의 공통점은 홀로 있다는 것이다. 신이 혼자 모든 것을 관장하듯이 제이콥 콜리어도 원맨 밴드로 모든 악기를 다루며 앨범을 주관한다.

     

    전작을 따라 본작에도 종교적 키워드를 곳곳에 배치했다. 부활과 새 생명을 상징하는나비나 백성을 뜻하는이 등장한다. 그러나 전작과 달리 무언가 이룩한 것보다는 혼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혼란스러운 입장이다. 홀로 있어 외롭고 괴로워 하다가도(“In Too Deep”) 둘이 꼭 맞지는 않는 것 같다며(“Sleeping On My Dreams”)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도 한다. 성경 속 금기 음식인 문어와 불교 용어인 열반(Nirvana)(“Time Alone With You”), (Karma)(“He Won’t Hold You”)이 가사에 등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그는 매번 장르 경계를 허물고 쉴 새 없이 리듬을 변주한다. 매우 비선형적이다. 그러한 특기는 본작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킴브라(Kimbra)와 탱크 앤 더 방가스(Tank And The Bangas)가 함께한 “In My Bones”가 그렇다. 뼛속부터 펑키하다는 가사를 따라 도입부부터 속도감 있는 베이스 사운드에 박수 소리, 드럼 사운드, 보이스 소스를 불규칙적으로 배치해 자유로움을 한껏 살린다. 알앤비 아티스트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가 목소리를 보탠 “Time Alone With You”에는 목소리 화음을 돋보이도록 구성해 차분함을 살렸지만, 서슴없이 비집고 들어오는 악기 편성과 코러스에 넋을 잃고 감탄하게 된다.

     

    [Djesse] 시리즈는 각자 다른 장르 분위기를 내보인다. 시선이 닿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빛이 드리운 세상, 그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들, 그리고 한 개인의 내면. 그래서 ‘Vol.1’은 그의 음악적 기반인 재즈를 큰 규모의 사운드 스케이프로 한껏 활용했고, ‘Vol.2’는 포크(folk)를 활용하여 민속적이면서도 서정적이다. 본작은 알앤비/소울에 가깝다. 그가 생각하기에 내면에 내재된 리듬은 알앤비/소울에 근접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 응당하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니엘 시저(Daniel Caeser), 키아나 레데 브라운(Kiana Ledé), 티페인(T-Pain), 마할리아(Mahalia),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 랩소디(Tapsody) 등등 실력 있는 힙합/알앤비 아티스트가 각자의 기량을 뽐낸다. 정제된 장르적 접근이 전체적인 통일성을 부여하고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제 [Djesse] 시리즈의 완성까지 딱 하나의 작품만 남겨두고 있다. 신은 홀로 세상을 만들고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얻었다. 제이콥 콜리어의 태도는 그와 조금 다르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 자신의 능력이 빛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사유가 본작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각각의 작품이 마구 흩뿌려진 것 같아도 결국 일관된 서사를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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