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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Megan Thee Stallion - Good News
    rhythmer | 2020-12-04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Megan Thee Stallion
    Album: Good News
    Released: 2020-11-27
    Rating:
    Reviewer: 황두하










    메간 디 스탈리온(Megan Thee Stallion)은 명실상부한 2020년의 랩스타다. 그는 작년에 첫 공식 믹스테입 [Fever]로 크게 주목받았고, ‘Hot Girl Summer’라는 해시태그를 유행시키면서 이름을 알렸다. 더불어 XXL 프레쉬맨에 선정되었으며, 락 네이션(Roc Nation)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올해, “Savage Remix” “WAP”이 모두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고, 얼마 전 개최된 ‘2020 BET 힙합 어워즈에서 무려올해의 힙합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이상의 성공은 메간의 뛰어난 랩 실력과 고유한 매력에서 비롯한 결과다.

     

    그런 가운데 첫 정규 앨범 [Good News]가 나왔다. 첫 트랙 “Shots Fired”부터 강렬하다. 뮤지션 토리 레인즈(Tory Lanes)를 향해 거침없이 디스를 퍼붓는 곡이다. 토리는 올해 6, 메간을 비롯한 동료들과 차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메간의 발에 총을 쐈다. 여러 증언과 경찰의 리포트가 사건 당시의 상황을 증명해주고 있지만, 토리는 앨범을 발표하면서까지 억울함을 토로했다. 메간은 이에 정면으로 토리를 겨냥한 것이다. 투팍(2Pac)과의 디스전에서 탄생한 명곡, 비기(Biggie) “Who Shot Ya”를 샘플링한 비트부터 호전성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파워풀한 랩까지, 그야말로 강력한 한 방이다.

     

    더불어 그는 이 곡에서 ‘And we still ain't got no fuckin' justice for Breonna Taylor, 그리고 아직까지도 브레오나 테일러를 위한 정의는 찾아볼 수 없어.’라는 가사를 통해 아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브레오나 테일러(Breonna Taylor) 사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개인적인 사건을 흑인 여성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로 확장시킨 순간이다. 덕분에 ‘Hot Girl Summer’라는 기치로 또래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기존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나머지 트랙에도 녹아들었다.

     

    이러한 기세는 “Freaky Girls”까지 이어진다. 재즈민 설리번(Jazmine Sullivan) “"Holding You Down (Goin' in Circles)”를 샘플링한 뉴올리언스 바운스 트랙 “Circles”, 멤피스 랩(Memphis Rap) 스타일의 강렬한 신스가 인상적인 “Sugar Baby”, 애디나 하워드(Adina Howard) “Freak Like Me”를 감각적으로 차용한 “Freaky Girls” 등등,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심심한 플로우의 랩 퍼포먼스가 아쉬움을 남기는 릴 더크(Lil Durk)를 제외하면, 피처링 게스트의 활약도 준수하다.

     

    그러나 “Body”부터 기세가 한풀 꺾인다. 완성도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개성이 부족한 비트가 이어지는 탓이다. 쉬는 구간 없이 쭉 내뱉는 랩 퍼포먼스와 섹슈얼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가사도 이때부터 피로감이 쌓인다. 특히, 팝칸(Popcaan)의 지나치게 단순한 후렴구가 안이하게 느껴지는 댄스홀 트랙 “Intercourse”는 매우 아쉽다. 보컬을 시도한 신스팝 넘버 “Don’t Rock Me To Sleep”이 잠시 분위기를 환기해주지만, 완성도가 뛰어나지 않다 보니 귀에 남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다행히 후반부에서 다시 감흥이 살아난다. 비욘세(Beyonce)와의 호흡이 빛나는 “Savage Remix”와 이지 이(Easy-E)의 곡 “Boyz-n-the-Hood”를 여성의 입장으로 바꾼 “Girls in the Hood”, 그리고 강력한 클럽 뱅어 “Don’t Stop”까지 텐션을 끌어올리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세 곡은 앨범 발매 전에 싱글로 공개됐었지만, 여전히 강렬한 감흥을 준다.

     

    메간의 가장 큰 장점은 랩이다. 탄탄한 발성으로 쏘아붙이는 랩 퍼포먼스는 그가 크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Good News]에서는 이것이 양날의 검이 되었다. 초반부터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쏟아낸 많은 양의 랩이 중반부에 이르러서 피로감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독적인 뱅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출중하지만, 앨범 단위의 작품을 이끌어가는 완급조절이 아쉽다. 리드 싱글인 “Body”와 앨범은 현재 차트에서 순항 중이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올려줄 결정적인 작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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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onaldo0607 (2020-12-20 10:55:31, 1.223.76.***)
      2. 그럭저럭 잘 들었는데... 리뷰어님 말씀대로 결정적인 작품은 아닌 것 같네요....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아무리 90년대 힙합이 좋아도 요새 들을 게 얼마나 많은데 그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도 그닥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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