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Jazmine Sullivan - Heaux Tales
- rhythmer | 2021-01-26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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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azmine Sullivan
Album: Heaux Tales
Released: 2021-01-08
Rating:
Reviewer: 김효진
우리는 살면서 자주 선택하고 그 선택들은 종종 우리를 망친다. 선택의 방향이 일관적이지 않거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쪽일 경우 누군가의 질책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이 온전히 틀린 답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겪은 여러 곡절이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인간은 입체적인 존재이므로 하나의 삶은 다면적인 모습으로 드러난다. 개인은 스스로 내린 모든 선택을 통해 성장하고 깨우치며 ‘나’를 일구는 법이다.재즈민 설리번(Jazmine Sullivan)의 [Heaux Tales]엔 여섯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과 섹스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솔직하게 말한다(*필자 주: ‘Heaux는 ‘Hoe’를 뜻하는 단어로, 잠자리를 자주 갖는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다.). 그들에게 섹스란 거침없는 성적 욕망을 그리는 소재(“Ari’s Tale”), 자존감을 채워주는 도구(“Amanda’s Tale”), 재정적 수단(“Precious’ Tale”)이다. 가끔은 잘못된 선택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Rashida’s Tale”).
각각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부정적인 판단이 서기도 한다. 아주 쉽게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선을 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재즈민 설리번은 그들을 향해 곧장 손가락질하기보다 그들의 사연에 집중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어려서 겪은 가난 때문에 부유한 남성에게만 마음이 간다고 고백하는 “Precious’ Tale” 뒤에 잘 나가는 래퍼와의 결혼으로 부유한 삶을 꿈꾸는 여자의 이야기(”The Other Side”)를 곧장 잇는다.
또한, “Amanda’s Tale” 뒤에 “Girl Like Me”를 이어서 SNS 속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고 꾸준히 치장하며 남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존감을 채우는 여성을 이야기한다. 개인 서사를 확장해 구성함으로써 편모를 걷어내고 깊숙한 형편을 읽게 한다.
프로덕션 또한 내러티브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한 느낌이다. 화려하고 묵직한 소스보다 미니멀하고 가벼운 사운드가 활용되어 가사에 더 집중할 수 있게끔 한다. 실제 대화에 악기만 얹어낸 스킷(Skit)인 “Donna’s Tale”처럼 악기는 부차적인 역할로만 자리하는 모습이다. 특히, “Lost One”에서 오롯이 기타로만 멜로디를 구성해 그의 목소리로 내뱉는 말에 주목하게 된다.
훌륭한 완급 조절을 보여주는 보컬과 더불어 프로덕션에서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가스펠이다. 그는 앨범 내내 가스펠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재즈민 설리번의 어머니는 필라델피아 인터내셔널 레코드(Philadelphia International Records)의 백업 싱어였고, 재즈민 설리번 또한 합창단 출신이다. 그에게 가스펠은 음악적 토대이다. 그래서 가스펠을 떠올리게 하는 코러스 구성은 음악에 은근한 온기를 부여하고 감정적 연결을 이끌어 내는 도구가 된다(“Bodies(Intro)”, “Rashida’s Tale”, “Lost One”, “Girl Like Me”).
재즈민 설리번이 본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 ‘나’의 선택을 보며 ‘Hoe’라 칭하든 ‘썅년’이라 일컫든 ‘나’는 ‘내’가 정의할 수 있다는 것. 곤경에 처하게 만든 선택일지라도 ‘내’가 택한 것엔 순간의 솔직함이 깃들어 있고, 어떤 마음은 작열하다가도 금세 소멸한다. 하루에 남자 세 명을 연달아 만난, 어찌 보면 결백하지 않은, 한 영화의 여주인공이 이런 대사를 읊었다. “진짜라는 게 뭘까요? 전 사실 다 솔직했는걸요.” -영화 [최악의 하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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