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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Joel Culpepper - Sgt Culpepper
    rhythmer | 2021-09-11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Joel Culpepper
    Album: Sgt Culpepper
    Released: 2021-07-23
    Rating:
    Reviewer: 장준영









    네오 소울(Neo Soul) 60-70년대 소울을 재현한 사운드와 편곡이 주를 이루는 동시에 재즈, , 일렉트로닉, 펑크(Funk), 힙합 등 여러 장르를 흡수한 프로덕션이 특징인 장르다. 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네오 소울 바람이 불었지만, 현재 이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더구나 영국 아티스트는 훨씬 적다. 공교롭게도 조엘 컬페퍼(Joel Culpepper)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

     

    그는 네오 소울을 적극 표방하는 몇 안 되는 영국 아티스트다. 데뷔 초기에는 90-00년대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팝 소울을 추구했으나, 2017년에 발매한 EP [Tortoise]부터 노선을 바꿨다. 네오 소울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프로덕션에 인상적인 퍼포먼스가 늘면서 괜찮은 반응도 이어졌다. 그중 수록곡 “Woman”의 라이브 영상이 천만 뷰를 넘으면서 처음으로 주목받았다.

     

    돌이켜보면, 네오 소울로 선회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여러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알 그린(Al Green),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프린스(Prince), 프레디 잭슨(Freddie Jackson), 비틀스(The Beatles) 60-70년대 전후에 활발히 활동한 아티스트를 동경했다.

     

    동시에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처럼 젊은 아티스트에게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섭렵한 경험은 자연스레 음악에도 반영되었고, [Tortoise]에 이어서 [Sgt Culpepper]까지 연결된다비틀스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레퍼런스 삼은 앨범의 제목부터 흥미롭다.
     
    프로덕션은 알앤비, 소울을 토대로 펑크, , 재즈 등이 근사하게 배합됐다. 일례로 "Thought About You", "Remember", "Kisses"는 이전 펑크 밴드, 혹은 프린스의 결과물이 떠오른다. 펑키한 기타와 건반 소스는 물론이고 멜로디와 사운드 질감에서 펑크, 일렉트로 펑크, 소울이 명징하게 나타난다.

     

    "Tears of a Crown"에서는 비장미 넘치는 분위기, 장대한 구성, 강렬한 기타 리프가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를 떠오르게 한다. 곡의 구성, 멜로디, 창법 등 상당수에서 엘튼 존(Elton John) "Bennie and the Jets"와 맞닿아 있는 "It's in Your Sex"도 있다. 전체적으로 과거 음악에 대한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나, 동시에 신곡만의 새로운 매력도 확인할 수 있다.

     

    보컬 퍼포먼스 역시 완성도에 한몫을 한다. 파워풀하고 섹시한 팔세토 창법이 디엔젤로(D’Angelo), 맥스웰(Maxwell),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과 닮았지만, 뛰어난 역량까지도 유사한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끈적한 기타 연주와 브라스가 곡을 채우는 “Break”에선 팔세토와 중저음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유려하게 리듬을 타는 점이 다른 곡보다도 돋보인다.

     

    가사 역시 장르의 특성을 고스란히 따른다. 사랑과 섹스를 다루는가 하면(“It’s in Your Sex”, “Kisses”), 자신이 겪은 일화를 풀어내거나(“Black Boy”), 감정을 솔직하게 외친다(“W.A.R”, “Dead Bodies”). 사랑에 대한 관계성을 강렬하게 드러내기도 한다(“Poetic Justice”). 내용 또는 표현에서 신선하거나 독특한 부분은 적지만, 네오 소울의 정수를 들려주는 프로덕션과 퍼포먼스가 만나면서 오히려 감흥을 준다.

     

    기본적으로 좋은 앨범을 들었을 때 얻는 만족감은 상당하다. 더구나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았던 아티스트가 내놓은 수작을 접한 순간은 더욱 짜릿하다. 조엘 컬페퍼가 첫 정규작을 발매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오래 걸린 만큼 농밀한 내공을 목도할 수 있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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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Minseo Kwak (2021-09-11 23:07:48, 180.71.23.**)
      2. 이 앨범 진짜 좋게 들었는데 리뷰 감사합니다!!
        네오 소울음악에 관심이 생겨서 아티스트를 찾는데 요즘은 이런 음악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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