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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rake - Honestly, Nevermind
    rhythmer | 2022-07-04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rake
    Album: Honestly, Nevermind
    Released: 2022-06-17
    Rating:
    Reviewer: 황두하









    드레이크(Drake)의 전작 [Certified Lover Boy](2021)에는 히트곡이 없었다. 발매 첫 주에 모든 수록곡이 빌보드 차트 35위권 안에 오르며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이전만큼 오래 차트에 머무르지는 못했다. 리드 싱글이었던 “Way 2 Sexy”도 딱 1주만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다. [Scorpion](2018) “In My Feelings”가 무려 10주 동안 1위를 차지했던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진짜 문제는 차트 성적보다 음악 자체였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얽힌 일련의 사건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지만, 정작 음악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다. [Honestly, Nevermind]는 드레이크가 전작 이후 약 9개월 만에 깜짝 발표한 일곱 번째 정규작이다.

     

    여태까지 앨범 사이에 최소 1년의 기간을 뒀던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마치 [Certified Lover Boy]의 미적지근한 성공(?)을 만회하려는 듯하다. 이전과 다른 점이 또 하나 있다. 음원 사이트에 힙합이 아닌댄스장르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너스 트랙 격으로 수록된 “Jimmy Cooks”를 제외하면 전곡이 일렉트로닉, 하우스, 볼티모어 클럽, 댄스홀 등의 장르에 기반을 두었다. 참고로 볼티모어 클럽은 힙합의 브레이크 비트와 하우스가 섞인 장르다. 1990년대 초반 투 라이브 크루(2 Live Crew)의 엉클 루크(Unkle Luke)와 볼티모어 기반의 뮤지션들이 창조했다.  

     

    앨범의 프로덕션에 참여한 수많은 뮤지션 중 눈에 띄는 이름은 블랙 커피(Black Coffee)와 고르도(Gordo). 블랙 커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디제이 겸 프로듀서다. 수 년 간 부지런히 커리어를 쌓아와 댄스 뮤직 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고르도는 힙합 프로듀서로도 활동하지만, 카니지(Carnage)라는 예명으로 일렉트로닉 디제이 활동도 겸하고 있다. 이들의 이력만 살펴봐도 [Honestly, Nevermind]에서 추구한 음악적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가 새롭지는 않다. 드레이크는 이미 댄스홀, 하우스, 일렉트로닉 등, 힙합이 아닌 장르의 음악도 꾸준히 선보여 왔다. “Hold On, We’re Going Home”, “Hotline Bling”, “Passionfruit”, “One Dance”, “In My Feelings” , 우리가 아는 그의 히트곡은 대부분 힙합이 아니다. 그래서 [Honestly, Nevermind]는 기존 드레이크의 음악 세계에서 특정 부분을 극대화해놓은 것 같다.

     

    문제는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드레이크의 보컬에선 멜랑꼴리한 무드를 조성하는 것 이상의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멜로디 어레인지도 평이하고, 여성들과의 러브 스토리도 뻔하다. 그래서 대부분 지난 히트곡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같이 느껴진다.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과 차단된 문자 메시지의 상태를 표현한 가사가 어우러진 “Text Go Green”, 침대가 삐걱대는 소리를 리듬 파트로 활용한 “Currents”, 후주의 일렉 기타 연주가 진한 여운을 남기는 “Overdrive”처럼 인상적인 곡들도 있다. 하지만 이 외에는 무난한 완성도의 트랙이 죽 이어진 탓에 앨범이 진행될수록 지루하게 느껴진다.

     

    드레이크에게서힙합을 기대했던 많은 장르 팬들은 [Honestly, Nevermind]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트웬티원 세비지(21 Savage)가 참여한 힙합 트랙 “Jimmy Cooks”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은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무엇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중요한 건 음악의 완성도다. 그래서 다소 실망스럽다. 사전 프로모션 없는 깜짝 발표, 이전과 다른 방향의 내용물 등에서 드레이크가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실상 우리가 알고 있던 드레이크의 음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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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리드머담당일진 (2022-08-24 16:18:36, 211.251.43.*)
      2. 드레이크의 발칙한 앨범. 갑작스러운 발매만큼이나 흥미를 돋구게 만드는 상당한 수준의 신나는 댄스 앨범이다. 그 어떤 홍보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큰 상업적 성공은 자신이 음악산업에서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위치를 절묘한 방법으로 드러낸다.
        3.5
      1. 방야방야방야 (2022-07-04 14:20:27, 211.106.25.***)
      2. 쭉 듣다가 마지막 트랙 Jimmy Cooks를 듣고 정말 열받더군요. 이런거 할 수 있는데도 '응 너네가 원하는거 안해줘~ 맛이나 봐~' 느낌이랄까요.. 앨범 제목도 일부러 저렇게 만든건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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