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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Young Fathers - Heavy Heavy
    rhythmer | 2023-03-07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Young Fathers
    Album: Heavy Heavy
    Released: 2023-02-03
    Rating:
    Reviewer: 황두하









    팬데믹은 음악가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앨리샤 키스(Alicia Keys), 에프케이에이 트윅스(FKA Twigs) 같은 이들은 자가격리 기간을 이용해 이전보다 더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투어를 비롯한 활동이 제한되어 생활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영 파더스(Young Fathers)의 멤버 알로시우스(Alloysious Massaquoi)는 팬데믹 동안 가족 부양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삶이 음악과 무관한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앨범 작업을 위해 스튜디오에 모였을 때, 다시 한번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다. 가장 우울했던 삶의 한순간을 겪은 덕분에 역설적으로 삶의 기쁨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삶의 양면성은 네 번째 정규 앨범 [Heavy Heavy]를 꿰뚫는 주제 의식이 되었다. 밴드는 여전히 냉소적인 시선을 견지하지만, 어느 때보다 밝은 기운을 가지고 삶을 긍정한다.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아주 기본적인 조건인음식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첫 번째 트랙 “Rice”부터 달라진 기운이 감지된다. 브렉시트와 식민주의를 비판하면서 함께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I Saw”도 마찬가지다.

     

    Ululation”은 앨범의 주제는 물론, 밴드의 정체성도 대표하는 트랙이다. 특히 커리어 최초로 게스트 보컬이 초빙됐다. 멤버 케이우스(Kayus Bankole)의 친구로, 남편과 싸운 직후 스튜디오에 피신(?)왔다가 밴드가 작업 중인 비트에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이 그대로 앨범에 수록됐다.

     

    그는 라이베리아를 비롯한 서아프리카에서 주로 쓰는 언어인 요루바어로 삶에 대한 감사함을 노래한다. 부부싸움으로 화가 가득 차있을 때도 삶을 긍정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더불어 카랑카랑한 신시사이저와 아프리카 토속 음악에서 영향받은 리듬 파트, 그리고 낯선 언어의 보컬이 어우러진 사운드는 이질적인 듯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프로덕션도 크게 변화했다. 일렉트로닉, 힙합, 알앤비, ,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가 화학적으로 결합한 가운데 앞서 언급한 “Ululation”처럼 토속적인 리듬 파트의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여러 악기와 의성어들로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Rice”, “Sink Or Swim” 등은 [Heavy Heavy]의 음악적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보이스 샘플과 공격적인 베이스라인으로 시작하는 “Shoot Me Down”이나 두터운 신시사이저가 위협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I Saw” “Holy Moly”처럼 전작의 기조를 이어가는 곡도 있다. 그러나 종래에는 여러 악기가 중첩되어 한바탕 난장을 펼치며 마무리된다.

     

    가스펠 사운드를 차용한 “Tell Somebody” “Be Your Lady”도 마찬가지다. 침잠된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악기와 코러스가 맞물려 상승하면서 끝난다. 이러한 연출은 지난한 삶 속에서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앨범의 내러티브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Be Your Lady”는 피아노 하나로 단출하게 진행되는 전반부와 파괴력 있는 드럼 라인이 귀를 때리는 후반부의 낙차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트랙에서 케이우스는 같은 가사(‘은행에서 10파운드만큼의 사랑을 인출할 수 있을까요?Can I take ten pounds worth of loving out of the bank, please?’)를 세 개의 다른 악센트(미국, 스코틀랜드, 나이지리아)로 발음하며 복합적인 정체성을 드러낸다.

     

    팬데믹과 관련된 배경지식 없이 듣는다면 한층 밝아진 영 파더스의 음악이 낯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황스러움을 잠시 내려놓고 음악에 집중한다면 어느새 흥겨움에 취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Heavy Heavy]는 몸을 흔들지 않고선 못 배기는 신나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많은 나라가 점층적으로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인류를 덮쳐왔던 거대한 재난 속에서 역설적으로 영 파더스는 삶의 소중함을 발견했다. [Heavy Heavy]는 밴드만이 만들 수 있는 기괴하고 역동적인 삶을 향한 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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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uuu토 (2023-03-08 05:20:21, 203.226.208.***)
      2. YOUNG FATHERS의 최고 앨범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게 들었네요
        특히 원시적으로 들리기까지 하는 DRUM은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부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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