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Travis Scott - Utopia
- rhythmer | 2023-08-21 | 2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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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Travis Scott
Album: Utopia
Released: 2023-07-28
Rating:
Reviewer: 황두하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은 음악적 야심을 끊임없이 드러내 왔다. 커리어 초반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그는 웅장하면서도 암울한 트랩 비트를 기반으로 상이한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기용하고, 장르를 오가는 극적인 편곡을 통해 스케일을 넓혀왔다. 덕분에 칸예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평가받기도 했다. 전작 [Astroworld]는 이러한 야심이 결실을 맺은 작품이었다. 앨범의 비평적,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랩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다.새 정규 앨범 [UTOPIA]에 쏟아졌던 관심과 기대는 이러한 배경에서 기인했다. 스캇은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도 무려 17명의 게스트를 기용하고, 트랩, 붐뱁처럼 힙합의 여러 하위 장르는 물론, 일렉트로닉, 아프로비츠(Afrobeats), 알앤비 등 여러 장르의 기운을 빌려와 스펙트럼을 넓혔다.
스캇을 중심으로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한 프로덕션은 근래 발표된 그 어떤 힙합 앨범들보다 세련됐고, 완성도가 높다. 특히 타격감 강한 붐뱁 비트로 앨범을 힘차게 여는 “Hyaena”, 여러 질감의 신시사이저가 중첩되어 차분하게 흐르다가 중간에 이루어지는 변주로 반전을 주는 “My Eyes”, 독특한 소스로 리듬 파트를 구성해 긴장감을 높이는 “Skitzo” 같은 곡은 단숨에 귀를 사로잡을 만큼 탁월하다.
전작과 다른 건 특정 뮤지션의 스타일을 그대로 빌려와 접목한 시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일례로 “Delresto (Echoes)”는 비욘세(Beyoncé)의 [Renaissance]가 떠오르고, “Lost Forever”와 “K-POP”은 각각 웨스트사이드 건(Westside Gunn)과 배드 버니(Bad Bunny)에게서 들어봤던 사운드의 곡들이다. 특히 “Lost Forever”는 곡을 절반으로 나눈 편곡으로 두 아티스트의 색을 적절히 조합해 듣는 맛이 상당하다.
반면, “Delresto (Echoes)”나 “K-POP”은 특정 스타일을 스캇의 목소리로 듣는 것 이상의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또한, “Sicko Mode”의 후속곡 격인 “Meltdown”은 드레이크(Drake)가 먼저 등장해 속삭이는 듯한 랩과 푸샤 티(Pusha T),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향한 디스 라인으로 하이라이트를 가져가는 바람에 스캇의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드레이크의 앨범에 수록되었어도 이질감이 없었을 것 같다.
가장 큰 영향이 느껴지는 건 칸예 웨스트다. 많은 이가 [UTOPIA]를 칸예의 [Yeezus](2013)와 비교한다. 스캇 버전의 [Yeezus]라는 말처럼 두 앨범을 일 대 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분명히 유사한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Modern Jam”과 “Circus Maximus”다.
두 곡을 들으면 각각 “I Am A God”과 “Black Skinhead”가 즉각적으로 떠오른다. 전자는 티조 터치다운(Teezo Touchdown)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초빙해 반전을 선사하는 연출로 스캇만의 창의성이 빛나지만, 후자는 “Black Skinhead”의 외형만 빌려온 안이한 접근 탓에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스캇은 ‘유토피아’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특유의 비장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유토피아’는 파티, 마약, 섹스로 점철된 쾌락의 끝이다. 이는 힙합에서 매우 흔한 소재다. “Thank God”, “God’s Country”, “Looove” 같은 곡에서 이를 풀어내는 스캇의 가사 또한 인상적이다.
다만, 거창한 분위기에 비해서는 다소 김이 빠진다. 그래서 “Sirens”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드레이크의 스킷과 “Parasail”에 등장하는 데이브 샤펠(Dave Chappelle)의 내레이션도 과하게 느껴진다. 인종과 사회에 대한 날카롭고 도발적인 시선을 견지했던 [Yeezus]나 고향인 휴스턴(Houston)을 매개로 개인사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갔던 [Astroworld]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Utopia]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작품이다. 곡 대부분의 완성도와 스캇의 퍼포먼스는 탄탄하다. 하지만 곡 간의 응집력은 약하다. 마치 스캇의 이름 아래 잘 큐레이팅한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것 같다. 앨범을 포괄하는 ‘유토피아’라는 대주제를 뒷받침하는 알맹이도 부실하다. 분명히 못 만든 앨범은 아니지만, 스캇에게 걸린 기대치에 비해 [Utopia]는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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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야방야방야 (2023-08-23 16:36:36, 211.106.25.***)
- 희안한건 이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칸예가 대단한 넘이었구나를 새삼 깨닫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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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lee (2023-08-22 10:03:13, 116.126.28.***)
- 첫인상은 매우 좋았지만 앨범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곡 간의 퀄리티 차이와 지루함, 가사의 조악함이 느껴져서 사람들이 느끼기에 호불호가 심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건질 곡은 분명 있지만 훌륭한 앨범에는 못미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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