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ScHoolboy Q - Blue Lips
- rhythmer | 2024-04-02 | 3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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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cHoolboy Q
Album: Blue Lips
Released: 2024-03-01
Rating:
Reviewer: 황두하
스쿨보이 큐(ScHoolboy Q)가 [CrasH Talk](2019) 이후 약 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그동안 그의 삶은 전과 많이 달라졌다. 골프를 즐기고, 축구를 하는 자식을 응원하는 여유로운 삶을 보내는 한편, 절친한 친구 맥 밀러(Mac Miller)를 마약으로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가 겪은 5년의 세월은 [Blue Lips]에 고스란히 담겼다.인트로성 트랙인 “Funny Guy”를 지나면 우악스럽게 자기를 과시하며 여전히 갱스터다운 태도를 유지하는 “Pop”, 현재의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전시하는 “Thank God 4 Me”, 맥 밀러를 직접 언급하며 인생의 복잡함과 쓸쓸함을 토로하는 “Blueslides”까지 이어지며 앨범을 꿰뚫는 주제 의식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중에서도 “Blueslides”는 앨범 전반에 짙은 페이소스를 깔아줘서 “Yeern 101” 같은 자기과시 트랙도 평범하게 들리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곡은 아니지만, 앨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공 속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무거운 마음은 프로덕션에서도 잘 표현된다.
차분하게 흐르다가 강력한 뱅어가 중간마다 치고 나와 분위기를 반전한다. 느릿한 붐뱁 비트가 이어지다가 묵직한 808 베이스로 속도감을 끌어올리고, 후반부에 재즈풍의 피아노 연주로 다시 한번 변주되며 역동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oHio”는 [Blue Lips]의 사운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적극적으로 차용된 점도 특징이다. “Yeern 101”, “Love Birds”, “Foux”, “Smile” 등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패턴을 벗어난 리듬 파트와 긴장감을 조성하는 소스가 어우러져서 익숙하면서도 급진전인 사운드가 완성됐다. 특히 스산한 허밍 위에서 재촉하듯이 귀를 때리는 드럼이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Foux”는 앨범 내에서도 가장 독특하다.
래핑도 사운드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전개된다. “Blueslides”와 “Love Birds”에서는 말하듯이 낮게 읊조리며 그루브를 만들고, “Pop”과 “Thank God 4 Me”에서는 속도와 톤을 올려 기술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랩을 선보인다. 그런가 하면 “Lost Times”에서는 알케미스트(The Alchemist)가 주조한 드럼리스 사운드 위로 격정적인 감정을 토해내기도 한다. 스쿨보이 큐는 어떤 비트도 능숙하게 소화하며 최상급의 래핑을 펼친다.
자극과 우울 속에서 스쿨보이 큐가 찾은 해답은 ‘사랑’이다. 지난 사랑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는 “Back n Love”를 시작으로 양극단을 널뛰던 프로덕션이 상대적으로 정돈되면서 감정선도 안정적으로 변화한다. 마지막 트랙 “Smile”에 이르면 사랑하는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큰 감정의 진폭 속에서 찾아낸 안정이기 때문에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Blue Lips]는 스쿨보이 큐의 앨범 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전과 같은 폭력성을 상당히 거세했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카리스마 있게 다가온다. 프로덕션과 래핑이 감정선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자연스레 몰입하게 되고, 큐가 내린 사랑이란 결론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수긍하게 된다. 강력한 페르소나를 앞세워 갱스터 래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던 [Blank Face LP]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또 하나의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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