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JID - God Does Like Ugly
- rhythmer | 2025-09-08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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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ID
Album: God Does Like Ugly
Released: 2025-08-08
Rating:
Reviewer: 황두하
제이아이디(JID)는 제이콜(J.Cole)이 이끄는 드림빌 레코즈(Dreamville Records)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오고 있는 래퍼다. [DiCaprio 2](2018), [The Forever Story](2022) 등의 앨범이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Surround Sound”가 틱톡 챌린지의 유행에 힘입어 상업적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애틀랜타(Atlanta) 출신이지만, 트랩 사운드와 싱잉 랩을 앞세운 래퍼들과 다르게 빠르고 화려한 스킬을 갖춘 랩과 삶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가사는 그를 주목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장르 팬들 사이에서 그의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God Does Like Ugly]는 약 3년 만에 발표하는 네 번째 정규 앨범이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건 웨스트사이드 건(Westside Gunn)이다. 첫 곡 “YouUgly”에서 마치 디제이처럼 샤우팅으로 부를 과시하며 공격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어 제이아이디는 판매 실적으로만 음악가를 재단하는 풍토를 비판하며 자신이 정당하게 지금의 위치에 올랐음을 공표한다. 종교적 은유와 대중문화 레퍼런스가 뒤섞인 가사, 단어를 빼곡히 채워넣워 기술적 쾌감을 끌어올린 랩에서 그의 실력이 한층 더 물이 올랐다는 것이 느껴진다.
첫 트랙에서 끌어 올린 기세는 마이애미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Sk8”까지 쭉 이어지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에미넴(Eminem)이나 안드레3000(Andre3000)이 떠오를 정도로 다층적인 라임을 가득 채워 넣어 물 흐르듯 플로우를 이어가는 랩은 일정 경지에 이른 듯하다. 특히, “Wrk”와 “Community”에서의 랩은 놀랍다. 이 구간에 게스트로 참여한 클립스(Clipse)와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도 카리스마 넘치는 벌스로 앨범에 무게감을 더한다.
제이아이디는 흑인 사회 내의 폭력이 엔터테인먼트화되는 것을 거부하고, 실제로 흑인 사회 내에 존재하는 폭력의 악순환과 고통에 대해 토로한다. ‘I don't give a fuck about no industry beef / Ain't nobody give a fuck when Tay was dead in the street’(“Community”)라는 가사는 그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Glory”에서 풀어낸 범죄로 수감된 형의 일화도 같은 맥락으로 다가온다.
“What We On”부터 사운드가 부드러워진다. 이에 맞춰 제이아이디도 노래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기술적으로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 듣기에 어색하지 않다. 연인과 삐걱거리는 관계 속에서 신뢰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는 거리의 삶 속에서 얻은 편집증의 부작용처럼 다뤄진다. 트라우마가 일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은근슬쩍 제시하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Of Blue”다. 세 가지 파트로 이루어진 곡에서 그는 삶의 풍파 속에서 여기저기 상처를 입고 추해졌지만, 그 모습 자체를 받아들이고 더욱 강인해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종교적 은유와 경험을 녹여내어 메시지를 명확히 와중에도 유려하게 흘러가는 랩과 메레바(Meraba)의 보컬과 보이스 소스로 소울풀한 기운을 불어넣고 여러 질감의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변주로 감정선을 따라가는 프로덕션이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한다.
자신의 불안함을 받아들이고, 커리어 초반을 훑어보며 소회를 푸는 마지막 곡 “For Keeps”까지 이르면 묘한 해방감이 들면서 잔잔한 여운이 남는다. 첫 곡부터 서사를 착실히 쌓아온 덕분에 현재 제이아이디의 위상 및 탄탄한 앨범의 완성도와 겹쳐지며 자연스레 감화된다.
[God Does Like Ugly]는 제이아이디의 성장담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상처와 불안감을 안고 살아왔지만, 스스로의 불완전함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한층 더 단단한 자신으로 성장했다. 역동적이고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과 절정에 이른 최상급의 래핑은 서사를 탄탄히 뒷받침한다. 그는 완성도 있는 앨범을 연속으로 발표하며 단순히 랩을 잘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음악가라는 것을 증명해 왔다. 그리고 [God Does Like Ugly]에 이르러 음악적 역량이 만개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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