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Lil Wayne - I Am Not A Human Being
- rhythmer | 2010-11-25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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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Lil Wayne
Album: I Am Not A Human Being
Released : 2010-09-27
Rating :
Reviewer : 예동현
적어도 2010년에 힙합 음악을 즐기는 이라면 릴 웨인(Lil Wayne)이라는 이름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한번은 접해봤을 것이다. 이 레게머리에 문신이 범벅된 괴짜는 야수 같은 생김새만큼이나 강렬한 랩을 토해냈는데, 특히, 그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작업을 생산해내며 힙합 음악의 역사에 자신을 새겨 넣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그런 대단한 작업량에도 여전히 대단한 라임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인데, 기행으로 여겨질 만한 오토튠-록 프로젝트였던 전작 [Rebirth] 때문에 이 뮤지션의 미래에 대한 팬들의 기대에 우려가 섞였다. 하지만, 본 작 [I Am Not A Human Being]을 발매하면서 출소를 앞둔 적절한 시점에 ‘랩퍼’ 릴 웨인에 대한 팬들의 인식을 다시 재조정한다. 내년으로 미뤄둔 최고의 브랜드 [Tha Carter 4]를 기대케 하는 영리한 에피타이저인 셈이다.랩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여전히 이중의미를 지닌 단어들을 교차시키며 진행하는 재치 넘치는 비유와 도덕적 거부감의 한계수위를 넘나드는 다양한 표현들이 펼쳐진다. 그의 헤이터들을 임질(성병)에 비유하며 공격하는 “Gonorrhea”도 재미있고, “Bill Gates”의 당당함도 특유의 지저분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백미는 단연 “I Am Not A Human Being”과 “Right Above It”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인 것으로 부각시키려는 “I Am Not A Human Being”은 확실히 릴 웨인만의 영역을 더욱 공고히 만들어준다. “Right Above It”은 말이 필요 없다. 드레이크(Drake)의 준수한 라임을 확실히 압도하는 라인들이 곡 내내 펼쳐진다. ‘Life is a beach, I’m just playin’ in the sand’ 이런 것이 펀치 라인이다. 랩과 비트, 훅 면에서 이 곡은 올해 싱글 차트 탑 텐에 든 히트곡 가운데 가장 훌륭한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범의 성격을 보면 이해가 되지만, 프로덕션은 여전한 랩의 날카로움에 미치지 못한다. 차세대 거물이 될 것으로 보이는 재능있는 프로듀서 케인 비츠(Kane Beatz)의 “Right Above It”과 “I Am Not Human Being”, “Bill Gates” 등등 몇 곡은 훌륭하지만, 대부분은 정규 앨범에 수록하기는 약간 아쉽고 버리자니 아까운 비트들이 많다. 애초 디지털 EP로 기획했던 앨범이니만큼 딱 [The Leak]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특히, “A Millie”와 “Lolipop”을 섞으려다 튀어나온 듯한 “What’s Wrong With Them”이나 너무 부실한 멜로디라인이 아쉬운 “Popular” 등은 대단한 곡이 될뻔했지만,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해 아쉽다. 유출된 곡과 미공개 곡을 뒤섞은 편집 앨범인 만큼 전체적 내러티브라던가 일정한 컨셉, 메시지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애초에 그것은 평가사항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 앨범의 가치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릴 웨인의 출소기념 선물이며 2. [Rebirth]의 기행에 고개를 갸웃했던 팬이나 ‘그럼 그렇지’를 외쳤던 헤이터들에게 릴 웨인의 랩이 여전히 현 세대 최고 가운데 한 명임을 천명하고 3. 이미 힙합 역사상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Tha Carter] 시리즈 속편의 전주곡이다. 편집앨범이긴 하지만, 본 작 [I Am Not A Human Being]은 훗날 릴 웨인의 커리어를 돌이켜볼 때 아마 그의 2기와 3기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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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pse (2010-11-26 22:53:52, 58.124.198.***)
- 비트가 아쉽긴 하더군요... 저도 3개~3.5개가 적절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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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치왕엠씨몽 (2010-11-25 23:45:47, 110.11.41.***)
- 애매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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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동 (2010-11-25 21:54:54, 211.108.46.***)
- 적절한 점수인 것 같아요
많이 듣는 좋은 곡도 있지만 앨범의 완성도 같은 걸로 봤을 때는
카터 4의 프롤로그 정도가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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