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Kanye West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 rhythmer | 2010-11-29 | 12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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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anye West
Album: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Released : 2010-11-22
Rating :
Reviewer : 황순욱
'모방으로 위대하게 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었다.' 영국의 시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의 이 말은 칸예 웨스트(Kanye West)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비록, 힙합음악이라는 장르가 샘플 콜라주라는 한계에서 출발하기는 했지만, 몇 명의 위대한 뮤지션은 여기에 예술적 기운을 불어넣어 완벽히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런 관점에서 칸예는 가장 중요한 현재진행형 뮤지션이며, 그의 다섯 번째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칸예가 ‘위대한 뮤지션 리스트’에 오르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작품이다. 이 앨범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대의 음악이 촘촘하게 새겨져 있고, 어느 한 곳도 부족함이 없는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한다.컨티넌트 넘버 식스(Continent Number 6)의 민속음악과 프로그레시브 록의 대표 킹 크림슨(King Crimson)을 적절하게 응용한 앨범의 첫 싱글 "POWER"는 일찌감치 공개되어 칸예의 미래를 예고했다. 역동적인 음악과 웅장한 구성을 바탕으로 자신감 넘치는 라임을 쌓은 이 곡은 후반부로 갈수록 그 매력이 더해진다. 여기에 조지 콘도(George Condo)의 그림으로 장식된 커버아트와 프레스코 벽화에 음악적 리듬을 불어넣은 뮤직비디오는 이 프로젝트를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확장했다. 아마 렌 라이(Len Lye: 음악과 이미지의 결합을 시도했던 선구자)가 보았다면, 자신의 관뚜껑을 발로 찼을지도 모르겠다.
겨우 이 정도로 절정에 다다르진 말자. 얼마 전 두 번째 싱글로 공개되었던 "Runaway"는 앨범에서 9분을 넘기는 러닝타임으로 새롭게 편곡되었다. 몇 개의 건반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며 시작해서 전위적인 기타 리프로 끝맺는 이 트랙은 칸예의 애정과 아이디어가 듬뿍 담겨 있다. 특히, 이 곡은 칸예가 직접 감독한 동명의 단편영화로도 많은 화제가 되었다. 고(故)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Thriller"와도 비교되는(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영광인가!) "Runaway"의 영상은 무려 35분에 달하지만,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답다. 장담하건대, 남성팬라면 더욱 집중했을 것이다.
최근 금요일이 즐거웠던 이유는 주말이라서가 아니라 순전히 칸예의 ‘G.O.O.D. Fridays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짜 음원이어서가 아니라 결과물이 매번 신뢰할만했기 때문이다. 정해진 일정 안에서도 수그러듦이 없는 기량을 꾸준히 보여준 덕분에 세 개의 트랙은 앨범에 픽업되기도 했다. 그 중 제이지(Jay-Z)와 릭 로스(Rick Ross) 그리고 니키 미나즈(Nicki Minaj)로 구성한 올스타 멤버의 "Monster"는 세 번째 싱글로 낙점되었는데, 누구의 파트가 최고라고 해도 모두 수긍이 갈 만큼 밸런스가 좋다. 몬스터의 이름을 나열하며 시작하는 제이지도, 기가 막힌 완급조절로 경쟁하는 미나즈도 말이다.
싱글을 포함하여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성패는 첫 두 트랙에서 이미 판결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나즈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앨범의 첫 트랙 "Dark Fantasy"는 마이크 올드필드(Mike Oldfield)의 "In High Places"를 후렴구로 사용했다. 르자(Rza)의 커팅이라는 것이 단번에 느껴지는 짧은 루프에 칸예식 스케일을 더해서 시너지를 발생하고 있는데, 앨범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어 키드 커디(Kid Cudi)가 시니컬한 코러스를 맡고, 래퀀(Raekwon)이 워드플레이를 보탠 "Gorgeous"를 들으면 음악이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도록 수위를 지켜내는 안목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분명히 화려한 소스도 보이고 무모한 기교나 과도한 변주도 눈에 띄지만, 이 모든 것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난다. 특히, 다른 뮤지션의 실패작들과 비교하면 더더욱.
한편, 앨범의 가장 경쾌한 순간 "All Of The Lights"는 차곡차곡 쌓아놓은 사운드의 포개짐이 완벽에 가깝다. 물론, 크레딧에 포함된 엘튼 존(Elton John)을 비롯한 쟁쟁한 뮤지션들의 참여목록은 인맥과시에 가까울 만큼 소모적이일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유일한 솔로 트랙이라고 할 수 있는 "Hell Of A Life"는 음울함과 몽롱함이 사이키델릭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반된 두 트랙이 한 자리에 있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사실은 그만큼 앨범의 설계가 정확히 되었다는 방증이리라.
이 앨범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은 베스트 트랙과 워스트 트랙을 추리는 일이다. 보통은 몇 개의 모범답안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질문도 답변도 무모하다. 사실 하나씩 공개되었을 때 큰 감흥이 없던 곡들도 앨범으로 구성되면서 더 강한 생명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개별 트랙의 모음이 아니라 편의적으로 구간을 구분한 하나의 덩어리다. 여기에 속한 몇 개의 트랙은 따로 떼어서는 그 감동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 하지만, 앨범의 전후 맥락에서 발생하는 정서와 합쳐질 때에는 다르다. 이 앨범의 완성도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히트곡 몇을 아이팟에 넣고 이 앨범을 판단하지 마시라. 예상치 못한 소스의 조합과 오랜 노하우로 버무린 샘플, 그리고 모든 범위에서 맥락을 이해하고 구축한 시나리오. 이 시대의 클래식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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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린무관탈출기원 (2022-10-30 18:03:57, 223.39.207.***)
- 5점도 부족한 앨범은 이 앨범이 거의 유일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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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준 (2012-03-24 11:02:55, 112.221.141.**)
- 힙합을 넘어선 음악을 넘어선 예술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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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찬 (2011-04-17 12:57:24, 112.161.26.**)
- 맞습니다 이 앨범은 따로 따로 들으면 안됩니다
한번에 몰아서 다 들을수 밖에 없어요 프링글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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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aba' a.k.a Rozgin (2011-02-17 16:26:32, 116.46.12.**)
- 새로움과 완벽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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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 (2011-01-26 21:40:15, 211.200.90.**)
- 5점만점에 4.5점이상 주고싶음 진짜 2010년도에 나온앨범중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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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k (2011-01-09 10:32:58, 114.204.210.**)
- 들을때마다 소름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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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혁 (2010-12-15 23:51:41, 118.218.155.***)
- 사자마자 바로들었는데 ........충격이었음그냥 충격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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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vin Aurvana (2010-12-11 03:41:36, 69.91.164.**)
- 진짜 언능 들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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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롱 (2010-12-07 15:07:22, 112.154.230.***)
-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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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min (2010-12-05 22:11:10, 112.153.134.**)
- 이렇게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앨범은 정말 처음
요즘은 blame game 맨날 듣고있어요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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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luckyg (2010-12-02 10:17:31, 121.131.95.***)
-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흐름은 완벽에는 약간 못미치지만, 방향성 제시라는 측면에서 별 다섯개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아류작들 마저 기대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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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2010-12-01 13:40:08, 211.41.217.***)
- 정말 버릴 곡이 없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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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2010-12-01 09:45:28, 210.204.173.**)
- 어떻게 이런 앨범을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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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enomerican (2010-12-01 09:44:28, 71.202.251.***)
- 진짜 칸예는 레벨이 다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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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원 (2010-12-01 03:53:54, 124.254.218.***)
- Monster에 Lil wayne도 같이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을때마다 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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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cal (2010-12-01 00:04:58, 180.227.25.***)
- 저는 그냥 준수하다고 생각되네요.. Runaway는 정말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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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명환 (2010-11-30 22:23:46, 59.21.190.***)
- 핑크플로이드님/아 오타예요 4.5~4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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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MG (2010-11-30 20:34:36, 110.8.14.***)
- 2010년 이후의 랩게임은 MBDTF 이전의 음악과 MBDTF 이후의 음악으로 나뉠것이다
칸예웨스트 음악인생 제2막이 시작되려하는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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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ipse (2010-11-30 19:20:06, 58.124.198.***)
-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 했던 앨범... Runaway 무비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Runaway 무비는 선곡을 정말 적절히 한듯... 대박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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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다르바 (2010-11-30 19:03:00, 218.233.72.***)
- 칸예가 얼마나 샘플을 잘 고르고 잘 재단해서 잘 버무리는 지를 보여주는 듯ㅋ
정말 오랜만에 클래식이라 불릴 수 있는 앨범 인거 같네요ㅎ
버릴 트랙은 없는 거 같고.. 그래도 제일 많이는 듣게 되는 곡은..
전 So Appalled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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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high (2010-11-30 18:07:15, 124.54.125.**)
- 저는 4.5......앞으로 칸예의 어떤앨범이 나올지 모를테니 ㅎㅎ
무결점에 대해서는 대답을 못하겠지만 현재의 칸예와 그의 지인들이 만들수있는
최 정점의 앨범이라고 생각되네요
2000~2010년 10년 주기를 생각한다면
그 피날레를 성대하게 마무리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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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231 (2010-11-30 17:55:46, 61.252.221.**)
- 샘플링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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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쌩 (2010-11-30 12:22:11, 68.46.2.***)
- 1 "동시대 모든 뮤지션들을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요거 진짜 공감되네요..
전 4개~4개반정도 예쌍했는데 다섯개일줄이야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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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영 (2010-11-30 12:14:56, 112.216.123.**)
- 2010년 최고의 앨범이자
호바의 Blueprint 이후 동시대 모든 뮤지션들을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압도적인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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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nkfloyd (2010-11-30 11:07:54, 220.118.167.***)
- 11 3.5~4.0은 너무 적게 주는것 아닌가요? ㅋㅋㅋ 솔직히 저는 4.5 나 5 생각하는데 올뮤직에선 4를 줬더군요 ㄷㄷ 할튼 마이클 올드필드라든지 킹크림슨 샘플을 할줄은 몰랐네요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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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카라인 (2010-11-30 10:07:12, 203.230.217.***)
- 전설을 계속되고 있다. 이 앨범으로 카녜는 훌륭한 뮤지션에서 전설로써 자리매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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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명환 (2010-11-30 08:05:16, 59.21.190.***)
- 리뷰내용에 동감하지만 저는 칸예의 래퍼토리는 2집정도에서 막혀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ㅡㅡ;; 저는 한 별 세개 반에서 네개사이로 주고싶네요... 막귀라서 제가 잘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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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쌩 (2010-11-30 06:35:26, 68.46.2.***)
- 다섯개!!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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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민 (2010-11-30 05:48:41, 175.206.195.**)
- 총체적인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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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교 (2010-11-30 00:23:56, 59.9.145.**)
- 이야 괴물같은 앨범이 이렇게 또 하나가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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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mortal (2010-11-29 23:33:36, 58.238.5.***)
- 와 이런 수작이 있었다니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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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동 (2010-11-29 21:39:33, 211.108.46.***)
- 앨범 케이스부터 앨범아트, 내용물까지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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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다심 (2010-11-29 21:04:28, 114.205.74.***)
- 이 리드머에서 R 5개짜리 평점받은 앨범을
몇년만에 보는지 모르겠군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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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 (2010-11-29 20:52:57, 211.37.104.***)
- 잘봤습니다.
runaway 뮤비 아직 못보신분 계시면 감상 추천드리고 싶네요.
수록된 노래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엮여서 뮤비 감상 전과 후에
앨범을 듣는 맛이 또 다를거에요..
유툽에 고화질로 있습니다.
갠적인 생각이지만 runaway뮤비는 안티크라이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거 같던데..
하여간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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