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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Cassidy - C.A.S.H.
    rhythmer | 2010-11-30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Cassidy   
    Album: C.A.S.H
    Released : 2010-11-16
    Rating : 
    Reviewer : 예동현









    왜인지 모르게 세간의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나는 캐시디(Cassidy)의 전작 [B.A.R.S.]가 그의 커리어 최고의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2집 [I’m A Hustla]에서 강렬한 몇 개의 싱글들을 떠올린 사람들은 반박할 것이고 나 역시 어느 정도는 수긍한다. 하지만, 3집 [B.A.R.S.]는 전체 앨범의 평균점이 2집보다 높고, 살인 사건과 교통사고라는, 생명과 인생이 오고 가는 큰 사건을 거치는 극적인 이야기들과 인간적으로 성숙한 그의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그 성숙이라는 것이 너무 직설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면서 다소 교훈적이고 깊은 성찰은 없이 큰 사건 후 안도의 한숨 쉬듯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의 지적은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그는 어쨌든 마이크를 쥔 사람이고 마이크 앞에서 고백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나름의 성사를 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전작의 향기가 진하다. 3집의 대미를 장식한 “All By My Self”에서 캐시디의 프로듀싱에 대한 욕심을 짐작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또 이렇게 전면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것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개인적인 앨범이었던 전작을 계승한 이 앨범은 애석하게도 모든 면에서 전작을 뛰어넘지 못한다. 스위즈 비츠(Swizz Beatz)의 풀 서피스(Full Surface) 레코드를 벗어나 NBA 농구 선수인 카멜로 앤써니(Carmelo Anthony)가 설립한 독립 레이블 크로스 오버 엔터테인먼트(Kross-Over Entertainment)와 계약하고 인디로 전향했지만, 본작은 인디 앨범의 고집도 이전 커리어와 같은 스케일이나 상업적 감각도 없이 과거의 성공들을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 것에 주력하는 듯하다.

    이는 너무 원대한 목표였다. 우선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 빙크(Bink)나 네오 다 매트릭스(Neo Da Matrix), 보이 원다(Boi-1da) 등등 프로듀서 진용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배경을 그려주지는 못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멜로디 라인임에도 그럴듯한 게스트 싱어는 단 두 명뿐이고 그나마도 한 5년 전이라면 히트를 기대해봄 직한 “She Addicted”를 제외하면, 너무 뻔한 알앤비-랩 넘버들이다. “I’m A Hustla”-“B-Boy Stance”-“My Drink ‘N My 2 Step”의 뒤를 잇고 싶어하는 맥시멈 리듬의 클럽 넘버들인 “High Off Life”, “One Shot”, “Drumma Bass” 역시 매력이 떨어진다. 이상하게도 앨범의 좋은 곡들은 커머셜 앨범임을 외치고 싶은 트랙들을 제외했을 때 등장한다. “Monsta Muzik”, “Paper Up”, “Peace” 같은 곡들이 이 앨범을 구원하는 존재들이며, 앞으로 캐시디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시켜 주는 물건이다.

    물질적 조건이 충분치 않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 앨범은 너무 안일한 만족과 제공되지 않은 여건 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붙잡으려 한다. 메인스트림에서 인디로 전향한 대다수의 뮤지션은 그런 간극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같은 게임을 다른 무대에서 펼쳐야 하고 그렇다면, 방식은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카멜로 앤써니는 TV 속 그의 플레이를 콘크리트 코트에서 100% 펼쳐 보일 수는 없을 것이다. 매끈한 코트도 없고 감독과 동료도 없다면 카멜로는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것이다. 캐시디도 마찬가지다. 그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약간은 새로운 면모도 필요하다. 팬들의 지지는 항상 조건을 수반하며, 그들 중 다수는 그리 인내심 있는 편이 아니므로.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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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s (2010-12-02 22:40:16, 175.113.194.***)
      2. 팬으로서 실망을 금치 못한 앨범이었습니다.
        프로듀싱에 대한 과한 욕심과 자기의 매력점을 털어버리고 한번에 변신하려고 한 것 자체가 미쓰라고 생각되는 앨범이었어요.
      1. Datskat (2010-12-02 15:23:49, 180.66.24.***)
      2. 그냥 그런 곡들로 꽉꽉 담아놓은
      1. lemonade (2010-12-02 13:19:58, 134.29.81.**)
      2. 북한 인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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