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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Lloyd Banks - The Hunger For More 2
    rhythmer | 2010-12-07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Lloyd Banks   
    Album: The Hunger For More 2
    Released : 2010-11-22
    Rating : +
    Reviewer : 예동현









    지-유닛(G-Unit)의 전성기는 끝났고 하늘을 찔렀던 그들의 위상은 역사 속의 일화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순전히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들이 유행이었던 순간이 메인스트림 랩 게임의 중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이지, 지-유닛 자체의 기량이 하락하거나 결과물의 질적 저하에 따른 쇠락이 아니란 점은 분명하다. 그들은 여전히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어낸다. 단지 변덕 심한 관객들이 일으킨 흙먼지가 사라졌을 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유닛 최고의 리릭시스트인 로이드 뱅스(Lloyd Banks)는 목소리와 플로우 변화에 의한 과도기를 거쳐 이제 스스로 완전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데뷔 앨범 [Hunger For More]의 탁월한 성취는 모든 면에서 ‘약간’ 떨어졌던 두 번째 앨범 때문에 희미해졌지만, 확실히 그 시기에 나온 뉴욕 하드코어 앨범의 모범답안이었다. 게다가 [Hunger For More]는 ‘뉴욕 출신의 신인 MC가 배출한 마지막 차트 1위 데뷔 앨범’이라는 명예(?)까지 얻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앨범의 음악적, 상업적 성과는 후속작의 부진과 예전 같지 않은 시장 상황 때문에 움츠러든 젊은 뮤지션을 조급하게 만들었고, 로이드 뱅스로 하여금 디스코그래피만 보자면, 제법 이른 시기에 과거의 영광을 빌려오게 하였다. 다행스러운 건 완벽하게 데뷔 앨범의 아우라를 복기(復碁)한다는 점이다.

    씬 안에서는 제법 히트를 기록했지만, 차트 퍼포먼스는 별 볼일 없는 “Beamer, Benz Or Bentley”가 앨범의 얼굴이지만, 이 앨범은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상업성과 하드코어 힙합 간의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Beamer, Benz Or Bentley”, “Any Girl”, 혹은 “Start It Up”이 비록 싱글 차트를 누비지는 못했더라도 최소한 그 곡들을 접해본 ‘고객’들은 만족할 것이며, “Take ‘Em To War”나 “Home Sweet Home”, “Payback” 등등 탄탄한 하드코어 트랙은 로이드의 ‘지지자’들을 환호케 할 것이다. 게스트들의 활약도 훌륭하다. 주엘즈 산타나(Juelz Santana)나 로이드(Lloyd), 스위즈 비츠(Swizz Beatz)는 주인공에게 모자란 활력을 채워주었고, 스타일스 피(Styles P)와 푸사 티(Pusha T), 래퀀(Raekwon)은 로이드 뱅스와 수준 높은 랩을 교환하며, 기술적 환희와 랩 음악 본연의 예술적 감동을 제공한다.

    이제는 새로운 목소리에 완벽히 적응한 로이드 뱅스의 랩은 확실히 호불호의 기호에서 자유롭진 않겠으나 기술적으로 완성되었다는 게 느껴진다. 짧은 구절들 여러 개를 한 구조 안에 엮어내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타일은 의미의 직관적인 이해를 방해하지만, 그 여백으로 더 풍부한 감정적 여운을 발생시킨다. 그런 뱅스의 랩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 데다가 게스트로 참여한 푸사 티마저 대단한 랩을 선보인 “Home Sweet Home”은 랩 측면에서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다. 고정된 플로우 안에서 자유자재로 라임을 변환시키며 유연하게 벌스를 이끌어가는 뱅스의 스타일은 매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데뷔 초기에 탁월한 작사력을 선보였음에도 랩 스타일이 피프티 센트(50 Cent)의 영향력 아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를 떠올린다면, 이는 데뷔 앨범 [The Hunger For More]의 시리즈 후속작에서 이룬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음악적 성과와는 별개로 [The Hunger For More 2]의 포지션이 여러 가지 면에서 어중간하다는 점이다. 로이드 뱅스는 이 앨범을 통해 돌이키고 싶은 시간대가 자신이 데뷔한 시기인 2000년대 초•중반, 정확하게는 2003~2005년 사이의 랩 게임임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꽤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그 시기는 90년대 중반만큼 빈티지하지도 않았고 서던 랩과 블랙-트로니카 시대의 혁신이 몰아친 2000년대 중•후반만큼 새롭지도 않은 모호한 시기다. 이 시기에 대한 향수는 코어 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아직 그 향기가 깊지 않고 그의 데뷔 앨범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었을 뿐, 완성도나 역사성의 측면에서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이 앨범이 전성기 지-유닛과 자신의 음악을 그대로 표현해내면서 현재에 어울리는 트렌디함도 갖추었고, 데뷔 앨범의 후속작으로서 1편의 모든 성과를 재현하려는 목표를 모두 달성했지만, 바로 앞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상업적, 비평적인 모든 면에서 전작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로이드 뱅스의 세 번째 앨범은 조금 늦게 세상에 나왔지만, [The Hunger For More]의 후속작은 너무 일찍 발매되었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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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소개구리 (2010-12-28 11:39:55, 180.70.150.***)
      2. 리뷰최고!
        서울
      1. s.a.s (2010-12-16 22:07:13, 175.113.194.***)
      2. 뉴욕!!!!!!!
        좋다 계속 이렇게 가자!
      1. groobeat (2010-12-08 19:24:30, 118.33.62.**)
      2. "Home Sweet Home"은 저도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로이드 뿐만 아니라 요즘 푸샤티가 정말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는데
        개인적으로 클립스 추종자로써 매우 흡족하네요! :)
      1. 요다심 (2010-12-08 02:56:00, 114.205.74.***)
      2. 전작 썩은사과보다는 어중간하지 않군요 ㅎㅎㅎ
        이런거 좋아 ㅎㅎ
      1. imagine (2010-12-07 18:20:36, 110.8.14.***)
      2. 게이빨 쩌는 최근 메인스트림에도 이런 우직한 전공법을 구사하는 쾌남아가 있다니...

        로이드는 마지막 하나 남은 뉴욕쉿의 희망이다
      1. unknownn (2010-12-07 14:42:04, 210.99.50.***)
      2. 요즘 보기힘든 스트릿 기운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 더 좋았습니다. 로뱅씨의 랩도 거의 완성에 다다른 것 같구요. 킬링트랙 몇 개만 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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