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Diddy-Dirty Money - Last Train To Paris
- rhythmer | 2011-01-12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Diddy-Dirty Money
Album: Last Train To Paris
Released : 2010-12-13
Rating :
Reviewer : 황순욱
처음 이 앨범의 표지를 봤을 땐 유럽산 라운지 앨범이 아닐까 했다. 초점도 맞지 않는 사진에 '파리로 가는 마지막 열차(Last Train To Paris)'라는 타이틀은 오해하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피디디(P.Diddy)가 바쁜 와중에도 무려 3년간 준비한 프로젝트로 자신과 더리머니(Dirty Money)라는 보컬 듀오를 하나로 묶어 새롭게 도전하는 유닛이다. 그리고 [Last Train To Paris]는 그들의 첫 작품집으로 가상의 자신이 런던에서 파리로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담았다. 제법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 같다.이미 1년도 지난 2009년의 끝자락에 발표된 리드 싱글 "Angels"는 디디와 그의 오랜 파트너 마리오 와이넌스(Mario Winans)가 합작한 트랙으로,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의 목소리를 가져와 추억을 환기한 것이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앨범버전에 추가된 릭 로스(Rick Ross)의 영역은 아우라를 제대로 보여주고, 신스 사운드와 나른한 보컬을 첨가해 트렌드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담았다. 한편, 같이 발표되었던 싱글 "Love Come Down"은 제법 재미있는 음악이었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Last Train To Paris]가 얼마나 까다로운 개발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
[Last Train To Paris]의 진가는 이제부터다. 이어진 싱글 "Hello Good Morning"은 2010년에 발표된 힙합 트랙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싱글 중 하나였다. 티아이(T.I.)의 놀랍도록 완벽한 딜리버리와 단져(Danja)의 몸 전체를 울리는 베이스 운용, 극처럼 연출한 구성과 변화무쌍한 악기들은 잠깐도 방심하기 힘들다. 전성기를 다시 찾은 듯 팔팔 끓어 오르는 스위지(Swizz Beatz)표 클럽튠 "Ass On The Floor"는 하이햇과 퍼커션으로 만들어 내는 특유의 리듬 패턴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두 여성 보컬이 곡의 중심을 잡고 있어 소란스러운 틈에 곡이 휘발되는 것을 막는다. 마지막 트랙인 "Loving You No More"는 드레이크(Drake)가 특유의 서정미를 더해서 여행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아마 이보다 적당한 엔딩은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음반을 오랫동안 재미있게 듣고 있지만, [Last Train To Paris]의 가장 큰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바로 '주인공의 부재'다. 물론, 디디에게 놀랄만한 재치의 라이밍이나 절묘한 플로우 디자인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체로서 무언가는 보여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Strobe Lights"의 릴 웨인(Lil' Wayne)처럼 여기에 참여한 굵직한 게스트들이 역할을 잘 소화해내기는 했지만 말이다. 두 보컬 멤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많은 트랙에서 앞으로 나오긴 했지만, 결국 백업 보컬보다 조금 나은 인상을 줄 뿐이다. 오히려 단 한 곡씩 참여한 어셔(Usher)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혹은 같은 여성 보컬인 스카일라 그레이(Skylar Grey)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이 앨범은 득과 실, 만족과 불만이 공존하는 앨범이지만, 무게의 추를 어느 쪽에 두느냐에 따라 기분 좋은 발견이 될 수 있다. 디디의 앨범으로 계산하면, 새로운 음악에 대한 훌륭한 해석과 멋진 컨셉트를 건져 낼 수 있고, 수록곡들의 면면도 뛰어나다. 반면, 그가 설정한 목적지에 제대로 도달했는가를 생각하면, 부정적인 멘트를 건네야겠다. 게다가 멤버들이 남긴 인상이 미흡해서 그들을 주인공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신의 가슴은 어느 쪽을 따를 것인가? 그래도 원했던 목적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수확은 크다.
*앨범 감상 시 필자의 트랙별 감정 기복 그래프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8
-
-
- Devin Aurvana (2011-02-05 17:38:48, 67.183.135.**)
- 디디가 약하니까 피처링들이 너무 중구난방으로 다가오는듯 하네요... 그래도 디디니까 이정도 만든 거 아닐까요...?
-
- s.a.s (2011-01-24 00:06:40, 175.113.194.***)
- 어지러운 앨범
-
- FUNKY METHODIST (2011-01-15 22:44:37, 119.206.54.***)
- Diddy니까 요런 음반도 나올수가 있는거
기냥 성공한 사람이라 때깔이 좋은게 아니죠
-
- CloudPark (2011-01-14 14:10:18, 115.145.20.**)
- 방심하고 있다가 그래프에서 또 빵터졌네요 ㅋㅋ
저는 디럭스판이어서 그런지 트랙 순서가 좀 다른 가봐요 ㅋ
Loving you no more 뒤에 트랙이 한참 있거든요 ㅋ
-
- 황순영 (2011-01-14 09:59:53, 112.216.123.**)
- 갠적으론 Deluxe 버전에만 수록된 더드림이 만든 Change가 베스트트랙 정말 좋음!!
-
- mp01 (2011-01-13 14:29:55, 110.8.14.***)
- 디디 없는 디디 앨범... 사운드 때깔은 확실히 잘빠졌네
-
- lemonade (2011-01-13 08:50:28, 216.114.194.***)
- 디디야.. 제발 미련을 버리고 이제 랩게임에서 그만 은퇴를
-
- 물개의각성 (2011-01-13 08:42:24, 110.8.14.***)
- 디디만 빼고 완벽한 앨범
-
- 부담보이 (2011-01-13 00:45:16, 175.211.26.**)
- 잘 읽었습니다 ㅎㅎ 일단 저는 애초에 디디의 지분을 크게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 앨범 듣고 생각보다 너무 좋아 깜짝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솔직히 이렇게 많은 게스트가 참여하면 중구난방이 되기 십상인데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세련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크게 해치지 않고 게스트들을 잘 묶은 거 같습니다. 디디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인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