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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Keri Hilson - No Boys Allowed
    rhythmer | 2011-02-10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Keri Hilson    
    Album: No Boys Allowed
    Released: 2010-12-17
    Rating: 
    Reviewer: 예동현








    데뷔 앨범을 통해 폭발적이라고 말하기엔 민망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모호한 성공을 거둔 케리 힐슨(Keri Hilson). 그녀의 두 번째 앨범 [No Boys Allowed]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팀발랜드(Timbaland)와 팔로우 다 돈(Polow Da Don)이 주도했다. 알앤비와 힙합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소스들이 뒤섞여 매력적인 소음을 만들어 내는 방법들은 유사하지만,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체적인 사운드의 방향성이다. 힙합+일렉트로 비트가 주된 업 템포 곡과 슬로우 잼의 적절한 배분이라는 안정적인 알앤비 팝 앨범을 표방했던 것이 데뷔 앨범 [In A Perfect World]라면, 본작은 한 곡 안에서 멜로디와 리듬 트랙의 적절한 조화가 어우러져 앨범 전반의 소리들이 일관성 있게 흘러간다. 거기에 케리 힐슨의 보컬 역시 약간은 단조로웠던 전작에 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번 앨범 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곡은 역시 싱글 컷된 “Breaking Point”와 “Pretty Girl Rock”, “One Night Stand” 등 3곡이 되겠다. 캐치한 훅과 반복적인 멜로디를 통해 익숙한 바운스를 뽑아내는 “Pretty Girl Rock”이 자신만만한 여성상을 드러내며 한껏 폼을 잡는 스웨거 타입의 곡이라면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이 피처링한 “One Night Stand”는 슬로우 잼 보컬을 뒤덮은 기묘한 울림의 비트들이 신선하고 생경한 느낌을 전해주는 멋진 발라드다. 그 가운데 백미는 역시 “Breaking Point”일 텐데, 이 미래지향적 슬로우 잼 넘버는 마치 90년대 후반 팀발랜드 식 알앤비 넘버들이 2011년으로 넘어오며 급격하게 진화한 형태다. 힐슨의 뇌쇄적인 목소리와 다채로운 소스들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화음, 희한하게 뒤틀린 리듬과 어딘지 오리엔탈적인 분위기가 나는 멜로디까지 모든 면에서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어 확실한 만족을 선사한다.

    하지만, 싱글컷이 되지 않았다고 다른 트랙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드레이크(Drake)와 에미넴(Eminem)의 2010년 히트곡을 제작하며 최고의 기대주로 떠오른 프로듀서 보이원다(Boi-1Da)가 참여한 “Gimme What I Want”은 서던 힙합 비트에 일렉트로니카를 적절히 믹스하여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즐거운 긴장감을 발휘한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리드미컬한 힙합 소울 넘버 “Buyou”는 처음 공개될 당시 참여했던 릴 킴(Lil’ Kim)에서 최근 각광받는 신인 래퍼 제이 콜(J. Cole)이 참여해 짧고 굵은 인상을 남기고, 역시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마이애미 출신의 래퍼 릭 로스(Rick Ross)가 참여한 “The Way You Love Me”의 스피디한 진행과 힐슨의 마치 랩처럼 빠르게 멜로디를 훑어가는 격앙된 목소리는 제법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 외에도 넬리(Nelly)가 참여한 일렉트로 팝 넘버 “Lose Control”이나 앨범 말미의 차분한 발라드 “All The Boys”는 어깨에 힘을 풀고 편안한 감상을 원하는 팬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No Boys Allowed]은 현재 미국 대중음악계의 각종 유행을 한꺼번에 엿보기에 충분한 동시에 케리 힐슨이라는 전도유망한 뮤지션의 미래를 점쳐볼 만한 약간의 단서를 제공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라면 역시 그녀의 카리스마에 대한 부분이다. 전보다 운신의 폭은 넓어졌지만, ‘케리 힐슨의 음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이 될만한 어떠한 스타일의 정립도 없다. 그녀가 순간을 스치는 수많은 별 가운데 하나가 되고 싶다면 이미 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진다. 그녀만의 매력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케리 힐슨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얘기도 아니다. 케리 힐슨이 했을 때는 남들보다 더 멋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 앨범의 좋은 알갱이들은 몇몇 곡을 제외하면 누가 했어도 그럴 듯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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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지훈 (2011-02-12 10:42:09, 114.203.203.**)
      2. 제가 듣기에도 앨범에 확실한 색체가 없다는 결점이 쉽게 노출되긴 하더군요...

        싱어-송라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케리 힐슨은 많은 사람에게 비주얼적인 강점이 더 크게 부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진짜 가수가 되고 싶다면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구나 싶네요. 히힝
      1. lemonade (2011-02-11 01:17:38, 216.114.194.***)
      2. 진짜 솔직히 The Way I Are 이후로 단 한곡도 자기만의 색깔이 나타난 곡이 없었어요 얘는. 특히 r&b는 제발 하지 말았으면.. 정말 볼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 계속 이런식으로 음악하려거든 그냥 패션모델로나 전향해 버리든가 하지.
      1. ymin (2011-02-10 18:18:07, 180.224.183.***)
      2. 케리힐슨은 종종 보통 여가수들에겐 느낄수 없는 '멋있는' 스웨거로 남자래퍼들까지 눌러버릴때가 있는데, 앨범제목과는 다르게 그 매력이 안느껴지더라구요
        옛날에 로이드뱅스한테 퓨쳐링한거 들었을 적부터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케리힐슨은 팝이 너무 안어울려요ㅜㅜ 입지가 굳건하지못하다보니 팝섞인 알앤비랑 트렌드로 무장하려드는거 같은데 그래서 더 자기색깔을 못찾는거 같아요
      1. unluckyg (2011-02-10 16:43:54, 220.116.89.***)
      2. 전 꽤 좋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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