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Ginuwine - Elgin
- rhythmer | 2011-03-08 | 1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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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Ginuwine
Album: Elgin
Released: 2011-02-15
Rating:
Reviewer: 오이
90년대 가장 ‘HOT’한 알앤비 스타 중 한 명인 지누와인(Ginuwine)의 일곱 번째 스튜디오 앨범 [Elgin]이 발매 되었다(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Elgin’은 그의 본명이기도 하다). 지누와인은 메이저 뮤지션답게 항상 최신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여 곡들을 발표해 왔던 터라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의 기대감을 들게 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기대감이 한 발짝씩 물러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 중반을 넘어가며 발표한 슬로우잼에 충실한 곡들을 들으면 더욱 그렇다. 지누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Pony”를 부르며 탈의를 즐기는 섹시 스타 그 자체였다. 그런 그가 언제부턴가 탈의보다는 말쑥하게 수트를 갖춰 입고 불러야만 어울리는 곡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는데, 서서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연스레 나타난다. 점점 슬로우잼 스타일의 곡의 범위는 넓어지고, 목소리는 한결 더 부드러워 졌다. 하지만, 그 결과의 화살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꽂힐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쁘게 말하면, 요즘 지누와인은 김빠진 콜라 같다.일단 [Elgin]에 참여한 이들의 라인업은 현란하다. 그동안 많은 작업을 해왔던 팀발랜드(Timbaland), 브라이언 콕스(Bryan-Michael Cox), 다이안 워렌(Diane Warren), 탱크(Tank) 등 알만한 사람들이 참여하였고, 게스트 스타로 트리나(Trina)와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이전처럼 지누와인 자신도 많은 곡에 이름을 걸고 있어 송라이터로서 입지 또한 잊지 않았다. 첫 싱글인 “First Time”은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곡으로 다소 둔탁한 비트와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적절히 매치된 슬로우잼 곡이다. 그리고 이 곡을 필두로 탱크가 프로듀서로 나선 “Heaven”이나 브라이언 콕스의 “Drink Of Choice”, “Body” 등 끈적한 알앤비를 비롯하여 트리나가 참여한 “Batteries”나 “Kidnapped” 등 비트감 있는 곡들도 잊지 않고 수록하여 알앤비 팬들의 구미를 당길 만큼 잘 포장시켜 놓았다. 그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아도 알앤비 음악을 좋아한다면 반길만한 앨범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어느 누구의 곡이더라도 소화해내는 지누와인의 능력은 이미 검증이 되어 있으니, 그의 스타일을 기대하며 듣기에도 나쁘지 않은 앨범이다.
하지만, 지누와인의 곡을 처음 접하게 되는 이들에게 이 앨범을 절대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도 이제 40줄에 들어선 지금, 시대의 흐름을 따라 음악을 만들기엔 모호한 나이가 되어 버린데다가 복근을 보여주며 허리를 흔드는 대신 안전하게 현재의 음악들로 선회하는 것이 앞으로 자신을 표출하는 데 더 낫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브라이언 콕스나 다이안 워렌 같은 사람들은 그와 궁합이 그리 맞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점점 부드러워지는 보컬은 “Pony”나 “There It Is”에서 들을 수 있던 자신감 넘치는 보컬 스킬을 더욱 그립게 하기만 할 뿐이다.
이처럼 음악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그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고유성까지 알게 모르게 마모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쉽다. 언제까지고 그가 많은 여성들의 종마 노릇을 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드럽기만’한 지누와인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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