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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dele - 21
    rhythmer | 2011-03-15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dele
    Album: 21
    Released: 2011-01-19
    Rating: 
    Reviewer: 민혜경








    영국 출신의 소울 싱어송라이터 아델(Adele)의 [21]은 지난 1집의 타이틀 [19]에 이어 앨범을 작업하던 나이를 타이틀로 내세운 그녀의 두 번째 앨범이다. 그만큼 현재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곡 속에 녹여내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미 첫 싱글 “Hometown Glory”에서 충격적일 만큼이나 흠잡을 데 없는 작사, 작곡과 완벽한 보컬을 증명하였음에도 릴리 알렌(Lily Allen), 케이트 내쉬(Kate Nash), 더피(Duffy)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활동 기간이 겹쳐 그녀의 재능은 다소 빛을 보지 못하였다. 결국, 그녀가 얻은 타이틀은 ‘제2의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였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겨우 두 장의 결과물을 통해 전 세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대단한 인물이긴 하지만, 단지 소울 음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델을 에이미와 같이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브라스 밴드의 빈티지함을 기반으로 하는 레트로 소울 싱어라면, 아델은 로커빌리(Rockabilly)에 영향받은 템포러리 R&B 싱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아델은 이번 두 번째 앨범을 통해 그녀만의 진가를 내뿜으며 돌아왔다. 빌보드 앨범 차트, UK 앨범 차트 등 10여 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와 함께. 그럼 그렇지.

    이번 앨범에서 첫 싱글 커트된 곡이자 첫 번째 트랙인  “Rolling In The Deep“은 코러스에 가스펠 요소를 차용한 소울 곡이다. 중간부터 울리는 드럼비트와 카리스마 넘치는 아델의 보컬이 강한 임팩트를 준다. 한 번만 들어도 머릿속에 맴돌지만 유치하지 않고 클래식한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 블록 파티(Bloc Party), 플로렌스 앤더 머신(Florence And The Machine), 막시모 파크(Maximo Park) 등의 앨범에 참여한 폴 엡워스(Paul Epworth)가 프로듀싱을 맡았는데, 강렬한 사운드와 상반되는 로우파이(Lo-fi)함을 적절히 녹여내었다.

    폴 엡워스 이외에 원리퍼블릭(OneRepublic)의 라이언 테더(Ryan Tedder),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댄 윌슨(Dan Wilson) 등, 최고의 프로듀서 진이 참여하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앨범은 릭 루빈(Rick Rubin)이 프로듀서로 나서 발매 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다. 그가 프로듀싱한 곡 중 하나인 “One and Only”는 컨트리 블루스에서 영향받은 곡으로, 아델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트랙이다.

    포스트펑크(Post-punk) 밴드 더 큐어(The Cure)의 곡을 다시 부른 “Lovesong”은 밥 딜런(Bob Dylan)의 “Make You Feel My Love”에 이어 정규앨범에 발표한 두 번째 리메이크곡이다. “Make You Feel My Love”가 원곡의 기조를 헤치지 않고 아델의 목소리를 얹었다면, 이 곡은 염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원곡을 뒤엎고 어쿠스틱 기타를 전반에 내세웠다. 키치한 편곡과 건조한 창법에 애틋한 가사를 붙여 아이러니함을 강조한 원곡을 완전히 뒤집고 보사노바 편곡에 감성 가득한 보컬을 입혀 듣는 재미를 더했다. 코러스와 드럼이 주를 이루는 로커빌리 풍의 “Rumour Has It”은 그냥 지나치기 아까울 정도로 독특한 구성을 자랑하는 곡이다.

    이번 앨범의 가사는 이별 후 찾아온 쓰디쓴 감정을 처절하게 또는 담담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앨범 내에서 가사의 힘이 가장 강력하게 발휘되는 곡은 마지막 트랙 “Someone Like You”이다. 피아노 반주로만 진행되는 이 곡은 의연한 듯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카리스마가 듣는 이의 감정을 절정으로 끌어올려 주는 곡으로, 전 앨범 수록곡 “Hometown Glory”의 연장선에 있는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아델의 보컬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리스너를 곡 속으로 끌어들여 동감을 이끌어내는 감정선에 있다. “Someone Like You”는 이별한 연인에게 행복을 빌어주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내었다. 이러한 가사가 피아노 선율 위의 아델의 목소리와 융합하여 마치 비극의 로맨스 물을 보는 듯한 가슴 아픔을 전해 준다. 고작 88년생 소녀가 이러한 흡입력을 가질 수 있다니. 하필 곡 배치도 앨범의 제일 마지막이라, 음반의 재생이 모두 끝난 다음에도 한동안 그 여운에서 빠져 나오기 어려울 정도이다.

    전작 [19]에서 십 대 소녀의 풋풋함을 내세워 팝, 레트로 소울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은 그에 비해 컨템포러리함이 강조되었다. 과하지 않으면서 듣기 편안한 소울곡이 주를 이뤄 원숙미가 느껴진다. 전반적으로는 느린 템포의 곡들로 채워져 있지만, 듣는 동안 지루함이 없다. 그만큼 곡 배치에 치밀함을 가했음을 알 수 있다.

    촉망받는 싱어가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만큼 훈훈한 일도 없다. 아델의 2집 [21]은 그 훈훈함이 차고 넘쳐 바다를 이룰만한 웰메이드 앨범이다. 트렌디한 비트 하나 없이 소울로 대동단결하여 통일성을 잃지 않은 정말 ‘잘 만든' 앨범. 괜히 이 앨범이 현재 전 세계 차트를 휘젓고 다니는 게 아니다. 좋은 건 누가 들어도 좋은 것임을 증명하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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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pE!! (2011-03-20 15:36:42, 116.33.160.**)
      2. ㅇ ㅏ 이분이 영국싱어송라이터였군요 ㅜㅜ
        몇개월전에 우연히 싱글접하고 찾아봐도 마땅히
        정보가 없어서 엄청 궁금해 하고있있는데
        앨범 한번 들어봐야겠네여~!
      1. 아이튠즈 (2011-03-19 02:04:09, 121.144.109.***)
      2. 정말 생뚱 맞지만 Rolling In The Deep 이 노래 들을때 마다 전 마마스 앤 파파스가 떠올라요. 아마 코러스 라인 때문인거 같은데. 이상하게 또 신기하게 들을때 마다 매번 연상되네요.
      1. Vizualiza (2011-03-16 18:21:45, 115.22.66.**)
      2. 디스코그래피 내내 앨범마다 타이틀을 본인 그때 나이로 하면 꽤나 인상적일 듯
      1. piano (2011-03-16 16:16:12, 180.68.107.***)
      2. 나이 생각하면 애늙은인데 안어색한 뮤지션
      1. djyd (2011-03-16 14:36:02, 119.203.243.***)
      2. 오! 좋은 정보군요 꼭 들어봐야겠습니다
        에이미와 더피 둘다 사랑하는 저로써는
      1. winning (2011-03-16 05:19:33, 216.114.194.***)
      2. htl86님 커멘트에 그만 '빵' lol
      1. 조원희 (2011-03-16 02:27:55, 66.124.29.***)
      2. 민기자님은 당장 얼굴을 공개하세요!
      1. htl86 (2011-03-16 00:42:04, 218.152.82.***)
      2. 약간 이경실 느낌나네..얼굴이..;
      1. howhigh (2011-03-15 20:12:37, 124.54.125.**)
      2. 88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깊이와 성숙함이 앨범전체에 느껴지더군요....

        더피나 다른 뮤지션들에 비해서 좀더 빠르게 성장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앨범 참 감명깊게 잘 들었네요...

        우리나라에도 Adele같은 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 윤영구 (2011-03-15 19:12:42, 1.96.234.***)
      2. 작년인가 재작년 그래미어워드에서 chasing pavements라는 노래를 접하고 괜찮은 가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새 앨범이 나왔군요.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1. crave4you (2011-03-15 19:02:55, 121.162.102.**)
      2. 이쁘지 않은 외모에 퇴폐,섹시,관능,요염하게 노래하는 여성 보컬을
        접하게 되면 제니스 조플린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델은 조스스톤 이후로 오랜만에 제니스가 생각나는 보컬이었어요.
        정말 이번 앨범 차트 휩쓰는거 보면서 생각보다
        성장곡선이 훨씬 가파른 뮤지션이 아닌가 싶어요

        저는 이번 앨범에서 take it all 을 가장 좋아합니다.
        꾸준히 음악 활동 해주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 doh! nuts (2011-03-15 18:03:26, 164.124.106.***)
      2. 미녀 민기자님인가요? 비트다운에서 잘듣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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