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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Marsha Ambrosius - Late Nights & Early Mornings
    rhythmer | 2011-03-25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Marsha Ambrosius
    Album: Late Nights & Early Mornings
    Released: 2011-03-01
    Rating : 
    Reviewer: 황순욱









    지난 2007년, 네오소울과 스포큰워드를 넘나들며 인기를 얻었던 영국 출신의 여성 듀오 플로에트리(Floetry)가 아쉬움 속에서 해체를 선언했다. 나탈리 스튜어트(Natalie Stewart)가 떠난 빈자리를 아만다 디바(Amanda Diva)로 메우며 활동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여의치 않은 결과에 팬들은 낙담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것이 그녀들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마샤와 나탈리는 각자의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분주했고, 우리는 그들의 자취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닥터드레(Dr.Dre)의 애프터매스(Aftermath) 레이블과 계약한 마샤는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고, 곧 멋진 작품집을 발표하리라 생각됐다. 하지만, 나탈리가 2010년, [The Floacist Presents Floetic Soul]을 완성하며 플로에트리의 컨셉트를 이어가는 동안, 마샤의 정규작은 계속 연기되었다. 결국, 애프터매스와 인연을 끝낸 그녀는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났고, 마침내 'J 레코드'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과정이 어떠하였든 마샤 앰브로시어스의 새 앨범은 근사하게 완성되었다. 일찌감치 공개된 리드 싱글 "Hope She Cheats On You (With A Basketball Player)"는 전 남자친구와 그의 새 애인을 향해 불만을 잔뜩 쏟아내지만, 음악은 어느 면에서도 불평하기 어려울 만큼 탄탄하다. 마샤의 보컬은 특유의 바이브레이션과 탁월한 감정조절을 들려주고, 신시사이저와 드럼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적절하게 사용한 프로덕션도 깔끔하다. 두 번째 싱글로 선보인 "Far Away"는 주로 힙합트랙에서 놀라운 솜씨를 보여준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가 책임졌다. 잔잔한 발라드에서 의외의 드럼 댐핑이 진한 인상을 남기지만, 이 곡 역시 주인공은 앰브로시어스이다. 절제와 기교를 적절히 오가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그녀의 목소리는 평범한 곡도 순식간에 명품으로 바꾸어 놓는다.

    [Late Nights & Early Mornings]의 곡들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며, 일관된 방향성을 향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공허함에 넋을 놓게 되는 "Your Hands"가 있는가 하면, 알리샤 키스(Alicia Keys)를 연상케 하는 끈적한 슬로우잼 "With You"도 있고, 감정을 잔뜩 담은 고음처리로 애절함을 뚝뚝 떨어뜨리는 셀프타이틀곡도 있다. 또한, 레트로 소울 "Tears"는 과거로 돌아가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린 것 같으며, "I Want You To Stay"나 "Chasing Clouds" 같은 희망찬 기운의 알앤비도 있다. 이렇게, 앰브로시어스는 다양한 감정을 능숙하게 자신의 스타일로 해석하고 표현하는데, 그녀의 유연성은 리메이크 트랙에서도 잘 나타난다. 자신이 작곡에 참여했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Butterflies"는 플로에트리의 라이브 앨범에서도 선보였던 적이 있을 만큼 애착을 둔 트랙인데, 새로운 편곡과 그녀의 비음 섞인 억양을 담아 수록했다. 브리스톨 사운드를 대표하는 밴드 포티쉐드(Portishead)의 커버 "Sour Times"는 원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보컬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리메이크는 로린 힐의 "Lose Myself"를 피아노 스타일의 슬로우 템포 바꾸어 놓은 것인데, 감히 원곡보다 좋게 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앰브로시어스의 음악은 그녀의 목소리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녀는 폭넓은 보컬 레인지와 이를 다루는 기술, 그리고 자제와 과잉을 이용할 줄 아는 노련함까지 갖추고 곡에 접근한다. 이 때문에 나는 처음 몇 번의 감상에서 앨범의 뛰어난 구성과 탄탄한 편곡을 눈치채지 못하기도 했다. 그녀는 뛰어난 가수이기도 하지만, 탁월한 작곡가이며, 재능있는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곡들이 아직 다양하지는 않지만, 드레 앤 비달(Dre & Vidal)같은 베테랑 프로듀서의 작품 사이에서도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앞으로도 스스로 비중을 더 늘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앰브로시어스는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가사로 옮기는 능력까지 갖췄다. 그녀의 노랫소리에서 그토록 풍성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진심에서 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Late Nights & Early Mornings]는 기다린 모든 시간을 보상해 주는 뛰어난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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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희준 (2011-04-28 23:29:44, 115.143.93.*)
      2. 앨범이 너무 좋네요. 특히 Lose Myself는 개인적으로 최고.
      1. 아이튠즈 (2011-03-29 01:35:13, 121.144.109.***)
      2. Butterflies는 라이브 앨범 뿐만 아니라 Floetry 정규앨범에도 데모버전으로 실렸습니다.
        마이클이 듣고 완존 뽕가서 빼앗아 왔다는 트랙이죠. 요거 마이클이 녹음이랑 믹싱을 너무 많이 해서 (200번 이상으로 기억...) 세션비 녹음비가 너무 나와서 소니랑 마찰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트랙입니다. 천하무적 앨범 나오기전 유출버전의 Butterflies에 비해서 앨범 버전의 하늘하늘거리는 느낌의 Butterflies는 정말 최고입니다.
      1. J (2011-03-26 12:05:57, 112.154.175.**)
      2. 거참 리뷰좋네요..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ㅠㅠ
        앨범 진짜 괜찬쵸
      1. 휘루꾸 (2011-03-26 01:12:10, 115.137.137.***)
      2. 진짜 잘 듣고 있어요ㅋ
      1. Eddie. J (2011-03-25 23:33:19, 14.35.210.***)
      2. 아 이앨범 완전 맘에듬
      1. 우동수 (2011-03-25 18:10:43, 211.45.56.*)
      2. 기다린 보람이 있는 앨범입니다
        그녀..FLOETRY 시절보다 더 매력적인 뮤지션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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