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Pharoahe Monch - W.A.R
- rhythmer | 2011-04-11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Pharoahe Monch
Album: W.A.R(We Are Renegades)
Released: 2011-03-22
Rating:
Reviewer: 양지훈
패로아 먼치(Pharoahe Monch)의 새 앨범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이러한 생각을 해본다. '오거나이즈드 컨퓨전(Organized Konfusion) 시절의 패로아 먼치를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그의 솔로 3집이 과연 호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나 또한 듀오 시절의 그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무리 중 한 명이지만, 일단 그를 과거의 흔적에 애써 묶어두려 하지 않고, 변화를 거듭하는 현재의 그만을 평가한다면, 이번 앨범이 절대 거부할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진다. 그렇다. 솔로 2집에서 방향을 또 다시 선회한 [W.A.R.]는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 강했던 사운드를 배제하고 현재의 패로아 먼치만을 상기하며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일단 [W.A.R.]는 패로아 먼치의 앨범으로서 새롭다. 일렉트로닉 기타 세션으로 곡을 마무리 짓기도 하고(“W.A.R.”), 차분한 분위기의 소울풀한 곡도 여럿 실려 있으며, -예전부터 가끔씩 볼 수 있었던 진풍경이기도 하지만- 그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기에("Let My People Go") 간혹 힙합보다는 얼터너티브 록 앨범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영화 [Exodus]의 메인테마(우리에겐 주말의 명화 시그널로 유명한)를 샘플링하여 웅장한 비트를 연출한 “Calcuated Amalgamation”처럼 1집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도 있긴 하다. 여기에 민감하고 때로는 기발한 주제를 담은 가사로 무장하여, 여전히 최고의 리릭시스트 중 한 명이라는 찬사가 어울리는 모습을 뽐낸다.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 앨범은 비트를 논하기에 앞서 가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작품이다. 롱 타임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Clap"은 무고한 이를 살해한 경찰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곡이고, "The Hitman"은 지금까지 지켜봐 왔던 뮤직 비즈니스계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곡이다. 또한, 진 그레이(Jean Grae)와 로이스 다 파이브 나인(Royce Da 5' 9")이 참여한 "Assassins"는 2013년의 지구에 존재하는 100명의 암살자 중 세 명에 관해 이야기하는 독특한 콘셉트를 취한다. 원어민이 아닌 입장에서 완벽한 이해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패로아 먼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해가 바뀌어도 여전하고, 독특한 콘셉트를 취하는 와중에도 라이밍에 충실한 흔적이 드러난다는 점이다.‘To be the champion of bling / Industry is the arena the internet is the ring / You trained the artist from queens / Swing me at the fiends?’자신이 보고 느껴왔던 음악계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The Hitman"의 일부인 위 가사 같은 라인이 앨범 전반에 걸쳐 비일비재하다.소울풀한 곡의 혼재로 인하여 다소 들쭉날쭉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몇몇 지점에서 새로운 시도는 성공적이다. 무엇보다도 "W.A.R"의 마무리로 기타리스트 버넌 리드(Vernon Reid)를 택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무려 네 곡에 참여한 엠-페이지즈(M-Phazes)가 항상 최상의 비트를 제공하진 않았지만, 마르코 폴로(Marco Polo)와 다이아몬드 디(Diamond D)를 프로듀서로 활용한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다양한 콘셉트의 가사와 현란한 플로우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고, 지금의 그는 과거와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오거나이즈드 컨퓨전 시절을 더는 그의 평가 잣대로 삼지 않고 듣는다면, 충분히 좋은 앨범이 될 수 있다.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양지훈
5
-
-
- 양지훈 (2011-04-12 11:20:19, 123.111.201.***)
- 글을 쓴 저도 솔로 2집이 공개됐을 때 맹비난했던 1인이긴 합니다만
돌이켜보면 2집에서 건질만한 곡도 더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Welcome to the Terrordome은 퍼블릭 에너미의 동명 원곡을 워낙 좋아해서 패로아 먼치가 커버한 곡을 폄하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본인 스타일로 잘 커버했구나 싶고... 그렇네요. 제가 로커스에서 발매된 1집의 재현을 지나치게 요구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앨범도 처음엔 2집을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는데, 앨범의 감상 포인트가 따로 있다는 느낌을 받은 후부터는 구글과 야후에서 가사를 미친듯이 파고들게 되더군요.
-
- coogee (2011-04-12 00:28:53, 112.170.4.***)
- 개인적으로 정말 잘 듣고 있습니다.
-
- vc231 (2011-04-11 22:58:35, 61.252.217.**)
- 거의 망작수준이라 생각하는 2집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