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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J Quik - The Book Of David
    rhythmer | 2011-04-21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J Quik
    Album: The Book Of David
    Released: 2011-04-19
    Rating : +
    Reviewer: 황순욱








    2009년 커럽(Kurupt)과 합작했던 [BlaQKout]이 있긴 했지만, 디제이 퀵(DJ Quik)의 솔로 앨범으로서는 무려 여섯 해 만의 신작이다. 지난 일곱 장의 앨범이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수작이었음을 기억한다면, 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하다. 퀵이 이번에도 잊을 수 없는 웨스트코스트 사운드를 들려주리라는 것, 그리고 컴튼(Compton) 거리의 한가운데로 청자를 초대하리라는 것. 의심의 여지 없이 그러할 것이다.

    처음으로 공개된 싱글 "Luv Of My Life"는 찰싹거리는 스네어가 베테랑 퀵이 귀환했음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얼마 후 발표한 "Real Women"의 매끈한 멜로디는 동부 연안의 따스한 기운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거친 타이틀을 가진 "Killer Dope"는 예상외로 워렌 지(Warren G)의 "I Want It All"을 연상케 하는 지-훵크(G-Funk) 사운드로 꾸며졌는데, 앨범의 베스트 트랙으로 꼽을 만하다. 오랜 동료 슈가 프리(Suga Free)와 함께한 "Nobody", 아이스 큐브(Ice Cube)의 "Boogie Till You Conk Out", 그리고 커럽과 다시 만난 "Flow For Sale"은 팬들이 기대했던 방식으로 반가운 만남을 선사하고, 앨범 후반부에 등장하는 "Time Stands Still"에서는 드웰르(Dwele)와 함께 로맨틱한 시간을 준비해 놓았다.

    그런데 아쉽거나 혹은 당연하게도 퀵의 새 음악은 그가 90년대에 보여주었던 올드스쿨 기반의 곡들과는 다르다. 그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사운드와 작법을 점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데, [The Book Of David]에서도 그 변화가 이어진다. 디제이 퀵은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면서 808 드럼머신을 이용하는 등 과거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악기의 활용과 트랜드에 발 맞추어 가려는 시도도 멈추지 않았다. 물론 이런 변화가 오랜 팬들에게 항상 반가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충돌을 목격하게 된다. 첫 트랙인 "Fire And Brimstone"에서 과도한 댐핑은 빈티지한 사운드를 위한 것이었지만 자연스럽기보다는 억지스럽고, "Da Today"에서 악기들 사이에 벌어지는 질감의 미묘한 엇갈림은 보컬파트와 섞이며 혼란스러움을 더한다. 더욱 극단적인 사례는 "Babylon"과 "Poppin"에서다. 비지 본(Bizzy Bone)의 미스캐스팅은 제쳐두더라도 전자배음과 기계적인 사운드 트릭은 과거에 직선적이고 마냥 훵키했던 디제이 퀵표 비트를 애호하는 이들에게 눈엣가시 같다.이런 취향이 앨범 전체로 번지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퀵의 신작은 특유의 훵키함을 조금 누른 대신 앞으로 그가 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물론, 이것이 모든 팬이 응원하는 길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감각으로 적당히 변화하고 적당히 지켜내는 중도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뻔하지 않으면서 엉뚱하지도 않은 [The Book Of David]는 그의 경력에서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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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Dub (2011-05-01 12:36:27, 14.32.113.***)
      2. 만족스럽습니다. 제일 많이 듣네요 요즘. 퀵사마에 대한 예의로 CD를 주문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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