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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Daz Dillinger - D.A.Z
    rhythmer | 2011-04-24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Daz Dillinger
    Album: D.A.Z
    Released: 2011-03-22
    Rating : 
    Reviewer: 강일권








    우선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자. 대즈(Daz Dillinger)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류 힙합 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한물갔다고 깎아내리거나 동정한다면, 고유의 프로덕션을 지켜온 이 웨스트코스트 베테랑에게 너무 무례한 일일 것이다. 적어도 그는 일찍이 독립 노선과 메이저를 오가며 자신에게 적절한 돈벌이와 방향성을 가늠해왔다는 점에서 트랜드에 등 떠밀리다시피 주류 밖으로 튕겨 나온 여느 베테랑들과는 좀 다르니까 말이다. 2006년,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와 손잡고 오랜만에 메인스트림 공략에 나섰다가 다시 한 번 그 시스템에 ‘Fuck!’을 날리고 돌아온 대즈는 이후로도 미친듯이 결과물을 쏟아냈고, 어느덧 정규 앨범만 열세 번째 순서에 이르렀다.

    이번 앨범에도 대즈에게서 예상 가능한, 그래서 항상 반가운 웨스트코스트 비트와 갱스터 스웩이 담겨 있다. 전반적으로 텐션감 넘치는 프로덕션 위에 강하고 적당히 끊어 치는 대즈의 랩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기합이 잔뜩 들어간 키보드 플레이와 공간감을 극대화시킨 신시사이저의 운용이 돋보이는 “D.A.Z[Destruction Adds Up To Zero]”, 육중한 건반 루핑으로 곡을 주도하는 “D.P.G. - 4 - L.I.F.E.” 등이 대표적인 트랙들이다. 한편,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커럽(Kurupt)과 콤비 플레이 “My Homegirl”과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둔탁한 비트 위에 능청스럽게 야설과 스웩을 버무린 “I’m Cool On U” 등은 오늘날 대즈의 앨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웨스트코스트 바이브를 선사한다.

    아쉬운 건 너무 무난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는 2000년대 웨스트코스트 힙합 사운드의 정점을 찍었던 [Tha Dogg Pound Gangsta LP](2005)이후, 발표된 그의 앨범에서 줄곧 느껴온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 앨범엔 킬링 트랙의 부재가 겹치면서 전작들보다 더 심심한 앨범이 되어버렸다. “Like A G 6”의 후렴구를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레퍼런스 삼은 “G Spot” 대신 대즈 특유의 멜로디컬하고 뭉클한 쥐-훵크(g-Funk) 트랙이 들어갔다면, 본작에 대한 감흥은 달라졌으리라.

    그러나 본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대즈가 실망스럽진 않다. 대즈는 항상 로컬 팬(즉, 웨스트코스트 힙합 팬)을 염두에 두고 앨범을 만들고 있고, 대부분 앨범에 좋은 곡 2~3곡은 넣어주는 뮤지션이니까. 그가 만약, 또 한 번 메인스트림을 겨냥하고자 한다면, 지금의 음악적 행보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웨스트코스트 힙합의 전형성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이번 앨범의 심심함 쯤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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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coogee (2011-04-25 15:21:30, 112.170.4.**)
      2. 글세요 너무 멈춰 있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서부 음악의 팬이지만 DPG는 이제 고만 고만한 앨범을 계속 내는 것 보다 그들의 팬과 힙합의 팬까지 만족시킬 앨범을 다시 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1. 김정교 (2011-04-25 01:32:45, 59.9.145.**)
      2. 요새 리뷰가 자주 올라오네요!!! 로그인을 잘 안해서 댓글은 잘 안 남기지만.. 진짜 고맙게 생각하고 잘 읽고 있어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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