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Cam’ron & Vado - Gunz ‘N Butta
- rhythmer | 2011-04-30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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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Cam’ron & Vado
Album: Gunz ‘N Butta
Released: 2011-04-19
Rating:
Reviewer: 예동현
캠론(Cam’ron)과 짐 존스(Jim Jones)의 불화는 많은 딥셋(Dipset) 팬들을 걱정시켰지만, 지난해 그들의 재결합과 앞으로 벌어질 딥셋의 다양한 활동 계획들은 팬들을 안심케 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두 장의 결과물이 최근 발매되었는데, 바로 짐 존스의 신작 [Capo]와 캠론이 발굴한 또 다른 할렘의 유망주 바도(Vado)와 합작 [Gunz ‘N Butta]다(바도는 이전에는 모바도(Movad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그의 이름을 바꾸고 캠론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익히 알려진 라이밍 마스터와 촉망받는 신예의 합작 앨범에서 역시 주도권은 캠론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평가의 기준점 역시 캠론의 디스코그라피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단단하면서도 거친 딥셋 특유의 할렘 사운드의 연장선이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면 그리 훌륭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캠론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무난한 정규 앨범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실 프로덕션의 완성도는 캠론의 정규 앨범보다는 그의 스트리트 앨범/믹스테잎 형식이었던 [Public Enemy #1]과 비슷한 수준인데 꼭 하나 이상은 있었던 캠론식 킬러 트랙의 부재가 아쉽다. 이 앨범 자체가 원래 믹스테잎으로 기획되다가 정규 앨범으로 전환된 경우라 그런지 믹싱이나 마스터링도 다른 앨범들에 비하면 약간은 열악한 편이다.
랩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최근 랩/힙합의 음악적인 측면에서 팝과 일렉트로니카의 영향력이 강해짐에 따라 랩 자체보다는 중독적인 훅이나 간단한 펀치라인의 반복적인 활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우직하게 쉼 없이 토해내는 이들의 라임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본작이 가진 최고의 미덕 역시 이 부분이다. 캠론의 명쾌하고도 화려한 라임은 익숙하지만, 바도가 들려준 자질은 결코 그에 대한 거리의 평판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약간의 우려라면 너무 정통파인 바도의 랩이 오늘날 캐릭터 위주의 랩 게임 속에서 과연 얼마나 주목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확실히 기술적으로 완숙하지만, 목소리와 플로우에 큰 특징이 없는 것이 (오히려 그것이)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 지금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 앨범은 여러모로 아쉽지만,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실력 있는 하드코어 MC 듀오의 그야말로 평범한 범작이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사운드와 이들이 랩 하는 방식으로 앨범을 내는 이들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말이다. 개인적인 취향과 비평의 관점은 명확하게 분리되어야 하지만, 이 앨범이 잠깐이나마 떠올리게 해준 과거의 랩 게임에 대한 향수가 내 시선을 어느 정도는 호의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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