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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Ledisi - Pieces Of Me
    rhythmer | 2011-07-26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Ledisi
    Album: Pieces Of Me
    Released: 2011-06-14
    Rating: +
    Reviewer: 정휴









    오리엔탈 향을 품은 현음이 새침하게 스텝을 밟는다. "Pieces Of Me"의 예쁜 멜로디가 흐뭇한 미소를 절로 자아내게 한다. 키샤 콜(Keysha Cole)의 “Fallin' Out”에서 느꼈던 이국적인 분위기를 환원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놀라운 건, 보컬리스트가 레디시(Ledisi)라는 거다. 프로듀서 척 하모니(Chuck Harmony)와 그녀의 만남은 내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 음악이 레디시라고?

    상큼한 첫 트랙 “Pieces Of Me”는 본 앨범이 적나라하게 컨텐포러리(Contemporary)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리는 전조였다. 그것은 간결한 기타 루프 위에 본능적인 사랑의 표현을 담은 “So Into You”, 차곡차곡 포갠 전자음 위에 맑고 깨끗한 한 조각 건반을 올린 “Bravo”, 묵직한 비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힘(Jaheim)과 듀엣  “Stay Together”로 이어지는 초반 구성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의혹을 담고 새어 들어온 빛으로 어느결에 내 마음이 환하게 밝아 있었다. 그것을 덤덤하게 인지하고서 알맹이들을 맛볼 때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의 “Black Frost”의 한 조각을 날 것의 질감을 담은 비트와 버무린 케이지(KayGee)의 노트 위에 남자를 좋아하는 방식을 커피의 취향으로 빗대어 표현한 노랫말을 얹은 “Coffee”, 애수를 담은 가락과 진한 그녀의 음색으로 블루지하고 소울풀한 느낌을 연출한 “Hate Me”, 역동적인 흐름의 “Shut Up”, 기술적인 세션 활용이 돋보이는 “Shine”까지, 다양한 형식의 개체들을 풍성하게 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참으로 다채롭다.

    후반부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경각심을 깨우는 “Raise Up”의 메시지가 엄습하기도 하지만, 쉴 틈 없이 몰아쳐 고조된 신경을 안락한 분위기의 “I Miss You Now”와 ‘60년대 두왑(Doo-Wop)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BGTY”, ‘0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슬로우 잼(Slow Jam)의 몽환적인 느낌을 담은 “I Gotta Get To You”로 잠재우며 차분하게 마무리한다.

    보컬리스트로서 이미 그 비범함을 인정받은 레디시의 레이블 이적 후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그 변화가 갑작스럽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다. [Lost & Found]에서 주류와 적절히 중화된 네오 소울(Neo Soul) 음악인의 모습을 보였다면, [Turn Me Loose]에서는 스스로 가두었던 음악적 틀을 과감하게 부수고 비상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Pieces Of Me]가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이제 나는 단언한다. 레디시는 변했다.

    시기적으로 음악적 변화의 조짐이 엿보였던 순간은 레이블 이적이다. 더욱 놀라운 건 그 레이블이 ‘버브(Verve)’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타성에 옭매인 음악적 고집이 이 같은 조합을 ‘부조화’로 섣불리 판단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버브와 주류는 어색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레디시를 택할 정도로 레이블은 자신이 있었을까? 어쩌면 그녀였기에 가능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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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종국 (2011-08-04 09:51:23, 218.156.194.***)
      2.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1. 유민성 (2011-07-28 23:18:05, 125.183.198.**)
      2. 요번 앨범은 어느정도 대중성도 있는거 같은데 ㅎㅎ
      1. unknownn (2011-07-27 17:03:23, 112.154.228.**)
      2. 이번 앨범 너무 좋았어요. 특히 전반부 흡입력이 장난 아님.
      1. 삐약이 (2011-07-26 15:40:46, 110.5.217.**)
      2. "Pieces Of Me"는 여기저기서 들릴 정도로 인기인것 같아요. 백화점을 가도 까페를 가도 여기저기 들리는 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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